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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최홍기 기자
등록 :
2018-08-06 08:25

[新지배구조-현대백화점그룹①]정지선·정교선 사재털어 순환출자 해소

개편 과정서 그린푸드 지분 37.8%로
매출 17.8% 내부거래 당국 ‘규제대상’
현대IT&E 출범등 일감몰아주기 해소 중

그래픽=박현정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며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형제 간인 정지선(45)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과 정교선(43)부회장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사재를 털었다는 점에서 재계 이목이 집중됐다.

이들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데 필요한 계열사의 지분을 모두 1500여억원을 들여 사들였다. 정 회장은 자신이 보유 중인 현대홈쇼핑 지분 전량을 현대그린푸드에 팔아 1200억원을 마련했고, 부족한 자금은 은행 차입을 통해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약 200억원을 세금으로 냈다.

정 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A&I 지분 21.3%(5만1373주)를 사들여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정 부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757만8386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진 출자 고리를 끊었다. 정 부회장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홈쇼핑 주식 전량(9.5%, 114만600주, 약 1200억원 상당)을 현대그린푸드에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렇게 두 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되면서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순환출자 고리도 자동으로 끊어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설명대로 순환출자고리는 해소됐지만 일감몰아주기 해소라는 숙제가 남았다. 지배구조개편으로 현대그린푸드의 오너일가 지분은 기존 정지선 회장 12.67%, 정몽근 명예회장 1.97%를 포함해 총 37.67%가 됐다. 지난해 현대그린푸드 내부거래액은 2626억원, 내부거래율은 18% 정도다. 상장회사는 일가 지분이 30%(비상장 20%)를 넘으면 일감몰아주기 규제(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된다.

또 내부거래금액이 연간 200억원 이상이거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인 경우도 제재대상이 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상장여부를 가리지 않고 오너일가의 지분을 20%로 추진하려는 것을 감안하면 현대그린푸드의 일감몰아주기 해소는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현대백화점과 한무쇼핑, 현대홈쇼핑 등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20곳과 거래를 통해 매출 2627억원을 벌었다. 현대백화점으로부터 1745억원, 한무쇼핑으로부터 556억원, 현대홈쇼핑으로부터 229 원 등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그린푸드는 단체급식이 주요사업이다. 현대차·기아차·현대중공업 등 현대 주요 대기업의 소속 임직원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단체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계약은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다. 수의계약은 경쟁계약에 따라 상대방을 입찰하지 않고 적당한 상대자를 임의로 선택해 거래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한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상황에서 사익편취를 위해 내부거래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강화 기조가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해 매출처를 다각화하는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그린푸드의 IT사업부를 물적분할을 통해 내부거래 비중이 낮아지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그린푸드 IT사업부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의 전산체계를 관리해왔는데 IT사업부 매출을 떼어내게 되는 만큼 내부거래비중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린푸드는 1일자로 IT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새 법인 현대IT&E를 출범했다.

재계에서는 장기적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오너일가 지분율을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오너일가의 지분변동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계열분리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식자재유통 등을 주업으로 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등 계열사와 밀접하다. 단순한 사업분할만으로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여기서 나온다. 지난 2013년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시행되기 직전 정몽근 명예회장이 지분 일부를 매각해 30% 미만으로 낮췄던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분조정을 추진한다는 가정하에 계열분리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정몽근 명예회장과 정지선 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매각하고 현대그린푸드가 갖고 있던 현대백화점 지분을 매입한다면 일감 몰아주기 해소는 물론이고 계열분리에 향후 승계작업도 원활해진다. 일석이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그린푸드의 일감몰아주기 해소에 있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며 “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있지만 지분확보에 대한 부담감이 큰 데다 향후 계열분리 작업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앞으로 계열분리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만큼 정몽근 명예회장과 정지선 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지영 기자 dw0384@ 최홍기 기자 h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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