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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
등록 :
2018-07-19 14:56

전기세 두고 백운규-김종갑 ‘동상이몽’

백운규 장관 “산업용 경부하 전기료 인상 속도조절”
김종갑 사장, SNS에 두부공장 빗대 한전 손해 설명
인상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시기 놓고 이견 표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左),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산업용 전기료 인상을 놓고 산업부와 한국전력 간에 의견이 갈리면서 양 수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기자회견과 자신의 SNS에 전기료 인상을 시사했지만, 곧바로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제동을 거는 모양새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물론 김 사장의 인상 방침에 백 장관이 무조건적인 반대를 한 것이 아니지만, 전기료 인상 외엔 향후 실적 개선이 여의치 않은 한전으로선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16일 세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용 전기 ‘경부하 요금’(심야 요금)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를 충분히 듣고 있다”며 “속도조절을 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요금 조정 시기를 2019년 이후로 미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장관의 속도조절 방침은, 지난 1일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페이스북에서 “콩(전기 원료)보다 두부(전기)가 더 싸다”는 이른바 ‘두부공장론’으로 불붙은 요금 인상 방침에 브레이크를 건 셈이 됐다.

최근 한전은 경부하 시간대(오후 11시~오전 9시)에 매겨지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정용, 일반용보다 지나치게 저렴해 대기업들의 에너지 과소비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최근 개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SNS를 통해 ‘두부공장론’을 제기하며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올린 ‘두부공장의 걱정거리’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는 콩을 가공해 두부를 생산하고 있다”며 “수입 콩값이 올라갈 때도 그만큼 두부값을 올리지 않았더니 이제는 두부값이 콩값보다 더 싸지게 됐다”고 말했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등 연료를 수입해 전기를 만드는 한전의 역할을 두부공장에 빗댄 것이다. 콩은 LNG 등 연료를, 두부는 전기를 뜻한다. 즉 그는 수입 콩값이 올라갈 때도 두부 가격을 올리지 않았더니 상품 가격이 원료 값보다 더 싸졌다는 것을 ‘두부’를 통해 비유한 것이다.

실제로 유가 상승 등으로 원료비는 올라가는데, 전기 요금은 올리지 못해 한전이 큰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 각각 1294억, 127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오는 2분기에는 33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무려 3분기동안 적자폭만 60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산업용 경부화 요금을 두고 백 장관은 산업계 비용 부담 우려에 연내에는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그동안 산업계에서는 철강·석유화학 등 거의 24시간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업종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되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 왔다. 이에 백 장관은 12대 기업 최고경영자(CEO)와도 만나 “기업을 위한 산업부가 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백 장관은 “산업용 경부하 요금 인상을 연내 하겠다는 말씀은 드리지 않겠다. 그러나 전기요금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 통상 규범에서 통상 마찰이나 국가 보조금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이 문제는 통상 규범에 의거해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산업용 경부하 요금 인상을 염두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백 장관과 김 사장 두 사람 모두 산업용 경부하 요금에 대한 인상을 생각하고 있지만 백 장관은 혁신성장을 위해 기업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김 사장은 3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되는 한전의 수익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사장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업의 49%, 대기업의 54%가 심야시간대에 전기를 썼는데 경부하요금이 아니라 심야전기료라고 불러야 한다”면서 “1차 에너지보다 심야전기가 저렴하기 때문에 왜곡된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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