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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람 기자
등록 :
2018-01-08 07:15

[현장에서]박현주 회장의 신년사 비공개…왜?

올해 이례적으로 신년사 비공개 결정
금융당국 눈 피해 몸 낮추기 나섰나

많은 변화를 가져왔던 2017년을 뒤로 하고 새로운 해가 밝았습니다.

개의 해, 무술년을 맞아 다들 신년 계획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기업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한 해 결실의 밑거름이 되는 사업 계획과 오너들의 경영 방향을 알 수 있는 신년사 마련을 위해 다들 바쁜 모습입니다.

증권사 CEO 역시 변화하는 자본시장을 대비해 IB(투자은행)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 새해 목표와 경영 계획 등을 내놨습니다. 기존 브로커리지 수익에서 IB 및 해외 진출 등으로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직원들에게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총수 및 전문경영인들의 신년사는 언론을 통해 세간에 배포되나, 사실 신년사 공개 의무는 없습니다. 단 신년사를 토대로 올해 사업 방향을 미리 점검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먼저 배포하거나, 요청하면 공개하는 방식으로 공개됐었습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박현주 회장의 경우 작년까지는 요청하지 않아도 신년사를 먼저 알리는 기업인이었습니다. 신년사뿐만 아니라 가끔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으로 본인의 생각을 알려왔습니다. 탁월한 글솜씨로 증권업계 1위의 자부심 제고 및 직원 사기를 북돋웠았다는 호평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박현주 회장의 신년사가 표면적으로는 비공개가 됐습니다. 물론 8000명을 넘기는 직원 수 때문에 결국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만, 회사 측은 올해는 공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세상에 알려지면 안 돼는 비밀이 담긴 것도 아닌데 갑자기 왜 비공개가 됐을까요? 회사에서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도, 알려지지 않을 내용도 아닌데 말이죠. 사실 이를 두고 사실 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소문이 무성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수사와 금융당국의 초대형IB 인가 보류 등이 합쳐져 뒷말 나오기 딱 좋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가장 설득력 있는 내용은 당국의 삐딱한 시선을 피한 몸 낮추기라는 주장입니다. 편법 지배구조 낙인이 찍힌 만큼 조용한 행보로 불필요한 주목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죠. 가만히 있으면 절반은 간다라는 옛말을 실제로 증명하고 있다는 평입니다.

실제 업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을 때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보다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우세했습니다. 김상조 위원장이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전부터 미래에셋의 지배구조를 콕 찝어 편법 지배구조라며 강력하게 비난한 탓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박 회장이 표면에 나서 언론 플레이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미래에셋의 경우 박현주 회장이 제왕적 리더쉽에 의존해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든 대소사와 방향성, 주요 딜 등이 박 회장의 컨트롤 밑에 있는 셈입니다. 박 회장의 강력한 리더쉽을 펼치기 어려운 배경에서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궁금증이 앞섭니다.

장가람 기자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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