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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그룹 재건 꿈에 휘청이는 아시아나항공

[新지배구조-금호②]박삼구 그룹 재건 꿈에 휘청이는 아시아나항공

등록 2018.07.25 08:01

임주희

  기자

그룹 내 캐시카우로 박 회장 지원에 적극자율협약 벗어났지만···유동성 위기 여전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아시아나항공이 생존의 기로에 섰다.

아시아나항공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간접지배를 받으며 그룹재건을 위한 끝없는 지원으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위험에 봉착했다.

올해 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만 2조원. 이를 막지 못할 경우 위험에 빠지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는 곧 그룹의 위기다. 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박 회장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박삼구 회장의 무리한 M&A에서 비롯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박 회장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 72%를 6조4255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2008년엔 대한통운 지분 60%를 4조1040억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승자의 저주’로 인해 2009년 대우건설을 헐값에 토해냈다. 대한통운도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그룹 재정은 휘청였고 알짜기업이던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의 자율협약에 돌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 간신히 자율협약에서 벗어났지만 박삼구 회장의 그룹 재건 욕심에 또 다시 휘둘렸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박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설립한 금호기업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마련해줬다. 2016년에는 자산가치 8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던 자회사(지분 100%) 금호터미널을 금호기업에 2700억원에 팔며 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였다.

이같은 지원은 아시아나항공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항공업 호황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개선됐지만 차입금은 제자리 걸음 중이다.

부채비율의 경우 700%대로 떨어졌지만 2019년 IFRS16(리스 회계규정)이 도입에 대한 대비가 미흡한 상황이다. 새 회계규정이 적용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0%포인트 가깝게 증가해 1000%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서둘러 유동자산 마련을 위해 보유자산 매각에 나섰다. 금호사옥을 지난 5월 2372억원에 매각했고, CJ대한통운의 지분도 지난 3월 935억원, 6월 638억원 등 두 차례에 거쳐 매각했다.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4월에는 10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2월에는 홍콩·싱가포르 노선에 1513억원 규모의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했다. 에어부산에 대한 임대료와 정비용역 수익 등을 담보로 담보부차입도 1000억원을 확보하는 등 총 75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영구채 발행, 아시아나IDT 및 에어부산의 IPO(기업상장), 항공기자산 세일앤리스백, 잔여 ABS 발행 등으로 추가 유동성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돈을 끌어오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6월 아시아나항공은 3000억원 조달을 위해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으나 투자자 모집에 실패해 연기했다.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자산유동화증권(ABS)를 통해 자금 마련에 나섰다. 뒷 돌을 빼서 앞 돌을 메운 셈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영업현금흐름에 따른 차입금 순상환 구조가 정착되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완화된 유동성 위험은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라며 “추가 유동성 확충은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과의 약정도 고민거리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자구계획에 대한 약정을 맺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시장에서 5000억원가량을 확보하고 1조 원 넘는 자금을 추가로 빌리기로 했다. 연말까지 자구안이 실행되야 하지만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그룹 재건에 자금을 퍼주는 사이 투자 시기도 놓치며 성장 발판 마련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 사이 몸집을 키운 저비용항공사(LCC)에도 밀리고 있다. 12일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8579억원으로 제주항공의 1조2414억원보다 3835억원 적다. 최근 상장한 진에어보단 불과 824억원 많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너리스크에서 비롯된 기내식 대란이 발생하면서 하반기에 세운 계열사 IPO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는 박삼구 회장의 그룹 재건 욕심에서 비롯됐다”라며 “기내식 대란을 일으킨 기내식 사업의 경우도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으로 활용하고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사업을 활용해 결국 소비자와 직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보유 자산도 대부분 매각한 상황에서 자금을 마련할 길은 시장인데 기내식 대란에 오너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 자금 확보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계열사 기업공개(IPO)도 제 평가를 받을 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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