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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8-06-27 18:54

‘대출금리 조작’ 은행, 정말 세 곳뿐?…가시지 않는 의혹

하나·경남·씨티銀 사과에도 논란 증폭
다른 은행서는 ‘1건의 실수’도 없었나?
금융당국의 ‘모호한 태도’가 사태 키워
“은행 전수조사로 반드시 진상 밝혀야”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과연 KEB하나, 경남, 씨티은행 세 곳뿐일까”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부당 산정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각 은행으로부터 단순 실수라는 해명과 함께 환급 계획이 발표됐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전수조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금융당국에까지 불길이 번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경남·씨티은행이 전날 총 1만2000여건, 26억원 규모의 대출금리 적용 오류를 시인하며 서둘러 환급 계획을 내놨지만 여진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고의적인 조작이 아니라는 사과에도 불구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 2~5월 KB국민과 KEB하나, 신한, 우리 등 9개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점검에서 가산금리 산정과 우대금리 운용 등에 문제가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점검 결과 최근 5년간 시중은행이 소비자의 소득을 낮게 입력하거나 담보를 누락하는 방식으로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한 사례가 포착됐다.

일단 금감원 측은 금리 부당책정 사실이 확인된 경남은행과 KEB하나은행, 씨티은행에 대한 집중점검을 실시해 경위를 따진다는 방침이다. 특히 환급 규모가 가장 큰 경남은행의 경우 전체 점포 165곳 중 절반 이상인 100곳 안팎에서 이 같은 문제가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금리산정 오류를 범한 은행이 세 곳뿐이라는 금감원의 점검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눈치다. 경남은행에서만 1만 건 이상의 사례가 포착됐는데 다른 6곳의 은행에서는 단 한 건의 ‘단순 실수’조차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점검 대상을 지방은행과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으로 넓히면 더 많은 사례가 확인되지 않겠냐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도 화살을 돌리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두 기관의 안일한 대처가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금감원 측은 점검결과를 발표하면서도 어느 은행이 얼마만큼의 문제를 일으켰는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개별 창구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일축하며 제재보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모호한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게다가 금감원은 검사에서 제외된 다른 지방은행에 대해서는 자체 검사해 보고토록 하는 방식으로 점검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의 실효성에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렇다보니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전수조사로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리 조작은 엄연한 범죄 행위로 볼 수 있는 만큼 단순 실수로 덮고 넘어갈 수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원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은행이 대출금리를 합리적으로 산정하지 않고 임의적으로 운용해 온 것을 이제야 일부 밝혀냈음에도 당국이 고의적으로 사태를 축소하고 있다”면서 “청와대와 감사원, 공정위 등이 나서서 은행의 금리운용시스템을 검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관행으로 보고 넘어가서는 절대 안 된다”면서 “금융당국은 불법 대출 금리 조작 전수조사를 통해 결과를 투명히 공개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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