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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3배’···66.5조로 불어난 PEF 시장

[NW리포트/사모펀드의 세계①]‘10년 만에 3배’···66.5조로 불어난 PEF 시장

등록 2018.10.08 07:01

이지숙

  기자

‘기업사냥꾼’ 이미지에서 모험자본 공급 전문 투자기구 변신중소·중견기업 M&A 적극 참여···기업가치 키워 엑시트 성공금융당국 ‘사모펀드 제도 개편’에 PEF M&A 활성화 기대

‘10년 만에 3배’···66.5조로 불어난 PEF 시장 기사의 사진

한앤컴퍼니가 SK해운 인수 전에 뛰어 든 것으로 알려졌다.규모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빅딜이다. 인수주체가 사모펀드라는 것도 주목할 만 하지만 그 주체가 국내 사모펀드라는 점이 더 관심이다.

1조원 이상의 빅딜이 흔치 않지만 국내 사모펀드가 뛰어 드는 것도 최근 들어 자주 있는 일이다. 글로벌 사모펀드에 안방을 내줬던 국내 사모펀드가 최근 몇년사이 덩치를 키우면서 굵직한 M&A를 속속 성사시키고 있는 점에서 조목할 만하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2009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꾸준히 덩치를 키워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322조9462억원으로 월말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모펀드는 2015년말 200조원에서 2016년 250조원, 2017년말 289조원으로 꾸준히 성장했으며 올해 4월 300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공모펀드 순자산은 2015년말 214조원에서 2016년말 212조원, 작년말 218조원으로 큰 증가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순자산은 224조853억원이다.

펀드 수에서도 9월말 사모펀드는 9781개로 공모펀드(4162개)의 2배 이상으로 집계됐다.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2009년 20조원에서 올해 6월말 기준 66조5000억원으로 10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PEF GP는 110개에서 232개로 늘어났으며 자산운용사 종사자 수도 4092명에서 7864명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M&A에 적극 참여하며 PEF 시장을 키워나갔다. 이 기간 국내 PEF시장 성장에서는 토종 PEF로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스틱이베스트먼트, VIG파트너스 등이 크게 성장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운용사들이 국내 기업들 인수에 적극 나서는 와중에 토종 PEF들은 크게 눈에 뜨는 행보를 보이지 못했으나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이 두각을 나타내며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코웨이와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에 성공했다. 2013년 12월 ING생명 본사로부터 한국법인 지분 100%를 1조8400억원에 인수한 뒤 기업공개(IPO), 자본재조정(리캡), 배당 등을 통해 투자금을 일부 회수했으며 올해 9월 신한금융지주에 지분 59.15%(4850만주)를 2조2989억원에 넘겼다.

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은 기존에 배당금과 IPO, 지분매각 등으로 5년간 2조원이 넘는 차익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만에 3배’···66.5조로 불어난 PEF 시장 기사의 사진

VIG파트너스도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을 인수해 글로벌 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되팔아 2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VIG파트너스는 2012년 두산그룹으로부터 한국 버거킹을 1100억원에 인수한 뒤 3년간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2016년 4월 지분 100%(2100억원)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VIG파트너스는 배당 등을 포함할 경우 투자금의 두배 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도 현재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 한온시스템 등을 보유 중이며 IMM프라이빗에쿼티는 대한전선, 에이블씨엔씨,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대성엘텍의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현재 삼양옵틱스, 엠코르셋, 바디프랜드 등을 보유 중이다.

PEF가 다양한 기업의 경영참여자로 나서며 PEF 보유 기업에 대한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국내에서 사모펀드의 이미지는 해외 투기자본 경험으로 ‘기업사냥꾼’ ‘먹튀’ 이미지가 강했으나 최근에는 부실기업에 신규자금을 공급하고 기업실적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사모펀드는 엑시트를 위해 기업실적 향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PEF가 인수한 뒤 상장한 ING생명과 삼양옵틱스는 증시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은 바 있다.

한편 사모펀드 시장은 금융당국이 규제완화에 나서며 향후 시장에 모험자본을 적극 공급하며 몸집을 더 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사모펀드 제도에 대한 규제완화로 헤지펀드와 PEF를 나누는 ‘10%룰’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현재 사모펀드 시장은 헤지펀드와 PEF로 나뉘는데 헤지펀드의 경우 지분 보유 의무는 없지만 10% 초과하는 주식에 대해 의결권 행사가 제한됐고, PEF의 경우 의결권 있는 주식을 10% 이상 취득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내 PEF는 대기업의 지분참여 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투자자 수를 ‘49명 이하’에서 ‘100명 이하’로 확대하고 10% 지분보유 규제 등을 폐지하는 ‘사모펀드 체계 개편방향’을 발표하며 사모펀드 투자 자금으로 더욱 다양한 투자전략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차입과 대출규제 완화로 사모펀드가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PEF와 헤지펀드로 나뉘었던 운용영역을 해제하면서 사모펀드가 다양한 운용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된 부분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경영권 위협 요인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하며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연구위원은 “과거 SK가 헤지펀드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하며 많은 비용을 지출했으나 소버린 사태를 겪으며 SK의 경영권 이슈들이 많이 해결됐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SK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계속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분쟁 가능성을 줄여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안정적인 경영권 확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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