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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대동맥류의 명의, 대구가톨릭대병원 혈관외과 박기혁 교수

복부대동맥류의 명의, 대구가톨릭대병원 혈관외과 박기혁 교수

등록 2018.01.17 11:50

강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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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병원 혈관외과, 지역최다 복부대동맥류 “스텐트-그라프트” 시술 150례 시행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혈관외과 박기혁교수가 복부대동맥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혈관외과 박기혁교수가 복부대동맥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1월, '배속의 시한폭탄'이라는 '복부대동맥류'의 명의로 소문난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혈관외과 박기혁 교수를 만났다.

대한혈관외과학회 상임이사이자 학술위원장이며, 미국혈관외과 International member인 박 교수는 지역최다 복부대동맥류 “스텐트-그라프트” 시술 150례를 진두지휘했고,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 혈관외과를 이끌어온 장본인이다.

▶개복하지 않는 새로운 복부대동맥류 수술법 “스탠트 그라프트(인조혈관)” 시술

최소침습적 방법은 미국에서 인정된 복부대동맥류의 새로운 수술방법으로, 배를 절개하지 않고 다리 쪽으로 “스탠트 그라프트(인조혈관)”을 삽입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수술법은 세계적으로 EVAR (Endovascular Aneurysm Repair)라고 하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개복수술 보다는 이 방법이 점차 증가되고 있다.

혈관벽에 압력을 주지 않으며 개복수술보다는 안전하고, 시술에 따른 합병증이 1/3정도 낮다. 회복도 빠르고 통증도 없다. 하지만 너무 늦어서 혈관이 꾸불꾸불하고 밀착시키기 어려우면 이 시술이 불가능하다.

수술 직후의 결과가 개복수술에 비해 사망률이 1/3로 낮고, 환자의 회복과 퇴원도 매우 빠르다. 더불어 개복 수술에 따른 출혈, 장 유착, 상처감염, 심장-폐기능 장애와 같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혈관외과, 지역최초 EVAR시술 시작, “파열 EVAR"프로그램 시행

박 교수가 이끄는 대구가톨릭대병원 혈관외과는 2005년 지역 최초로 EVAR 시술을 시작해,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시술을 시행해 왔다.

먼저 시작한 만큼, 대구가톨릭대병원 혈관외과는 “스텐트-그라프트” 시술을 위한 장치들이 체계적이며 의료진의 경험도 풍부하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혈관외과는 최근까지 복부대동맥류 질환의 “스텐트-그라프트” 시술을 지역에서 가장 많은 150례를 시행했다.

특히, 대구가톨릭대병원 혈관외과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파열성 대동맥류 환자”를 위한 미국 식약청(FDA) 허가를 취득한 대표적 장치를 체계적으로 갖추고, 응급한 상황의 대동맥류 파열 환자에게 “파열EVAR” 프로그램을 지연 없이 시행하고 있다.

이미 복부대동맥이 파열된 환자의 경우, 일 분 일 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이며, 그만큼 사망위험도 높아진다. 때문에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사진을 받아서 분석하고, 이 환자의 상태에 맞는 장치들을 준비해 놓아야 한다.

복부대동맥류의 모양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꾸불함, 좁아진 동맥, 다른 동맥류의 동반 등 다양한 특성을 보이고 그 각각의 수술에서 필요한 기술과 장치가 다르게 이용된다.

이 같은 이유로 수술의 준비 단계에서 수술 중 발생할 여러 가지 문제점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장치를 미리 준비하여야 성공적인 수술 결과를 얻게 된다.

특히 복부대동맥류 파열의 환자에게서는 이 같은 수술 전 분석을 통한 장치의 준비는 응급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혈관외과는 수술과 시술이 동시에 필요한 복잡성 대동맥류에서도 한번에 두 가지 모두를 시행할 수 있는 혈관조영 장비, 탄소-수술침대, 고압 조영제 주사 장치, 혈관초음파 등의 하이브리드 혈관 수술실을 10여 년 동안 운영해오고 있다.

미국 혈관외과 학회에서는 EVAR의 시술의 경험이 많은 병원과 부족한 병원의 치료 결과가 큰 차이를 보여서, 특히 복잡성 복부 대동맥류의 경우 치료 경험이 많은 혈관외과에서 시술 받도록 권하고 있다.

▶배속의 시한폭탄, 조기발견이 최선, 50대 이상은 무조건 복부초음파 검사하라

“시한폭탄입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고, 터지기 전까지 별 증상이 없습니다. 터지면 대부분 너무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방은 검사뿐입니다. 50세가 넘은 사람은 무조건 한 번은 복부초음파에서 복부대동맥류 초음파를 추가해서 검사하거나 복부CT를 찍어보아야 합니다. 한 번만 찍어보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할 지, 안심해도 될 지 알 수 있습니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도 50세 이상에게 한 번은 의료보험을 적용받아 검사하도록 필수항목으로 정해놓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50세 이상에게는 복부대동맥류 초음파가 건강검진 필수항목에 꼭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부대동맥류는 복부 내에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 벽이 여러 원인에 의해 약해져서 직경이 정상의 50% 이상 풍선처럼 늘어나는 질병이다. 정상 복부대동맥은 2~2.5cm정도인데 통상적으로 3cm이상이면 복부대동맥류로 진단하며, 5cm이상이면 위험한 상황이다.

복부대동맥류는 복통 등의 분명한 증상 없이 갑자기 대동맥이 터져서 출혈로 생명을 잃는 치명적 동맥 질환으로, 여자보다는 남자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박 교수는 “감염내과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은 메르스를 겪으면서 부터이고, 귀순병사를 치료한 이국종 교수로 인해 외상외과가 유명해졌다”며, “혈관외과도 한국에서 시작된 지 4~50년이 되었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뇌와 심장보다 더 많은 70%의 동맥과 정맥이 우리 온몸에 분포되어 있어 혈관외과에서 이들을 관장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심근경색도 엄청난 통증을 유발해 빠른 조치로 생명을 구할 수 있지만, 복부대동맥류는 터지기 전에는 통증이 없어 어쩌면 심근경색보다 더 위험한 상황을 유발하는 질병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흡연이 가장 치명적, 50대 이상 고혈압, 동맥경화증 환자, 음주, 비만자 고위험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복부대동맥류 환자는 5722명이었으나 2016년 8083명으로 1.4배 증가했다. 이중 50대 이상이 98%, 60~70대가 70%에 달한다.

미국에서 남자 사망률의 10위인 복부대동맥류의 발생이 국내에서도 이처럼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이유는 빠른 고령화와 함께한다.

대부분 고령 환자가 많다보니 개복수술의 경우, 수술은 잘 되었으나 환자는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환자가 가진 다른 질환과 더불어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합병증과 사망률을 줄이는 “스텐트-그라프트” 시술은 학회차원에서도 더욱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진화할 전망이다.

복부대동맥류는 결국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질환이므로 평소 술, 담배를 금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이다. 가족력이나 동맥질환의 병력이 있는 위험군에서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박 교수는 “해마다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발병'이 늘어 난다기 보다는 고령화와 검진에 의해 더 많이 '발견'되는 현상이라 볼 수 있으며, 그 수치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극히 적은 편“이라며, ”더 적극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해야 치명적인 위험에 처하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구 강정영 기자 newswayd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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