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혜린 기자
등록 :
2018-03-15 17:44

[청년일자리대책]“세금으로 임시 처방”…이번에도 뾰족한 수 없었다

월급격차 메워 中企취업 유도…퍼주기 지적
중소기업-대기업 월급 외 차이 커 효과 제한적…“재탕 불과”
“정규직 과보호·노동시장 개혁 등 근본적 대책 시급”

청년 희망 일자리박람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문재인 정부가 첫 청년 일자리 대책을 내놓았다. ‘특단의 대책’을 예고한 만큼 관심도 컸지만 아쉬움이 크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취지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단순히 한시적으로 임금을 보전해 주는 게 주된 내용으로 재정 투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근본 처방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이 신규 고용을 꺼리는 근본적 이유로 꼽는 고용시장 경직성을 완화 부분이 없어 역대 정부에서 내놓은 정책을 재탕한 것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15일 향후 수년 동안 청년 구직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15일 ‘청년고용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1년까지 18만∼22만 명 추가로 고용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대책을 만들었다. 2021년까지 청년실업률을 8%대로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중점 추진과제는 크게 4가지다. ▲취업청년 소득과 주거, 자산형성 및 고용증대기업 지원강화 ▲창업활성화 ▲새로운 취업기회 창출 ▲즉시 취·창업할 수 있는 실질적 역량 강화로 나눠진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청년 신규고용장려금, 청년내일채움공제 확대와 주거·교통비 지원 등 대부분의 정책이 정부 예산을 전제 조건으로 한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주요 사업이 즉시 집행될 수 있도록 추경 편성 신속추진’을 앞세우겠다는 계획이다. 4월초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하고, 4월중 국회통과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결국에는 십수조원대 추경을 쏟아부어 청년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기존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획기적인 재정 지원으로 청년층의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고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고용효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재정으로 대신하려고 하는 것은 문제”라며 “청년들이 3∼4년 뒤에 일을 그만두는 것도 아닌데 대책이 지속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대표적인 ‘질 좋은 일자리’인 대기업 일자리 정책은 빠져 있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가지 않는 것은 일자리 유지 여부와 소득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대기업 취직을 원하는 사람을 중소기업으로 돌리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성이 필요하지만 이와 관련된 대책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 상황에 대한 문제 중 하나로, 과도한 정규직 보호를 지적했는데 대책에는 빠져 있다”며 “고용의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22만 명에게 1000만 원씩 준다면 2조2000억 원을 주는 것인데 엄청난 퍼주기라는 비난도 면치 못 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주원 연구실장은 “연봉 2500만 원을 주는 중소기업은 청년들에게 괜찮은 직장이기 때문에 그런 곳은 1000만 원을 지원하지 않아도 취업한다. 연봉이 2000만 원이 되지 않는 곳도 많은데 그런 곳은 1000만 원을 지원한다고 미스매치가 해소될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단의 대책을 내놓는다고 했지만 역대 정부에서 내놓은 기존 대책과 크게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는 정책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으로 중소기업의 고용 확대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모두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성과가 아주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는 향후 4년간의 한시적 정책을 택한 것은 인구구조 특성상 바람직해 보인다”면서 “하지만 청년 고실업 문제가 노동시장 경직성, 과잉 학력에 따른 노동시장 미스매치 등이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에서 노동시장 유연화 강화나 고졸 취업자에 대한 상대적 혜택 증대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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