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 기자
등록 :
2018-03-23 15:11

[2018 주총]KB금융, ‘노조 추천 사외이사’ 두 번째 도전도 실패(종합)

노조 제안 정관변경 안건도 통과 못해

KB금융, 제 10기 정기주주총회. 사진=최신혜 기자shchoi@newsway.co.kr

KB금융지주에 ‘노조 추천 이사제’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또다시 실패했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노조가 주주제안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추천 안건이 부결됐다. 찬성률은 출석 주식 수 대비 4.23%에 불과했다. 사외이사 선임 결의는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출석 주주 과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지난해 11월 임시 주주총회 당시 노조가 사외이사로 추천했던 하승수 변호사 찬성률 17.78%보다 현저히 떨어졌다.

노사간 표대결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지난 22일 단일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의견을 내비치면서 무게 추가 쏠린 모습이었다. 국민연금은 노조의 안건에 대해 “KB금융지주의 권순원 후보 사외이사 선임 건은 현재 KB금융지주 이사회의 구성상 주주제안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가 불분명하다”며 “적정 비율의 사외이사 구성이라는 의결권 지침 취지 등을 감안해 반대하기로 했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노조는 사외이사진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주주제안 방식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다고 밝혀왔다. 이번 주총에서도 노조는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서 대표이사를 배제하는 정관변경안에 이사회가 반대의견을 낸 점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KB노조는 “소수주주가 제안한 주총안건이 사측의 안건과 목적사항이 같음에도 따로 상정한 것은 주주들의 반대표결을 유도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며 “이는 소수주주의 권리를 무시한 것이며 이사회 역시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주주제안에 반대의견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거액의 이사보수를 받으면서도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셀프연임 등을 막지 못한 이사회의 전원 사퇴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노조가 올린 정관변경 안건은 이날 모두 부결됐다. 낙하산 인사의 이사 선임 배제를 위해 정관 제36조를 변경하는 제7-1호 의안은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 4.29%로 부결됐다. 대표이사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배제하기 위해 정관 제48조를 변경하는 제7-2호 의안은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 31.11%로 부결됐다. 정관변경 안건의 경우 통과되려면 출석 주식수 대비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주총에서도 노사는 강하게 대립했다. 노조는 주총의 진행을 맡은 윤종규 회장을 향해 “채용비리 의혹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의사봉을 들고 있는 게 적절하냐”라고 지적했고 윤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서 소명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노조는 또 사외이사 후보로 올라온 선우석호 서울대 객원교수에 대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기고 동문임을 지적하며 낙하산 인사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정권가 가까운 사외이사를 선임해) 그분들의 영향력을 고려하거나 혹은 도움을 받기 위해서 그런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 도입을 위한 두 번째 시도도 수포로 돌아갔지만 KB노조는 계속해서 도입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주총이 끝난 뒤 “소수주주권 확립이란 차원에서 다음 주총때도 시도할 것”이라고 전해졌다.

한편, 이날 사측이 상정한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은 원안대로 통과했다. 주총에서 선우석호 서울대학교 교수,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 변호사 등 3인은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유석렬·박재하·한종수 등 3인의 기존 사외이사는 1년 임기로 연임됐다.

신수정 기자 chri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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