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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전환 핵심역할 LG상사···20년만에 계열사 편입

[新지배구조-LG②]지주사전환 핵심역할 LG상사···20년만에 계열사 편입

등록 2018.03.28 11:24

수정 2018.05.18 11:06

강길홍

  기자

최근 최대주주 40여명 ㈜LG에 지분 처분LG그룹 지주사 전환 과정에 마침표 찍어LG유통 지분 매각 과정에 LG상사 활용돼그동안 구본걸·구본준 몫으로 거론되기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사진=뉴스웨이DB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사진=뉴스웨이DB

LG그룹의 지주회사 전환과 계열분리 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했던 LG상사가 20여년만에 지주사 내에 편입됐다. LG그룹의 모든 계열분리가 마무리되면서 그 역할을 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상사는 1953년 구인회 창업주가 설립한 락희산업을 모태로 한다. 럭키그룹의 수출입을 전담하는 무역회사였다. 1956년 반도상사, 1984년 럭키금성상사로 사명이 변경됐고 1995년에 현재의 이름인 LG상사가 됐다. 1970년 반도상사 내 패션조직으로 반도패션이 탄생했다. 1994년 상사CU(사업문화단위)와 패션CU로 분리됐고 1995년 LG패션으로 이름을 바꿨다. 1999년 상사CU와 패션CU가 다시 통합되면서 LG상사 의류부문이 됐다. 2006년 LG상사에서 인적분할해 LG패션이 탄생한다. 구본걸 LF 회장은 LG패션을 계열분리해 LG그룹에서 독립한 바 있다.

구인회 창업주는 LG상사를 구자경 명예회장이 동생인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몫으로 주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구자승 사장의 장남인 구본걸 회장과 구본순·구본진 등은 LG상사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걸 회장은 한때 LG상사의 최대주주이기도 했다. 하지만 LG패션이 인적분할하는 과정에서 LG패션의 지분율을 높이면서 LG상사의 지분율은 줄어들었다. LG가 오너들이 이번에 LG상사 지분을 ㈜LG에 매각할 때 구본걸 회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LG상사에 대한 애착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재계에서는 구본걸 회장이 패션을 분리한 이후 향후 LG상사를 계열분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LG패션의 지분을 높이기 위해 LG상사의 지분을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2007년 구본무 회장 등은 LG패션 지분을 매각하고 구본걸 회장 등은 LG상사 지분을 매각했다. LG가의 LG상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아지고 LG패션의 계열분리가 완성됐다.

이후 LG상사의 새로운 주인으로 구본준 부회장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구 부회장이 LG상사의 대표이사를 맡게 되면서 부터다. 그러나 구본준 부회장이 LG상사에서 LG전자로 자리를 옮기면서 LG상사의 처리 문제는 또다시 미궁에 빠졌다.

구 부회장이 자리를 옮기기 직전에 LG상사가 GS리테일의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한 점도 눈길을 끈다. LG그룹과 GS그룹이 계열분리한 이후 유일하게 지분을 공동 보유한 기업이 GS리테일이었다.

LG상사가 GS리테일 지분을 보유하게 된 과정도 지주회사 전환 과정의 일환이었다. GS리테일의 전신은 LG유통이다. 1999년 말 기준으로 LG유통은 구본무 회장과 구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를 비롯해 구씨가 친인척 19명이 지분 24%를 소유하고 있었다. 또한 LG전자(45%)와 LG화학(15%)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듬해 LG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LG전자와 LG화학은 오너가 지분을 포함한 개인주주 등의 지분을 사들여 LG유통의 지분을 각 50%씩 보유하게 됐다. LG전자는 5%를, LG화학은 35%를 매입한 것이다. LG전자는 주당 18만6383원씩, LG화학은 주당 14만9970원에 지분을 매입했다. 이후 ㈜LG와 LG상사가 LG유통의 주요주주로 등장한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LG전자와 LG화학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일부가 LG상사로 넘어간 것이다.

2004년 GS그룹이 분리하면서 ㈜LG가 보유한 LG유통 지분은 GS홀딩스로 넘어간다. LG와 GS는 사업분할 과정에서 유통을 GS가 가져가기로 합의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상사가 보유한 GS리테일 지분 32%는 상당기간 LG상사가 보유하게 된다. LG상사가 LG유통의 지분을 매입한 가격을 GS 측이 맞춰주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LG유통의 오너가 지분 24%는 14만~18만원대에 LG전자·LG화학을 거쳐 LG상사로 넘어왔다. 9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GS 입장에서는 이같은 가격을 맞춰주기 어려웠다. 당시 LG상사가 보유한 GS리테일 보유지분의 시장평가금액은 1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LG 입장에서는 시장평가금액대로 지분을 매각하면 오너가가 LG유통 지분을 비싸게 매각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반면 GS는 LG상사가 매입한 가격대로 지분을 매입하면 역시나 배임 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결국 LG와 GS는 LG상사가 당분가 지분을 보유하되 향후 GS리테일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LG상사가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GS리테일은 2011년 IPO를 진행했고 LG상사 보유지분 20%를 구주매출로 처분했다. LG상사는 1년 뒤 남은 지분 12%를 모두 처분했다. LG상사가 GS리테일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확보한 자금은 5000억원 수준이다. 오너가에서 LG유통 주식으로 최소 4000억원가량의 이득을 올렸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후에도 LG상사는 범한판토스 등을 인수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의 창구로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정위가 지주사 밖 계열사에 대한 전면조사에 나서면서 LG그룹은 서둘러 LG상사를 정리했다. 20여년간 LG 오너가의 쌈짓돈 역할을 했던 기구한 역사에 마침표를 찍게 된 셈이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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