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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
등록 :
2018-07-10 18:03

수정 :
2018-07-10 21:05

[팩트체크]항공사 외국인 등기임원 등재는 정말 현행법 위반일까?

진에어 이어 아시아나· 에어인천도 외국인 등기이사 등재
항공법 개정 후 외국인 임원 등재 문구 놓고 불법 논란
면허 취소 중대사안 놓고 성급한 위법 단정 무리수 도마
외국인 등기임원이 아니라 오너가 실질지배 여부가 쟁점

그래픽=박현정 기자

진에어 면허취소 논란을 일으킨 외국인 등기이사 등재 문제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인천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항공법에 따라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이 국적 항공사의 임원이 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게 이유인데, 법률 전문가에 따라 법 해석에 차이가 있어 논란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0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2004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 6년간 미국국적자인 ‘브래드 병식 박’씨가 아시아나 등기이사(사외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다수의 언론매체들은 국내 항공법상 외국인이 국적 항공사 등기이사로 재직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보도했다. 항공사업법 9조와 항공안전법 10조에는 외국인이 국적항공사 등기이사로 재직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앞서 진에어의 경우 2010∼2016년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등기이사로 올린 사실이 드러나 국토부는 면허취소 등 처분을 검토하기 위해 청문 절차를 준비 중이다. 청문 절차를 거친다는 것은 국토부가 외국인에 해당하는 조현민 전 전무의 등기이사 등재가 항공법에 위배된다고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현민 전 전무의 외국인 등기임원 등록이 당시 적용되는 구항공법 규정에 비춰 단지 조 전무가 등기이사로 기재된 사실만으로는 항공법 위반 및 면허 취소 등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그렇다면 왜 외국인이 등기이사에 등재되는 것이 불법이라고 보도된 것일까. 이는 항공법이 폐지되고 항공사업법, 항공안전법으로 나뉘면서 법리해석이 모호해진 탓이다.

개정 전 항공법과 현행 항공법을 비교해보면 명확하다. 구항공법 114조(면허의 결격사유 등)는 ‘국토부 장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국내항공운송사업 또는 국제항공사업의 면허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1호를 살펴보면 ‘구항공법 6조 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라고 한정한다.

구항공법 6조 1항 1호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 4호는 1호부터 3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주식이나 지분의 2분의 1 이상을 소유하거나 그 사업을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 5호는 외국인이 법인인 경우에 따라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소유하거나 임차하는 항공기는 등록할 수 없다고 명시됐다.

현행 항공사업법 9조 1항, 항공안전법 10조 1항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상의 대표자이거나 외국인이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상의 임원 수의 2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은 항공기 등록을 제한할 수 있다.

이를 진에어에 적용하면 2012년부터 2016년 3월(조현민 사퇴시기)까지 진에어는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감사) 1인 이상이 등기임원이어서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국토부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항공사업법 10조(항공기 등록의 제한) 1항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소유하거나 임차한 항공기는 등록할 수 없다. 다만, 대한민국의 국민 또는 법인이 임차하여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항공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1항 5목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상의 대표자이거나 외국인이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상의 임원 수의 2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처럼 조현민 전 전무가 대한항공의 항공기를 등록한 주체가 아니라면, 혹은 그 법인의 대표자가 아닐 경우에는 임원으로 기용되어도 대한항공이 면허를 박탈당할 이유는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4목이다. 4목을 보면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주식이나 지분의 2분의 1 이상을 소유하거나 그 사업을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여기서 조현민 전 전무가 오너일가라는 부분이 부각된다.

이 문구는 국제항공업계에서 중요한 용어인 ‘substantial ownership and effective control’중 ‘effective’에 해당되는데, 항공회담에서 서로 확인하는 조항 중 하나일 정도로 가장 중요하다. 조현민 전무는 오너일가로서 외국인이면서 진에어를 ‘사실상 지배하는’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불법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판단 근거를 가지고 진에어 사건을 검토해 보면, 미국 국적의 조현민 전 전무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진에어의 임원으로 등기되었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혈연 중심의 족벌기업인 한진그룹의 특성상 조현민 전 전무가 지분의 2분의 1 이상을 소유하거나 그 사업을 사실상 지배했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즉 조현민 전 전무가 외국인어서 항공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지배할 수 있는 위치였던 점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내부절차를 통해 면허취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 자체가 진에어에 대해 면허취소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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