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남았는데…3% 성장 ‘산넘어 산’

올해 3% 성장하려면 4분기 1.4% 달성해야 가능
잇단 부양책에도 성장률은 하락…질적 성장 놓쳐
각종 리스크 속 멍든 한국경제…큰 그림 담아내야

올해도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 3% 달성 가능성이 희박하다. 한 달여 남은 짧은 기간 내 현제 내부적으로 떠안고 있는 하방리스크를 완충할 묘책이 없기 때문이다. 지속된 0%대 성장으로 3%는 고사하고 정부의 성장목표 달성도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 질적 성장도 수치적 성장도 놓친 올해 경제성적표
5일 한국은행의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를 보면, 3분기 GDP는 377조6445억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전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0.7%) 이후 4개 분기째 0%대다.

이런 추세가 올해 4분기에도 지속될 경우 정부는 물론 한은의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2.8%, 한은은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올해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0.3%포인트 내린 2.8%로 하향조정했다. 반 년 만에 3%대 이상의 성장률 전망치를 포기한 것은 처음이다.

이후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임시공휴일, 대규모 쇼핑행사 등 경기하방 대응책을 꺼내들었지만, 누적된 침체와 심리, 단기대책 부작용을 극복하지 못했다.

3% 성장이 주는 의미는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저성장에 진입했음을 고백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지표는 ‘수치’보다 ‘질’이 중요하지만, 삐걱대는 경기상황 속에서 강제로 끌어올린 성장마저 3%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점은 우리경제의 기초체력이 ‘3% 성장’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약해졌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단순히 3%, 4% 성장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며 “재정적자를 신경쓰지 않고 대규모 재정을 푼다면 올라갈 수도 있고, 단기적인 이벤트가 발생해 성장률이 올라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잠재성장률인데, 이 수준이 꾸준히 내려가 3% 전후가 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 때문에 3% 성장을 기준처럼 얘기하는 것 같다”며 “분기·연 성장률이 좋아졌다는 것보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수준을 올리는 (질적으로 성장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부 목표 달성하려면 4분기 0.6% 성장해야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3%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올해 4분기 1.4%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분기 경제성장률이 1.4%를 넘었던 적은 2010년 2분기(1.7%) 이후 없다. 최근 혼란스러운 상황과 정부 차원의 추가적이고 충분한 보완대책이 없었던 4분기에 이를 달성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정부의 전망치인 2.8%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 0.6%, 한은의 전망치인 2.7%를 채우려면 0.2% 이상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제로 성장’ 또는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된다면 2%대 중반의 성적표, 어쩌면 그 이하의 처참한 실적을 손에 쥐게 된다.

정부 목표치가 손에 닿지 않을 만큼 멀리 있지는 않다. 다만, 3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4분기에 본격화된 ‘최순실 게이트’ 여파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쇼핑행사 실적을 집어삼키고도 남기 때문이다. 이후 ‘소비절벽’이라는 복병마저 자리하고 있다.
향후가 더 문제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경제 컨트롤타워는 무너져 버렸고, 가계부채 압박과 소비심리 저하로 내수에 의지하기도 어렵다. 수출은 11월 반등에 성공했지만, 성장률을 끌어올릴 정도로 회복됐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 내년까지 성장의 하락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내년 상반기 정치리스크가 일정부분 해소되고 새로운 ‘리더’가 앉은 후 혼란스러운 국정을 안정화하는 동시에 경기하방 리스크 대응은 물론 경기회복까지 아우르는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힘을 받고 있다.

◇ “경제가 힘들다…당장 어려워도 중장기 큰그림 필요”
한 경제학자는 “올해 3%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내년에도, 어쩌면 내후년에도 가능하다고 말하긴 힘들다”고 했다. 그는 “현재 국내 정치리스크와 미국 등 해외 정치리스크가 다소 진정된다 해도 충격 완화라는 이름 아래 무분별하게 펼쳐지는 단기적 대책에 너무 큰 무게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김성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우리경제는 좋은 게 하나도 없다”며 “근본적인 변화가 있으면서 잠재성장률을 올리려는 노력도, 하방리스크를 막기 위한 일시적인 대책도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정치리스크를 제외하더라도 우리경제가 지금의 한계를 뛰어 넘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경제 체력’이 약화돼 현재에 이르게 됐다고 진단했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된 이후)단기적 충격 완화 대책도 나와야 하지만,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 가계부채 문제, 대외리스크 대응책, 잠재성장률 제고 등을 위한 중장기적인 큰 그림을 들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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