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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8-03-05 19:32

[팩트체크]하나금융 ‘사내이사 1인 체제’가 지배구조 약화시킨다고?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1인 체제 조직개편 추진
“리스크관리委 독립성 강화” 당국 주문 따르기로
지배구조 약화 이면에는 효율적 의사결정 장점도
“‘낙하산 사외이사’만 없다면 경영에 더 긍정적”

하나금융지주가 ‘회장 1인 사내이사 체제’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외부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란 긍정적인 시각 이면에는 리스크 관리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떨까.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오는 6일 이사회를 열고 김정태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는 한편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구성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사내이사로는 김정태 회장 한 명만을 후보로 올리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안건이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각각 통과하면 하나금융은 2016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회장 1인 체제로 돌아오게 된다.

지난 2016년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안정을 위해 김 회장과 김병호 부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3명으로 사내이사를 꾸렸고 매년 주총에서 이들의 임기를 1년씩 연장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행장을 사내이사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를 놓고 걱정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회장이 부득이하게 자리를 비웠을 때 대체할 인물이 없어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엔 1인 사내이사 체제로 운영되는 금융지주사가 적지 않았으나 2014년 ‘KB금융 사태’ 이후에는 복수의 사내이사 체제가 일반화됐다.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이 직무정지 3개월이라는 금융당국의 중징계로 유고상태가 되면서 경영공백이 빚어져서다. 이에 하나금융 역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김 회장 1인 경영체제를 굳히려는 포석이란 인식이 강한 탓이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해석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일각의 견해다. 사실 하나금융이 이번에 1인 사내이사 체제로 바꾸려는 것은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경영유의 조치를 이행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하나금융 측에 리스크관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룹차원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해당 조직이 그룹사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하는데 경영관리부문장과 경영지원부문장(KEB하나은행장 겸직)이 지주사 사내이사로서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독립성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였다. 즉 이해가 상충될 수 있는 두 사람을 사내이사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하나금융은 굳이 사내이사를 선임할 이유가 없어진다. 지주의 경영관리부문장과 경영지원부문장이 바로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행장이기 때문이다. 둘은 이사회 내 리스크관리위원회에만 참여하고 있어 당국의 방침을 따르기 위해서는 이들을 사내이사에서 배제하는 게 어쩌면 하나금융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게다가 1인 사내이사 체제가 무조건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복수 체제일 때보다 자율권이 보장되면서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한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 많은 일반 기업에서도 1인 사내이사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하나금융의 조직 재편을 놓고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 “금융당국이 ‘낙하산 인사’ 등으로 사외이사에 지나치게 힘을 실어주지만 않는다면 큰 문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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