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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예진 “전형성 탈피한 모성애 끌렸죠”

영화 '비밀은 없다' 손예진 인터뷰
전형적이지 않은 특별함에 매료

손예진/사진=CJ엔터테인먼트


배우 손예진은 하얀 피부에 앙다문 입술, 청순의 대명사였다.

손예진의 큰 눈망울에 맺히는 눈물이 작은 얼굴 위로 흐르면 남성팬들의 마음은 녹아내렸다.

드라마 '선희 진희'(2001), '여름향기'(2003)를 통해 순수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손예진은 '연애시대'(2006)로 외모가 아닌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스포트라이트'(2008), '개인의 취향'(2010), '상어'(2013)를 통해 다양한 배역에 도전했다.

스크린으로 영역을 넓힌 손예진은 영화 '클래식'(2003)을 통해 주목받았으며,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외출'(2005), '타워'(2012),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등을 거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런 그녀가 영화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를 통해 딸의 실종 후 충격적 진실과 사건에 맞닥뜨리게 되는 정치인의 아내 연홍으로 분했다. 영화는 국회입성을 노리는 종찬(김주혁 분)과 그의 아내 연홍(손예진 분)에게 닥친 선거기간 15일 동안의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 손예진, 광기어린 모성애 입다

영화가 공개된 후 손예진의 이름 앞에는 광기, 모성이라는 좀처럼 붙기 드문 수식어가 붙었다. 손예진은 딸을 찾는 과정에서, 또 다른 비밀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광기를 뿜었다. 신선했다. 쉽지 않았겠다는 기자의 말에 손예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한 번도 보여지지 않은 모습이죠. 연기 톤을 비롯해서 다 새로웠어요. 촬영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배역에 대해 생각해서 촬영장에 가면 이경미 감독님께서 다 바꾸시더라고요.(웃음) 접점을 찾아가며 연홍을 표현하는게 결코 쉽지 않았죠. 그만큼 재미있었어요. 감독님이 생각하는 지점과 제가 분석한 연홍이 맞아가면서 지금의 연홍이 탄생되었죠. 저도 제 얼굴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많았죠. 흥미로운 작업이었어요.”

손예진은 ‘비밀은 없다’를 통해 중학생 딸을 둔 엄마 연홍으로 분했다. 미혼인 손예진은 유부녀 역할도 부담스러울 법 한데 중학생 딸을 둔 엄마를 연기했다. 극중 설정이 부담되지는 않았을까. 손예진은 극의 설정보다 감정에 집중했다.

“배역의 나이는 제게 중요한 지점이 아니에요. 영화 ‘외출’을 20대 초반에 찍었는데 불륜녀 역할이었어요. ‘아내가 결혼했다’ 역시 20대 중반에 찍었죠.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저도 모르게 나오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도 전형적인 엄마의 모습과 모성이 그려졌다면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아요. 영화에서 그려진 모성애는 다른 것이었고 연홍이 일어나는 일에 대처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새로웠어요. 엄마 설정이 압박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어요. 물론 공감할 수 없는 지점이 있지만 상상이나 다큐 등 영향을 받아가며 배역에 집중하려 했어요.”

손예진은 ‘비밀은 없다’를 통해 관객들에게 무얼 말하고 싶은걸까. 그녀는 자신이 끌렸던 영화의 매력을 관객들이 함께 느꼈으면 하고 바랐다. 국내 영화의 전형성에서 벗어난 새로움이 영화의 매력이라는 것이다.

“영화의 기본 소재는 아이를 잃은 엄마와 부부, 모성과 남편에 대한 사랑, 정치적인 이권 다툼을 비롯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들이에요. 전형적인 소재 안에 전형적이지 않은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 음악이 주는 생경한 분위기 속에 펼쳐지는 모소한 장면들. 연홍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슬프기도 했다가 힘들기도 하죠. 그런 다채로운 감정을 관객들이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 손예진-김주혁, 8년 만에 스크린 재회

손예진과 김주혁이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스크린을 통해 한 번 호흡을 맞추기도 힘든 인연인데, 김주혁과 두 번이나 연이 닿았다. 심지어 두 번 모두 부부로 분했다. 남다른 인연이 아닐 수 없다.

