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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혁신주도” 호평 많지만···수익성은 ‘물음표’

[갈림길 선 인터넷은행②]“금융권 혁신주도” 호평 많지만···수익성은 ‘물음표’

등록 2018.07.26 15:27

수정 2018.07.26 15:3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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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출범 1주년 맞아 성과 재조명 ‘디지털금융’ 트렌드 주도한 공로엔 호평 ‘이자 놀이’ 따라가는 영업행태는 아쉬워가계대출 중심 취약한 수익구조 극복해야

인터넷 전문은행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모바일 기반의 간편한 플랫폼으로 무장한 이들 은행은 젊은 층의 호응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하며 금융권 혁신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갈수록 시중은행을 닮아가는 영업 행태와 가계대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취약한 수익구조는 이들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금융권 혁신주도” 호평 많지만···수익성은 ‘물음표’ 기사의 사진

국내 2호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이달 27일자로 ‘첫 돌’을 맞으면서 케이뱅크를 비롯한 두 은행의 성과가 재조명되고 있다.

물론 출범 초반 이들이 보여준 두드러진 성장세에 대해서는 호평이 앞선다. 지난 4월 기준 카카오뱅크는 가입자 580만명에 수신 7조4700억원, 여신 6조900억원의 실적을 올렸고 케이뱅크 역시 3월말 가입자 71만명과 수신 1조2900억원, 여신 1조300억원을 달성했다. 두 은행이 실적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모두 가파른 속도로 성장했다는 점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인터넷은행의 흥행 뒤에는 모바일 플랫폼이 있었다. 은행을 찾지 않고도 계좌를 개설하고 앉은 자리에서 해외로 돈을 보내거나 대출을 받는 특유의 비대면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여기에 점포 운영비용이 없다는 강점을 살린 높은 예금 이자와 낮은 대출 이자, 수수료 면제 정책도 인기에 한몫했다.

이들의 약진은 은행권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각 시중은행이 일제히 모바일 플랫폼에 집중하면서 ‘디지털뱅킹’ 붐이 일었고 우대금리나 수수료 인하 등 정책 또한 강화되면서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도 커졌다. 막강한 경쟁자가 다른 이의 잠재력을 끌어올린다는 이른바 ‘메기 효과’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들의 성과에 마냥 박수를 보내지만은 않는 분위기다.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한다는 본래의 도입 취지와 달리 기존 시중은행처럼 ‘이자 장사’에만 치중하는 영업 방식이 아쉽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은행연합회 공시를 살펴보면 5월 중 취급된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케이뱅크 5.75%, 카카오뱅크 3.93%로 우리은행(3.84%), 농협은행(3.87%), 국민은행 (3.96%) 등 다른 은행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게다가 중금리 대출 활성화 효과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인터넷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차주 중 1~3등급 고신용 차주는 96.1%였으며 7~10등급의 저신용 차주는 0.1%에 불과했다. 오프라인 지점 없이 모바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소비자에게 더 큰 혜택을 돌릴 수 있음에도 시중은행 따라가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밖에 자금 여건에 따라 상품판매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최근 ‘슬림K 신용대출’ 등 중금리 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고 지난 7일 자정을 기점으로는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 판매도 멈췄다. 대출 상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라지만 똑같은 일이 반복되자 소비자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취약한 수익구조에서 비롯됐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견해다. 수익을 창출할 만한 뚜렷한 상품이 없어 예금과 대출로만 덩치를 키우고 있는데 그마저도 원활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신용평가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대출만 늘렸다가는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중은행과 차별화하는 데는 실패한 모습”이라며 “단순한 마케팅으로 여·수신 실적을 늘리는 데 만족한다면 미국의 앞선 사례처럼 몰락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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