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이끈 일본 노선 자연재해로 전면 중단전통 비수기에 메르스 공포 재현 수요 감소
지난 2분기 국내 항공사들은 고유가와 원화강세로 인해 적지 않은 속앓이를 했다. 여기에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오너가(家) 논란까지 겹치며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나마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본 노선을 늘리며 실적 성장을 이어갔다.
통상적으로 3분기가 성수기로 불림에 따라 업계에선 경영 여건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도 제기됐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몇 달간 이어진 수사기관과 정부 각 부처가 전방위적 조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기내식 대란이 일단락됐으나 훼손된 이미지가 걸림돌이다.
LCC 업체 경영 상황도 좋지 않다. 그간 LCC업체들은 중국과 일본, 동남아에 주요 노선을 두고 영업 활동을 이어왔다. 중국 한한령(한류 금지령) 이후에는 일본 노선을 확대해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태풍과 지진 등으로 오사카 간사이공항과 삿포로 치토세공항이 폐쇄되면서 관련 노선이 전면 중단돼 타격을 입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간사이공항 등이 폐쇄되면서 일본 노선을 주로 운항하던 LCC들의 경우 3분기 실적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며 “공항 운영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수요가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와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상승에 폭염까지 더해지면서 일본 노선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며 “이연효과를 기대했던 9월 들어서는 태풍과 지진의 영향으로 오사카와 삿포로 항공편의 운항이 통제되고 있다. 일본 노선이 최근 항공시장 성장을 견인해왔다는 점에서 국내 항공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메르스 환자까지 발생하면서 지난 2015년 메르스 공포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015년 메르스 발생 당시인 6~9월까지 한국을 찾은 유커(중국인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53만명 줄어들었으며 이후 메르스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여객 감소세가 이어졌다. 전통적인 비수기에 메르스로 인해 수요 감소가 이어지면서 항공사 실적은 바닥을 쳤다.
당시 대한항공은 매출 2조7860억원에 영업손실 26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매출 1조3336억원 영업손실 6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항공업계에선 추석과 중국 중추절, 국경절 연휴 등을 앞둔 상황에서 메르스가 악재가 될 수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가 과거와 달리 크지 않고 초기 대응이 빨랐기에 안도를 하고 있지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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