“8년 전에 부부를 연기했을 때는 처음부터 모두 그려졌어요. 사랑을 하다가 결혼을 하는 과정을 연기했죠. ‘비밀은 없다’에서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둔 상황에서 출발해요. 8년 전에 함께 연기한 경험이 이번에 도움이 많이 되었죠.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어요. 처음 배우를 만나 연기를 하려면 분명 어색한 지점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게 전혀 없었어요. 마치 진짜 부부처럼요. 김주혁 배우는 정말 착한 사람이에요. 어떤 연기를 해도 다 받아주는 배려가 있는 사람이죠. 이번에 힘든 역할을 하면서 김주혁 배우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손예진은 김주혁과 연기를 회상하며 가장 편안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는 자신감으로 읽혔다. 영화에서 둘의 찰떡호흡은 빛을 발한다. 정말 함께 동고동락한 부부 같은 모습. 함께 웃으며 사랑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격정적인 싸움으로 서로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장면은 손예진이 김주혁에게 따귀를 한 대 맞고 김주혁을 향해 따귀 세 대로 응징하는 장면이다.

“감정적으로 정말 격했지만 육체적으로도 격해서 힘든 장면이었어요. 원씬 원테이크로 가야했죠. 침대에 앉아서 때귀를 주고받고 또 맞아야 했어요. 김주혁에게 따귀를 맞고는 대사를 사투리로 했어야 했는데 뭐 하나라고 잘못하면 다시 촬영해야 하는 상황이니 긴장을 많이하고 찍었어요. 극도로 예민해진 감정 속에서 표현해야 했기에 걱정도 많이 했죠.”

◆ 15년차 배우, 도전은 이제부터

손예진은 그야말로 내려놓았다. 광고 속에서 예쁘게 웃는 손예진은 상상한다면 고스란히 그 상상을 넣어두라고 말하고 싶다. 그녀는 ‘비밀은 없다’를 통해 기존의 자신을 지우고 배역 안에서 자신을 파괴시켰다. 내려놓는 일은 무언가를 더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다.

“연홍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비춰져야 하는지를 고민했어요. 배우 손예진으로 영화에 어떻게 보여질까 하는 두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여배우는 예쁘게 나와야 한다는 압박으로 다가오는 영화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렇게 망가지고 피폐해져 가는 것을 마음놓고 보여줄 수 있는게 좋았고, 그 부분이 내려놓은 지점이에요. 걱정스럽기도 했어요. 날 것 그대로 나왔을 때 관객이 내게 실망하지 않을가 하는 지점도 있었는데 그런걸 생각했다면 이 영화를 택하지 않았을 거에요. 오롯이 감정과 상황에 집중했어요. 그랬을 때 관객이 공감하고 함께 호흡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죠. 연홍을 이해하느냐 마느냐는 관객의 몫인 것 같아요.”


멜로, 액션, 코믹, 스릴러까지. 손예진은 그야말로 모든 장르를 섭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예진에게 바라보고 있는 지점을 물었다. 어떤 연기가 본인에게 가장 잘 맞았을까. 혹은 욕심나는 장르가 있다면 어떤 장르일까. 손예진은 자신의 연기 필모그라피를 회상하며 배우로서 중요 지점을 역설했다.

“장르가 바뀌면서 배우의 위치도 달라져요. 캐릭터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도 달라지죠. ‘타워’는 여러명이 나오는 재난영화였어요. 카메라 서너대가 동시에 촬영하는 현장을 처음 경험해봤죠. 구르고 뛰면서 동지애를 느겼어요. 촬영이 힘들었지만 좋았어요. 홀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아니었기에 마음에 여유도 가질 수 있었고요. 스릴러는 추격 과정에서 감정 연기가 부담되는 부분이 많아요. 관객을 홀로 끌고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분명 있고요. 멜로는 상대배우와의 호흡이 정말 중요해요. 배우가 배역, 작품에 공감해야 하고요. ‘해적’을 통해 액션에 처음 도전했어요. 더 나이들기 전에 도전해보자 싶은 생각도 솔직히 있었죠.(웃음) 정신적, 육체적으로 모두 힘들었지요. 모든 영화는 고충이 있지만 그만큼 재밌어요.”

손예진은 드라마 ‘맛있는 청춘’(2001)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15년차가 되었다. 15년 동안 여배우로 살아온 손예진에게 향후 10년을 물었다.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엄마와 딸의 이야기죠. 제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어서 좋았어요. 배우들 역시 빛났고요. 저도 나이가 들고 제 경험을 작품에 녹여낼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엄마 연기도 하게 되겠지요. 오래 연기하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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