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범 기자
등록 :
2018-04-19 17:10

수정 :
2018-05-15 15:00

[증권 CEO 열전/현대차투자증권]정몽구 회장 믿음에 화답한 이용배 사장

취임 첫 해부터 양호한 성적표 거둬
사명 ‘현대’ 챙기고 노조 갈등도 해결
신규 수익원 창출 위한 계획 수립 과제

현대차투자증권 이용배 사장에 대한 정몽구 회장의 신뢰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투자증권 지휘봉을 잡을 당시 증권업 경력 부재 탓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취임 첫해부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정 회장 믿음에 응답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그룹 경영관리 업무를 주로 맡아 온 ‘현대맨’이지만 증권업계 경력은 없다시피하다. 이 사장은 현대자동차 경영관리 실장, 경영기획담당 부사장을 거쳐 현대위아 기획·재경·구매·경영지원 담당을 맡았다. 지난 2016년 5월부터 HMC투자증권 영업총괄담당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지만, 본업 경력이라 보기에는 미비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하지만 그는 그룹 최고 재무전문가라는 명성에 맞게 현대차투자증권의 수익구조 체질 개선에 어느정도 성공하며 취임 첫해부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개별재무재표 기준 현대차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79억6202만2672원으로 전년대비 44.43%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도 589억0328만9944원으로 전년대비 43.98% 증가했다.

영업부문별로는 자산관리부문이 영업이익 332억7029만4000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8.45% 증가했고, 기업금융부문이 446억9172만9000원을 기록해 49.24% 증가했다.

우려됐던 우발채무도 큰 폭으로 개선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의 2017년 말 기준 우발채무 잔액은 6070억원으로 전년대비 21%(13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또 2년만에 상장주관 업무를 맡아 관련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상장한 세원의 상장주관을 맡아 성공적인 상장을 이끌었다. 당시 세원은 공모주 청약에서 640.36 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하며 금융투자업계 이목을 끌었다.

‘현대’ 브랜드를 찾아 온 것도 이 사장이 취임 첫 해 이룬 업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8년 신흥증권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할 때부터 ‘현대’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당시 현대증권을 계열사로 둔 현대그룹과의 마찰로 이를 포기하고 HMC투자증권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했다.

이후 10년이지나 지난해 현대증권이 KB증권으로 통합출범하면서 증권가에서 ‘현대’라는 브랜드가 사라지자마자 현대차투자증권은 곧바로 선점작업에 착수해 ‘현대’ 브랜드를 쟁취했다.

더불어 오랜기간 서로 적대시했던 노조와의 관계도 완만하게 해결했다. 지난해 현대차투자증권 노조가 제시한 사무실 확보 등 기본적인 노조 활동 보상과 임금인상안에 대해 합의하면서 오랜기간 지속된 노사갈등을 해결했다.

노조는 당시 “김흥제 전 사장 시절 치열했던 노사 대립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부당노동행위와 명예회손 등으로 걸었던 수많은 소송을 일괄 철회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올해에는 새 상품 개발로 경쟁력 갖추기에 나설 예정이다.

이 사장은 올해 현대차투자증권이 출범 10주년을 맞은 만큼 새로운 슬로건으로 ‘투자자와 회사의 동반성장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내걸었다.

우선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서비스를 개선해 투자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IB 등 신규 수익원 창출 및 강화에도 나선다.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된 바 없지만 현대차투자증권 관계자는 “대체투자라던지 신규 수익원 창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의 남은 과제는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 IB 등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한 계획 수립, 주가 회복 등이다.

현대차투자증권의 ROE는 6.04%로 비슷한 자산규모의 DB투자증권(0.73%)보다는 높지만 교보증권(9.39%) 보다는 낮다. 또 미래에셋대우(7.19%), 한국금융지주(14.11%), NH투자증권(7.40%), 메리츠종금증권(13.79%) 등 대형사들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신규 수익원 창출과 관련해 조직이 변화를 결정해야 하는 것도 시급하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신규 수익원 창출에 대한 비전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를 취하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타증건사들은 이미 IB사업 강화를 위해 준비를 끝낸 상태다. 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대기업구조화금융팀 등을 신설하고 거금을 들여 타사 전문팀을 영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투자증권은 이렇다할 변화가 없다. 가뜩이나 IB부분은 대형 증권사가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탓에 타사대비 늦은 대응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알려진 것 외 새로운 것은 없다”면서도 “2018년은 새로운 도약 원년의 해라 생각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 제고, 수익 극대화, 인재중심 경영,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통해 현대차투자증권의 새로운 10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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