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오인식 태반, 메시지 잘못보내는 경우도 多AI 스피커 완성도 높이려면 추가적인 기술 필요
구글은 지난달 중순 자사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을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구글홈의 글로벌 출시일은 2016년 10월이지만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학습 등에 시간이 소요돼 약 2년 만에 국내 시장이 진출했다. 국내 시장에 구글홈이 상륙하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업체들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격돌하게 됐다.
구글홈 출시를 맞아 네이버가 지난해 출시한 1세대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 카카오가 지난해 출시한 1세대 스피커 카카오미니와 비교, 사용해봤다.
구글홈이 강점으로 꼽는 것은 화자 인식이다. 화자인식은 각기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인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대 6명까지 지원한다.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등록해두고 일정 등을 알려달라고 할 경우 각기 목소리에 맞는 사람의 일정을 알려주는 형태다. 이 기능은 국내에서 출시된 인공지능 스피커 중 최초로 도입됐다.
맥락에 맞는 사용성도 주목된다. 주어나 서술어 등을 생략한 채 물어봐도 명확한 대답을 해준다. 예를 들어 “미국 대통령은 누구야”라고 물은 뒤 다시 “한국은”이라고 물어봐도 정확한 대답을 들려준다. 웨이브는 해당 기능이 제공되지 않고, 카카오미니의 경우 일부 질문에는 관련 기능이 적용되지 않았다.
카카오미니의 강점은 카카오톡 메시지 확인 및 발신 기능이다. 카카오톡 메시지 자체를 읽어주진 않지만 누군가로부터 메시지가 몇 개 왔는지 등을 알려준다. 향후 메시지를 읽어주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음성을 통해 카카오톡을 보낼 수도 있다. 카카오미니를 통해 메시지를 송신할 경우 카카오미니에서 송신했다는 것을 카카오톡 대화방 내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네이버 웨이브의 경우 가전제품과의 연동이 강점이다. 개수 측면으로 따지면 지난 2016년 10월 글로벌 출시된 구글홈 연동 제품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대부분이 해외 제조사 제품들이다. 현재 LG유플러스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IoT@home, LG전자의 LG스마트씽큐, 코웨이의 Io케어, 나비엔 스마트톡 등이 연동된다. 샤오미와의 협력에 따라 미홈과도 연동되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포털 3사 스피커의 음악 플랫폼은 구글의 경우 벅스, 네이버는 네이버뮤직, 카카오는 멜론이다. 모두 유료 이용권을 구입해야 정상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카카오미니의 경우 멜론 이용권 별 스피커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이 같은 각사별 강점 외에 날씨, 일정, 알람 맞추기, 음악 재생 등 대부분의 기능은 대동소이했다. 다만 구글홈의 경우 일부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별도 호출어가 필요하다. 웨이브나 카카오미니에서 “시청역, 시간표 알려줘”라고 하면 바로 응답하지만 구글홈의 경우 “지하철 매니저한테 시청역 시간표 물어봐”라고 해야 인식한다. 파트너사 서비스를 가져오는 형태로 풀이되는데 기존 구글홈의 음성이 아닌 다른 목소리로 정보를 알려준다.
3사의 스피커를 모두 사용해본 결과 장점 보다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우선 음성인식이 다소 떨어지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다소 불명확한 질문 등에는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이 돌아온다. 사람 언어 습관에 따라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식율 역시 아직 상당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광명역 지하철 시간표 알려줘”라고 3사 스피커에 수차례 질문을 했더니 잘 모르겠다는 응답을 한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역사 명을 잘 듣지 못해 “지하철 명을 알려달라”는 식의 답변들도 나왔다.
카카오미니의 경우 음성을 통해 카카오톡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오인식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대상자를 오인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모두 사물인터넷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거나 준비 중인 상태다. 업체들은 저마다 연동 제품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개수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하다. 더군다나 음성인터페이스의 경우 기기 조작에 다소 어려움을 느끼는 중장년층에게 효과적인 인터페이스다.
음성만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은 이점으로 꼽히지만 중장년층 가구에 사물인터넷 기기들을 죄다 보유하고 있어야만 편리함을 느낄 수 있다. 파트너 기기 확산 및 사물인터넷 연동 기기들이 보편화될 경우에나 중장년층 등 조작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인공지능 스피커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기술의 추가적인 발전 등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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