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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등록 :
2018-06-22 13:45

수정 :
2018-06-22 16:01

‘사촌 맞수’ 이부진·정유경…인천공항 면세점 승자는

면세시장 점유율 2위자리 놓고 혈투

그래픽=박현정 기자

사촌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을 두고 또 한 번 맞붙는다. 2015년 ‘1차 시내면세점 대전’ 이후 벌써 여섯 번째다.

재계 3세 여성 경영인인 이부진 사장과 정유경 사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녀로 사촌지간이다. 이부진 사장의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유경 사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남매로, 이 사장에게 정 사장은 고종사촌 동생, 정 사장에게 이 사장은 외사촌 언니다.

두 사람이 면세점 사업을 두고 격돌한 것은 2013년 김해공항 면세점부터로 볼 수 있다.

2010년 호텔신라 대표에 취임한 이 사장과 신세계조선호텔을 이끌던 정 사장은 당시 롯데가 운영 중이던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했다. 이 사장은 2011년 전 세계 공항 면세점 최초로 루이비통을 유치하면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고, 정 사장은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면서 면세점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던 때였다. 결국 김해공항 사업권을 따낸 것은 정 사장이었다. 다만 신세계는 적자가 누적되면서 이 면세점 사업권을 2015년 조기 반납했다.

본격적으로 진검승부를 펼친 것은 2015년 7월 펼쳐진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이었다.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가 나온 것은 14년만이었던 데다, 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면세점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7개 대기업이 모두 입찰전에 뛰어들었다. 이 때문에 ‘1차 면세점 대전’으로 불릴 정도였다. 이 때는 이 사장이 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는 ‘신의 한수’를 두면서 7대2의 경쟁률을 뚫고 사업권을 얻어냈다.

반면 같은 해 11월 펼쳐진 2차 면세점 대전에서는 정 사장이 승리를 거뒀다. 당시 입찰은 롯데 월드타워점 등 만료를 앞둔 특허권에 대한 재입찰이었다. 정 사장은 7월에 내놨던 사업계획서를 대폭 수정했다. 면세점 부지로 선택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면세점 매장을 더욱 확장하고 관광 프로그램들을 강화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2016년 말 신규 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전에서도 정 사장이 추가 특허를 얻어냈다. 서울 시내 면세점을 두 개나 획득하게 된 것이다.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 중 매장을 두개 운영하는 것은 신세계가 유일하다. 정 사장은 시내면세점이 강북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부지로 선택하는 전략을 내세워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엔 신라가 신세계를 제치고 제주공항 면세점 입찰에 성공했다. 같은해 치러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사업권은 롯데와 신세계, 신라가 고르게 특허를 나눠가지면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사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면세점 시장에 대응해 명품 유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면세사업을 키워온 것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2011년에는 인천공항 면세점에 루이비통을 유치하면서 최근까지 면세업계 ‘강자’로 곱힌다. 2015년 1차 면세점 대전 당시에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손을 잡은 것은 지금도 뛰어난 ‘승부수’였다는 말이 나온다. 당시 이 사장이 직접 특허 심사장을 ‘깜짝’ 방문해 PT심사에 들어가는 경영진들을 격려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사장은 ‘은둔의 경영자’로 불릴 정도로 공식석상 노출이 적다는 점에서 이 사장과 다소 차별점이 있다. 1996년 입사 이래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6년 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오픈식에 참석했던 것이 유일하다. 그러나 백화점을 경영한 경력으로 패션과 명품 사업에 강점이 있어 떠오르는 ‘신흥 강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신규 면세점들 중 유일하게 ‘3대 명품’으로 꼽히는 ‘루이비통’과 ‘샤넬’ 명동점에 입점시켰다. 이번 인천공항 T1 입찰에도 DF1에 2762억원, DF5에 608억원의 연간 임대료 입찰가를 써내면서 경쟁사를 크게 앞서는 ‘통큰 베팅’을 하기도 했다.

2위 신라와 3위 신세계가 롯데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T1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에 따라 면세업계 판도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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