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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8-06-24 09:29

시중은행 ‘대출금리 조작’ 수천건…금감원, 전수조사해 환급 유도

소득·담보 누락해 대출금리 부당 책정
단순 실수 아닌 ‘시스템 문제’에 무게
“최근 5년치 대출에 대해선 환급 조치”

‘6.19 부동산 대책’ 시행 첫날 한산한 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시중은행이 대출자의 소득이나 담보를 누락시키는 등의 수법으로 부당하게 대출금리를 올린 사례가 수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측은 전수조사를 거쳐 부당 수취 이자의 환급 조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24일 연합뉴스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이 지난 2~5월 KB국민과 KEB하나, 신한, 우리 등 9개 은행을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한 결과 가산금리 부당 책정 사례가 수천건 발견됐다. 특히 대출자 소득을 누락하거나 축소 입력해 높은 가산금리를 책정한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직장인 A씨는 5000만원의 가계일반대출을 신정하면서 6.8%의 금리를 적용받았으나 연소득(8300만원)이 있음에도 은행이 소득이 없다고 전산에 입력해 연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실제보다 높게 산출됐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 가산금리 0.5%p가 적용돼 50만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했다.

개인사업자 C씨도 3000만원의 담보대출(금리 8.6%)을 받는 과정에서 담보가 있음에도 은행 측이 없다고 입력해 신용프리미엄이 정상(1.0%)보다 2.7%p 높은 3.7%로 적용됐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96만원의 이자를 더 내야 했다.

금감원의 현장점검에서 이 같은 사례는 특정 지점이 아니라 여러 지점에서 포착됐다. 이에 금감원은 모든 은행에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지 여부를 전수 조사토록 할 계획이다.

현재 금감원 측은 단순 실수보다 고의나 시스템 문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최소한 상사채권 소멸시효인 최근 5년치 대출에 대해서는 은행이 부당하게 받은 이자를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가산금리와 목표이익률이 합리적으로 산정되도록 모범규준의 개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주요 여신상품의 가산금리 변동현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현장점검을 펼칠 계획도 갖고 있다.

금감원이 대출금리 산정체계 개편에 착수한 것은 금리인상기를 맞아 가계부채 문제가 재부상한 가운데 이를 틈타 금융권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윤석헌 금감원장은 “은행의 대출금리는 시장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하나 합리성이 결여됐다면 소비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면서 “금리상승기에 취약 가계나 영세기업이 불공정하게 차별받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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