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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청구공사 잔액 공시…건설사·금융위 줄다리기

건설업계 “반영 어려움, 경쟁력 악화 가중”
금융위 “문제될 것 없다, 제고방안 꼭 필요”
전문가 “불합리한 계약 등 업계 난항 예상”

건설업계와 금융위원회가 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의결까지 통과한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제고방안’을 두고 여전히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금융위는 건설업계의 의견을 일부 반영했고,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이미 이야기된 부분이기에 더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건설업계는 수시로 변화하는 건설업 특성상 쉽게 계산해 공시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닐뿐더러, 발주처에 약점으로 잡힐 수도 있다며 추가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미청구공사금이란 공사는 했는데 아직 못 받은 돈이다. 회계상으로는 자산으로 표기되지만, 받을 수 있을 수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금액이다.

금융위가 ‘미청구공사 잔액 공시’를 추진하게 된 것은 ‘미청구공사’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미청구공사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책정하지 않아 수주가 ‘대규모 손실’로 이어져 피해를 당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났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미청구공사’를 개별 공시하는 것 자체도 어려울뿐더러, 해외 수주 경쟁력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미청구공사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 시 발주처와 손익계산에 따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해외업체들과의 컨소시엄 구성도 어려워져 해외시장 진출이 어렵게 된다는 주장이다.

대형건설사 A사 관계자는 “분기별로 보고한다고 해서 이게 실질적으로 반영될지 잘 모르겠다”며 “공개하면 해외기업과 컨소시엄도 못 한다. 우리 것을 공개하면 컨소시엄 받은 곳은 수주 비율로 다시 계산하면 그 업체 것도 계산되는데 누가 하겠냐”고 우려를 전했다.

또 다른 B사 관계자는 “취지는 이해하겠는데, 이건 패 까놓고 승부해서 돈 따오라는 얘기다. 지원해준다고 말하고 뒷덜미 잡는 것”이라며 “거슬러 올라가 계산하면 원가도 예측할 수 있어, 수주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미청구공사 공시와 관련해 보완해달라는 요청은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모가 문제라는 것을 명확하게 얘기하지 않고 있다”며 “자기업계 옷고름 하나라도 풀기 싫은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동안 너무 닫혀있어서 회계투명성이 필요한 것이다. 문제점을 제시하지 않고 그냥 대체적으로 문제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분명 투명성 제고방안이 필요하기는 하나 현시점에서 급작스럽게 진행할 문제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것을 알려주면 경쟁력이 약화된다. 또 추가공사 시 발주처에서 이윤을 알기 때문에 불합리한 계약조건을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곤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가 너무 다양성을 무시하고 한 잣대로만 평가한 게 아닌가 싶다. 이를 공개하는 일은 자유경제체제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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