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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시대 온다···3세경영 ‘잰걸음’

[新지배구조-현대중공업①]정기선 시대 온다···3세경영 ‘잰걸음’

등록 2018.05.02 07:47

윤경현

  기자

정몽준 이사장 증여로 경영권 승계 본격화정 부사장, 지주사 지분매입 3대주주 등극증여세 완납 통해 정당한 승계절차 밟을듯

정기선 시대 온다···3세경영 ‘잰걸음’ 기사의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의 새로운 사명을 현대중공업지주로 결정하면서 현대중공업 오너가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사 전환에 이어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도 관전 포인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지주사 이름을 현대로보틱스에서 현대중공업지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은 KCC가 보유한 현대로보틱스 주식 5.1%(83만1000주)를 3540억원에 매입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매입을 경영권 승계의 시작으로 해석했다. 그동안 정 부사장의 승계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정 부사장이 부친의 영향으로 초고속 승진과 함께 그룹 요직에 올랐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정 부사장이 보유한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이 단 97주에 불과한 것도 본격적인 승계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정 부사장이 지분 매입을 통해 5.1%(83만1097주)로 늘리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정몽준 대주주(25.8%), 국민연금(8.5%)에 이어 3대 주주가 되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정 이사장 부자는 승계작업도 정공법을 택했다. 우선 정기선 부사장은 지분매입 자금 3540억원 중 500억원 가량을 NH투자증권으로부터 현대중공업지주 주식(23만4742주)을 담보로 대출받았다. 나머지 3000억원 가량은 부친 정몽준 대주주로부터 현금으로 증여를 받는 방법을 택했다.

증여세만 1500억원. 나머지 1500억원 역시 법과 규정에 따라 완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고액의 증여세와 이자비용을 내더라도 정당한 승계 절차를 밟아 반(反)기업 정서 대신 투명한 기업 이미지를 갖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정기선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 2016년 11월 순환출자 해소를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지난해 4월 지주사 전환을 위해 기업분할을 한 지 1년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조선), 현대일렉트릭(전기전자시스템),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사 체제로 탈바꿈했다. 현대중공업지주로 사명 변경을 통해 지주사 체제를 완성한 만큼 이제 지주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분 91.1%를 보유한 핵심 자회사다. 올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현대중공업지주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쓰인 실탄을 다시 채워넣을 수 있다.

하지만 리스크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기존 순환출자고리가 ‘정몽준 대주주 → 현대중공업지주→ 현대중공업 → 현대삼호중공업 → 현대미포조선 → 현대중공업’으로 바뀌었을 뿐 공정거래법상 지배구조 논란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년 3월까지 순환출자고리를 풀어야 지주사 체제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조선경기 불황으로 핵심 계열사 현대중공업의 부진과 구조조정으로 얼룩진 조직은 승계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노조의 입장에서 조선업 불황에 따른 수주절벽을 이유로 2년만에 희망퇴직 계획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오너가의 경영권 승계를 반가워 할리 없다.

한편, 정기선 부사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에 대리로 입사한 후 그해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로 근무하다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에 재 입사한 뒤 지난해 11월 부사장 자리에 앉았다. 현대중공업 선박영업부문장과 기획실 부실장 역할뿐 아니라 2016년 말 분사한 선박 서비스 업체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까지 맡으면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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