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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NHN엔터 회장, 해외 부동산 투자 은밀히 진행한 까닭

이준호 NHN엔터 회장, 해외 부동산 투자 은밀히 진행한 까닭

등록 2018.08.13 10:25

수정 2018.08.13 10:38

정재훈

  기자

개인회사 통해 해외 투자 자회사 2곳 설립현지업체 대리인 내세워 비밀리에 투자 진행2천9백만 달러 상가 구입···주상복합 조성에 참여

이준호 NHN엔터 회장, 해외 부동산 투자 은밀히 진행한 까닭 기사의 사진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이 개인회사를 통해 미국 하와이 주(州)에서 대규모 부동산 투자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 회장은 현지 유명 부동산 개발업체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은밀하게 투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 회사들과 공동으로 대지면적 6500㎡(약 1967평), 높이 122m에 달하는 2개 동짜리 대형 고급 주상복합 빌딩 건설도 추진 중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1월 ‘제이엘씨파트너스(JLC파트너스)’라는 개인회사를 세웠다. 자본금은 5억8100만원이며, 이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 감사보고서와 법인등기부등본 상의 영업 목적 등에 따르면 ‘경영컨설팅업, 자회사 또는 투자회사 등과 상품 및 용역의 공동개발’ 등을 영위한다. 그러나 JLC파트너스는 그간 뚜렷한 영업활동 없이 NHN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사들이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JLC파트너스는 NHN엔터테인먼트 지분 10.22%(200만 주)를 보유한 3대주주다.

이 회장은 자신의 개인회사인 JLC파트너스의 미국 하와이 소재 2개 자회사를 통해 대규모 부동산 투자 사업을 하고 있다. JLC파트너스가 각각 지분 100%, 94.03%를 가진 ‘제이엘 알라 모아나(JL ALA MOANA LLC, 이하 JAM)’와 ‘제이엘 아발론 캡브릿지(JL Avalon Capbridge LLC, 이하 JAC)’를 해외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들 회사가 하와이 주 정부에 신고한 법인설립 기록에 따르면 이 회장은 JAM을 지난 2016년 12월11일에 설립했고, 이틀 뒤인 13일에 JAC를 설립했다.

서류상 JAM의 관리자(Manager)는 티모시 리(Timothy Lee)라는 사람 1명이다. JAM 본사 소재지는 티모시 리의 자택으로 추정되는 아파트로 기재돼 있다. 또 다른 자회사인 JAC의 경우는 관리자가 사람이 아니라 회사다. JAM과 아발론 개발(Avalon Development company LLC)이라는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JAC의 본사 소재지는 아발론 그룹의 주소로 기재돼 있다. JAM과 JAC 두 회사를 물리적 실체 없이 서류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발론 그룹(Avalon Group)은 하와이 한인 사회에서 꽤 유명한 부동산 투자업체다. 크리스틴 캠프(Christine Camp) 아발론 그룹 회장은 이민 1.5세대로 자수성가한 한인 여성 경영인으로 현지에서 잘 알려져 있다. JAM의 관리자인 티모시 리 역시 서울 출생의 한국계 미국인으로, 회사 홈페이지에 그는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도 능통하다고 소개돼 있다. 티모시 리는 현재 아발론 그룹에서 부동산 투자부문 이사(Managing Director)로 재직 중이다.

이준호 회장의 두 하와이 자회사와 아발론 그룹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먼저 JAC의 사명에 ‘아발론’이란 명칭이 들어가 있다. 또 서류상 JAC의 대표자가 크리스틴 캠프 아발론 그룹 회장으로 명시돼 있다. 또 이들이 모두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어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도, 이 회장이 아발론 그룹을 대리인으로 선택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이 회장이나 JLC파트너스는 외부에 전혀 노출되지 않고, 아발론 그룹을 통해 하와이에서 왕성한 부동산 투자가 가능한 구조를 만든 셈이다.

아발론 그룹을 앞세워 JAM과 JLC 두 회사는 하와이에서 부동산에 활발히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JAM은 지난 6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카피올라니 가(街) (Kapiolani boulevard) 1538에 위치한 한 상가 빌딩을 2900만 달러(약 325억원)에 구입했다. 거래를 대리한 사람은 티모시 리 이사다. 현지에서는 이 건물이 한국의 한 투자자가 구입한 것으로만 알려졌다고 한다.

스카이 알라 모아나(SKY ALA MOANA) 조감도.스카이 알라 모아나(SKY ALA MOANA) 조감도.

JAC는 보다 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카피올라니 가 1400 등에 고급 주상복합빌딩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총 2개 동으로 300개의 호텔 객실과 389개의 상점, 1000여 대를 수용 가능한 주차장 등 대규모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상점 1개(Unit)의 가격은 55만~90만 달러로 책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업은 이른바 ‘스카이 알라 모아나(SKY ALA MOANA) 프로젝트’로 불린다. 건설을 추진 중인 주상복합 빌딩을 스카이 알라 모아나로 명명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JAC는 지난해 11월 하와이 주 정부에 ‘SKY ALA MOANA’와 ‘HOTEL AT SKY ALA MOANA’, ‘RESIDENCES AT SKY ALA MOANA’ 등 5개 상호 및 상표를 등록하기도 했다.

스카이 알라 모아나 프로젝트는 아발론 그룹이 전면에 나서서 추진 중이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의 최고책임자(Executive Project Manager of Sky Ala Moana)는 프랭크 오렐(Frank Orrell)이란 사람이다. 그는 일본계 투자회사 캡브릿지 그룹(Capbridge Group)의 창업자이자 대표다. 캡브릿지 그룹은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일본 오사카, 중국 상하이, 미국 하와이, 샌프란시스코 등에 지점을 두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JAC는 이준호 회장(한국)과 아발론 그룹(미국), 캡브릿지 그룹(일본)의 합작사임을 유추할 수 있다. 회사명(JL Avalon Capbridge LLC)도 세 회사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으로 보인다. 아발론이 하와이 현지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캡브릿지 대표가 프로젝트 최고책임자로서 전면에 나선 모양새다. JAC 지분 94%을 보유한 이 회장은 철저히 모습을 숨긴 채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셈이다. 한·미·일이 공동으로 하와이에서 가장 큰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스카이 알라 모아나는 현지에서도 큰 관심사다. 하와이 주의 건물 높이 제한은 150 피트인데, 이 건물은 400 피트(약 122m) 높이로 건축 허가 신청을 했다. JAC 등 사업자 측은 높이 제한을 완화해주는 대신 주민들에게 일부 주거공간을 저렴한 가격에 분양키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 주 의회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6월 주민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하와이 호놀룰루 번화가 중심부에 위치하게 될 스카이 알라 모아나의 사업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현지 부동산 시세를 감안하면 현재 추진 중인 건물 규모보다 20% 이상 더 크게 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건물 높이 등 용적률을 최종 변경하려면 이번 달까지 하와이 주 당국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제이엘씨파트너스 및 관계사에 대해서는 이준호 회장의 개인 성격의 투자이므로,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의견을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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