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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18-04-02 16:09

수정 :
2018-05-15 14:42

[官心집중]김동연 부총리가 카피라이터를 영입한다고…

靑, 메시지와 스토리 갖춘 콘텐츠 생산과 대국민 직접 소통 강조
기재부 ‘국민참여예산’ 등 홍보 기능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 받아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책보좌관(국장급)에 카피라이터 출신을 영입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부총리의 정책보좌관으로 카피라이터를 영입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2일 기재부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동연 부총리는 정책보좌관에 제일기획 출신 광고 전문가인 남경호(58) 아주대 공공대학원 초빙교수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 교수는 명지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제일기획에 입사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광고 제작자)로 일했다. ‘둥근 정이 떴습니다(오리온 초코파이)’ ‘감자가 잘 자라야 포카칩(오리온 포카칩)’ ‘젊은 날의 커피(동서 맥스웰)’ 등이 그의 대표적 작품이다.

정책보좌관에는 보통 경제 전문가나 정치인을 임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기재부 안팎에서는 이번 남 교수의 영입에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경제부총리는 정책보좌관을 3명 둘 수 있는데 현재 민주당 출신 인사 1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맞춰 각 정부부처가 홍보 기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분위기”라며 “기재부가 홍보 기능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많아 김 부총리도 이를 의식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올 상반기 중으로 정부 각 부처 대변인실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국민 직접소통과 콘텐츠 생산체계 구축을 양대 축으로 각 부처 대변인실의 기능과 위상을 대폭 강화해 가칭 ‘미디어소통실’로 확대 개편한다는 게 골자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문 대통령은 “세상은 급격히 변하는데 (각 부처가) 아직도 아날로그 방식으로 홍보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반적인 언론환경이 모바일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정부 각 부처의 홍보 기능이 과거의 낡은 관행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각 부처 대변인이 각 부처의 핵심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고도의 정무적인 사안일 경우 청와대와의 사전협의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단순한 보도자료의 전달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메시지와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를 각 부처별로 직접 제작해 국민들과 소통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각 부처의 직접적인 콘텐츠 생산체계 구축을 위해 작가, 영상 디자이너 등을 충원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이와 관련 최근 통일부 대변인실 소속으로 자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유니TV가 모범 사례로 극찬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기재부는 국민참여예산제, 청년 일자리 대책 등 중요 정책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거듭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달 기재부는 국민참여예산제도 시행을 위해 ‘국민참여예산’ 홈페이지를 제작해 운영했으나 참여자가 극소수로 민망한 수준에 그쳤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기재부의 준비 부족이 꼽혔다. 기재부는 지난해 시범사업을 마치고 올해 3~4월 국민 사업 제안을 받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정작 사업 제안 사이트 개통은 월초가 아닌 15일 시작됐다.

또 사업 제안이 일반 국민이 쉽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재부가 국민참여예산제도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SNS에는 사업 제안을 위해서는 추정 사업비와 산출 근거를 적도록 했는데 쉽지 않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총리가 그동안 홍보 기능에 불만이 많았다’는 얘기가 나돈다”면서 “부총리가 최근 대변인실도 대폭 개편했다”고 전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정책국 출신 홍민석(46) 과장을 홍보 담당관으로 임명했고 대변인실 사무관 9명 중 4명을 바꾸는 인사를 단행했다. 일자리, 저출산 등 정책 홍보와 뉴미디어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취임 직후인 작년 8월에도 IT 전문가인 김철균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회장을 정책보좌관으로 영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한 이력 때문에 청와대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한편 남 교수는 김 부총리가 아주대 총장으로 재직할 때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 교수는 앞으로 기재부에서 유튜브, 페이스북 등 뉴미디어 홍보를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각 부처의 중요 정책이 나올 때마다 홍보도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며 “광고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인만큼 기재부 내에서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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