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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기자
등록 :
2018-03-15 08:00

수정 :
2018-05-18 10:52

[금융사 지배구조 선진화]CEO 육성 안하는 금융지주사…하나·KB금융에 또 경고

금감원, 지배구조 운영실태 점검 결과
작년 경영유의 하나·KB금융 겨냥한 듯
감사위원이 임추위 등 2.6개 위원 겸직
지급한 성과보수 환수 위한 규정 미흡

금융감독원.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지난해 말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회장 선출 방식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일부 금융지주사는 최고경영자(CEO) 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금융지주사는 사외이사 선출에 CEO가 참여해 절차상의 투명성이 부족하고, 중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제한돼 역할이 미흡했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운영실태 점검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금감원은 지난 1월 9개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관련 리스크를 서면으로 점검했으며, 3개 지주사에 대해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이번 점검 결과는 지난해 말 금감원이 하나금융과 KB금융에 통보한 경영유의 조치 내용과 유사해 사실상 두 지주사를 겨냥한 점검 결과로 풀이된다.

서정호 금감원 금융그룹감독실장은 “형식적으로는 지배구조법상 요건을 갖추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과거부터 지적됐던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점검 결과에 따르면 일부 금융지주사는 CEO 후보군에 대한 육성 프로그램이 없거나 일반 경영진 육성 프로그램과 차별성이 없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경영 연속성을 보장하고 우수 인재를 발탁하기 위해 잠재적 CEO 후보군을 선정하고 경력 개발, 교육, 평가 등 체계적 육성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지주사들은 관련된 세부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이사회에 운영실적으로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국내 금융지주사의 CEO 경영승계 절차는 평균적으로 임기 만료 40일 전에 개시되고 있다.

반면 글로벌 금융사는 장기간 연속된 검증을 통해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임하고 있다. CEO 교체 시 육성된 내부 인재로 후보군을 선정하고 내·외부 경쟁과 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하나금융과 KB금융에 이 같은 경영승계 절차의 투명성 제고를 요구하는 경영유의 조치를 한 바 있다.

금감원은 당시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이 일반적인 경영진 연수·교육 프로그램과 차별성이 없고 사후 검증하는 절차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CEO 후보군에 포함된 인물은 후보 선정 과정에서 배제토록 했고, 실제 하나금융 회추위에서 김정태 회장이 제외됐다.

또 상당수 금융지주사는 사외이사 후보군 추천 시 주주와 외부 전문기관을 활용하지 않거나 활용하더라도 비중이 미미했다.

특히 사외이사 후보 선출을 위한 임추위에 대부분 CEO가 참여하는 등 절차의 투명성이 부족했다. HSBC, 씨티그룹, 바클레이즈 등과 같은 글로벌 금융사들은 CEO가 임추위에 참여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 일부 금융지주사들은 CEO가 사추위에 참여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사외아사에 대한 평가 결과는 연임 시 근거로 활용되고 있으나, 관대한 평가로 인해 결과의 변별력이 거의 없었다.

금감원은 하나금융과 KB금융에 경영유의 조치를 하면서 사외이사의 선임과 평가 절차 개선도 요구했었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의 각종 위원회 위원 겸직 등 이사회 구성과 역할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사와 경영진의 업무를 감독하는 감사위원회 위원이 업무 의사결정과 집행을 담당하는 위험관리위원회 위원 등 평균 2.6개 위원을 겸직해 독립적인 감사 기능 수행에 한계가 있었다.

9개 금융지주사 감사위 위원 총 30명 중 20명은 임추위, 12명은 위험관리위원회, 17명은 보수위원회 위원을 겸직하고 있었다.

이 밖에 금융지주사들은 사외이사에게 경영정보 등을 분기당 약 1회 제공하고 있으나 경영전략, 위험관리 등 중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사는 이사회 지원을 위해 별도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는 반면, 대부분은 경영지원부서 소속 일부 직원이 일정, 안건 관리 등을 담당해 지원 기능이 미흡했다.

규정 미흡으로 이미 지급한 성과보수를 환수가 어려운 성과보수체계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 금융지주사는 회계 오류 등 특정 사유 발생 시 이미 지급한 성과보수에 대한 구체적 환수 조건, 절차 등 조정 규정이 없어 환수에 어려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9개 금융지주사 모두 이연지급 기간 중 손실 발생 시 성과보수 재산정 기준은 마련했으나, 일부 지주사는 재무제표 오류 또는 부정 등에 따른 기지급 성과보수 조정 기준이 미흡했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 발견된 문제점을 반영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추진하고, 지배구조 개선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지배구조로 인한 잠재적 리스크 변화를 적기에 반영할 수 있도록 경영실태평가제도의 지배구조부문 평가도 강화한다.

서 실장은 “금융사 지배구조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이사회, 성과보수체계 등은 조직문화, 영업행태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는 소비자 보호, 금융사의 장기성과와 직결된다”며 “따라서 최고경영진과 이사회는 건강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그룹의 경영전략과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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