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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로부터 온 편지]김성곤 - 큰 그림의 시작은 ‘바탕’이다

편집자주
‘창업자로부터 온 편지’는 한국 경제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대기업 창업자들부터 미래를 짊어진 스타트업 CEO까지를 고루 조망합니다. 이들의 삶과 철학이 현직 기업인은 물론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본인의 호를 딴 국제유도대회가 있었던 기업가를 아시나요? 학창시절 유도 선수로 활동했고, 대한유도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쌍용그룹의 창업회장 성곡(省谷) 김성곤이 그 주인공입니다.

김 회장은 일제강점기였던 1929년 대구고등보통학교 4학년 재학 당시 교내에서 항일운동을 주동하다 퇴학을 당했을 정도로 국가와 민족에 대한 신념이 투철했습니다.

언제나 ‘국가와 민족’을 외쳤던 그에게는 사업가의 자질 또한 있었던 걸까요. 공무원과 은행원을 거쳐 27세에 시작한 첫 사업에서부터 김 회장은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김 회장 1941년은 비누공장을 인수, 삼공유지합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사업가 인생을 시작합니다. 당시 그 공장은 인수하는 사람마다 실패를 거듭했기 때문에 누구도 성공하리라는 예상은 못 했습니다.

반전의 키워드는 원료. 많은 사업가들이 판로에 주목할 때 김 회장은 원료 조달에 초점을 맞췄던 것인데요. 일본으로부터 원자재를 공급받아야만 했던 당시 비누공장들은 해방 이후 원료 보급이 끊겨 대부분 가동을 멈췄지만 삼공유지는 달랐습니다.

그렇게 원재료를 미리 비축해둔 덕분에 생산을 이어갈 수 있었고, 김 회장은 큰 부를 쌓게 됩니다. 김 회장은 삼공유지의 성공을 기반으로 1948년 고려화재해상보험과 금성방직을 설립합니다.

이어 태평방직, 아주방직을 인수하는 등 사업을 넓혀나가는데요. 사업가로 성공의 길을 달리던 김 회장의 눈에 들어온 것은 교육과 언론이었습니다.

1952년 동양통신을 창간한 후 이듬해 연합신문을 인수하며 언론계로도 발을 넓힌 김 회장. 1959년에는 국민대학교의 전신인 국민학원을 인수, 교육에도 힘을 쏟게 됩니다.

1965년에는 성곡언론문화재단과 성곡학술문화재단을 창립하며 우리나라의 언론과 학술의 발전에도 손을 보탭니다.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족적을 남기던 김 회장은 기업가로서 나라를 위해 공헌할 방법을 찾게 되는데요.

김 회장은 당시 국가적인 목표였던 경제 개발의 가장 중요한 밑바탕이 시멘트라고 판단, 1962년 쌍용그룹의 모태인 쌍용양회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합니다.

“일하자. 더욱 일하자. 한없이 일하자.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쌍용양회공업주식회사는 토목과 건설의 기본이 되는 시멘트를 공급한다는 특성을 내세워 각종 국가기간산업 확충의 중점적인 역할을 하며 대기업의 기틀을 다지게 됩니다.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초석’ 역할을 자처했던 것

이후 쌍용양회공업주식회사는 정유, 건설, 해운, 제지, 기계, 전자, 자동차, 보험, 증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21개의 회사로 구성된 쌍용그룹으로 성장합니다.

김 회장이 성공한 사업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재료의 가치를 알았기 때문. 사람들은 누구나 ‘큰 그림’을 완성하고 싶어 합니다.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재료가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석희 기자 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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