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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 없다’며 국책은행에 일 떠넘긴 금융위

[중견조선사 구조조정]‘역할 없다’며 국책은행에 일 떠넘긴 금융위

등록 2018.03.08 18:12

수정 2018.05.18 10:53

정백현

  기자

정책 결정 과정서 금융위 흔적 찾기 힘들어역할 줄었다 하지만 정책 비전 제시 해줘야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국내 중견 조선사인 성동조선과 STX조선의 처리 방안이 결정된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이번 구조조정 국면에서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이 없다는 이유로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8일 정부의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 회의 후 성동조선과 STX조선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그 결과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판단된 성동조선은 법정관리 체제에 돌입하기로 했고 STX조선은 자구계획 이행에 의한 회생 기회를 받았다.

정부의 이번 구조조정 방안 결정 과정에서 대외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은 산업통상자원부였다. 금융위는 한발 뒤로 빠져 있는 상황이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등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당시 금융위가 대안 모색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이는 금융 논리에 한정하지 않고 산업경쟁력 측면에서 함께 판단해 구조조정 해결 대안을 찾겠다는 정부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일련의 의사결정 과정을 자세히 뜯어보면 금융위가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한 흔적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금융위의 역할은 매우 미미했다. 구조조정 주무부처가 된 산업부와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움직임을 그저 지켜보는 수준에 불과했다.

금융위 측은 산업부, 기획재정부, 국책은행 등 유관기관과 상호 협의를 거쳐 정책을 마련하고 대외적 혼란을 줄이고자 산업부로 정책 발표 채널을 일원화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구조조정 대상이 된 중견 조선사들은 물론 한국GM 등 최근 언급되고 있는 한계기업 해결 방안의 얼개를 짜는 상황에서도 금융위는 정확한 방향성을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모든 일의 책임은 국책은행이 도맡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금융권과 산업계 안팎에서는 금융위의 이같은 모호한 행보에 대해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구조조정 관련 정책 주도권을 지나치게 시장에만 맡기려다 보니 금융위가 스스로 손을 놓아버린 셈이 됐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실패 등 과거 사례의 트라우마 때문에 금융위가 일부러 구조조정 국면에서 발을 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다수의 관계자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 자체가 구조조정 정책에 대한 확실한 모토가 없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위가 현재의 구조조정 국면에서 마땅한 역할과 비전을 갖고 있지 못하다보니 국책은행을 제어해야 하는 금융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역할이 없다고 해도 금융위가 나름의 목소리를 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금융위도 할 말은 있다. 금융위가 다시 구조조정 정책을 주도하자니 시장 안팎의 비판적 눈치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다. 다시 금융위가 정책의 키를 쥔다면 구조조정의 주도권을 시장에 주겠다는 약속을 뒤집는 꼴이 되므로 섣불리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구조조정 정책에는 금융위가 해야 할 일, 다른 부처가 해야 할 일, 각 부처가 의견을 공유해서 해야 할 일이 다 정해져 있다”면서 “꾸준한 협의를 통해 정책 결정을 하고 있으며 총괄 권한을 갖고 있는 기재부와 산업부가 조율을 하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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