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서 기자
등록 :
2018-03-13 14:45

[최흥식 사의 후폭풍]금감원의 반격?…“하나금융 다시 들여다 본다”

조만간 하나금융 ‘경영실태평가’ 돌입
지배구조·사외이사 운영 등 집중점검
채용비리 특별검사단은 진상규명 착수
실추된 당국 권위에 고강도 검사 예고

금융감독원이 하나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비롯한 경영 전반을 집중적으로 검사하겠다고 나서면서 업계 내 무거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최흥식 금감원장이 물러난 직후인 만큼 이를 계기로 김정태 회장 3연임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이 다시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조만간 하나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에 착수해 지배구조 문제를 점검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연임 과정과 일부 사외이사 교체 배경 등이 이번 검사의 주요 쟁점이다.

금감원은 하나금융 경영진에 쓴소리를 한 사외이사가 이달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추천을 받지 못하고 물러나는 배경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회이사 평가와 추천방식 등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특히 2015년부터 하나금융 사외이사를 맡아온 해당 인물은 그간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왔고 전문성·직무공정성 등 평가 항목에서도 최고 수준의 점수를 받았으나 올 주총까지의 임기를 끝으로 경영에서 물러나게 됐다. 외부에서는 그가 회장 후보 선정을 앞둔 시점에 언론사 인터뷰에서 “감독당국의 제동을 신속히 해결하라”며 쓴소리를 낸 게 결정적인 원인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평가에서 잠시 미뤄둔 지배구조 검사도 함께 진행한다. 당초 하나금융은 지난달 이뤄진 금융지주 지배구조 검사에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바 있다. 회장 선임 절차 진행 중 당국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을 피하고자 금감원이 검사에서 제외시킨 것. 하지만 회장 선임 등 주요 경영 현안이 마무리된 상황이라 금감원도 더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금감원과 하나금융은 이사진 구성 문제를 놓고도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어왔다. 이달초 하나금융이 사내이사에서 김병호 지주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빼고 김정태 회장 1인 사내이사 체제를 구축한 게 당국의 지침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최 원장 사임의 단초가 된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곧바로 진상 규명 작업에 착수했다. 최성일 전략감독담당 부원장보를 단장으로 하는 특별검사단이 이날부터 4월2일까지 15영업일간의 검사에 돌입한 것이다.

이 기간에 특별검사단은 검사총괄과 내부통제, IT 등 3개반을 투입해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다. 대상 기간은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된 2013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다. 검사를 통해 비위행외가 발견되면 관련자료 일체를 검찰에 이첩해 검찰 수사에 협조키로 했다. 다만 필요에 따라 대상 기간을 확대할 수 있고 검사 기간 역시 연장할 수 있다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으로서도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현재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사안은 2016년에 발생한 것인데 수사 범위가 넓어지면 그만큼 혐의가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현장검사를 통해 KEB하나은행에서 채용비리 정황 13건을 적발한 뒤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김정태 회장 3연임, 은행권 채용비리 등으로 충돌해온 금감원과 하나금융의 불편한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장이 6개월 만에 하차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금감원이 금융감독당국으로서의 권위를 회복하고자 진실 규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최흥식 금감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임할 당시 하나은행 인사에 관여하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면서 “금융권 채용비리 조사를 맡은 금감원 수장으로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물러나는 게 책임있는 자세”라는 말을 끝으로 금감원을 떠났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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