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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등록 :
2018-08-12 14:49

10년을 내다 본 기업인…SK, 故최종현 회장 20주기 맞아 조명

무자원 산유국, ICT∙반도체 강국 등 미래비전 실현
“인재 없으면 미래도 없다” 장학사업에 헌신
24일 워커힐서 추모행사…고인의 뜻 기릴 예정

고 최종현 회장(왼쪽)이 1986년 해외 유학을 앞둔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SK그룹은 오는 24일 워커힐호텔에서 최종현 회장 20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구성원의 기부금을 모아 숲 조성 사회적기업인 트리플래닛에 전달, 5만평 규모의 숲을 조성키로 했다. 14일부터는 고인의 업적과 그룹의 성장사를 살펴 볼 수 있는 20주기 사진전을 주요 사업장에서 개최한다.

최종현 회장은 “미래는 도전하는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을 강조하며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원대한 꿈을 치밀한 준비와 실행력으로 현실로 만든 ‘10년을 내다 본 기업인’으로 평가 받는다.

최 선대회장은 1973년 SK그룹 창업주이자 친형인 최종건 회장이 타계하면서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98년까지 25년 동안 섬유회사에 머물렀던 선경직물을 키워 원유정제(SK에너지)·필름(SKC)·섬유(옛 선경합섬)·정보통신(SK텔레콤)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혔다.

최종현 회장은 미래설계가 그룹 총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동향 분석을 위해 1984년 미국에 미주경영실을 세운 이유다. 이후 정보통신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최종현 회장은 미국 ICT 기업들에 투자하고 현지법인을 설립해 이동통신사업을 준비했다.

앞선 준비 끝에 1992년 압도적 격차로 제2이동통신사업자에 선정됐지만 특혜시비가 일자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준비한 기업에는 언제든 기회가 온다”고 내부를 설득한 최종현 회장은 실제로 2년 뒤 문민정부 시절인 1994년 한국이동통신 민영화에 참여,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다.

또 대한민국을 이끌 인재를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사재를 들여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 가난한 대한민국 청년들을 조건 없이 유학 보내는 등 평생을 인재양성에 힘썼다. 우선 1972년에 조림사업으로 장학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서해개발(現 SK임업)을 설립했다.

1974년에는 사재를 털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500달러도 안되던 시절, ‘일등국가가 되기 위해선 세계적 수준의 학자들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최종현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재단이다. 재단은 당시 서울 집 한 채 값보다 비싼 해외 유학비용은 물론 생활비까지 파격적인 지원을 했다.

재단이 44년간 양성한 인재는 국내외 곳곳에서 거목으로 자랐다. 약 3700명의 장학생을 지원했고, 740명에 달하는 해외 명문대 박사를 배출했으며 80% 이상이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경련 회장 시절인 1997년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병마와 싸울 때도 산소호흡기를 꽂은 채 경제 살리기를 호소했던 최종현 회장은 1998년 8월26일 69세의 일기로 생을 마쳤다. 최종현 회장은 화장(火葬)이 드물었던 시절 화장 유언을 남겼고, 가족들이 이를 실천해 사후에도 큰 울림을 남겼다.

최종현 회장이 남긴 경영 DNA는 장남 최태원 회장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최종현 회장이 항상 10년을 내다보고 준비한 끝에 SK를 직물회사에서 석유화학과 정보통신을 아우르는 그룹으로 성장시켰다면 최태원 회장은 2011년 하이닉스 인수 등을 통해 반도체와 바이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최태원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 직후 “하이닉스가 SK 식구가 된 것은 SK의 반도체 사업에 대한 오랜 꿈을 실현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30년 전 최종현 회장의 못다 이룬 꿈을 언급했다. 최종현 회장이 1978년 미래 산업의 중심이 반도체가 될 것임을 예견하고 선경반도체를 설립했으나 전 세계를 강타한 2차 오일쇼크로 꿈을 접어야 했던 과거를 회상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1998년 취임할 당시 SK그룹은 매출 37조4000억원, 순이익 1000억원, 재계 순위 5위였으나 현재는 매출 158조원, 순이익 17조3500억원, 재계 순위 3위로 성장했다. 또한 최종현 회장의 사업보국과 사회공헌 경영철학은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와 공유인프라 전략 등으로 진화 발전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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