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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잡으면 대박, 잘 못 잡으면 엑시트 고민

[NW리포트/사모펀드의 세계③]잘 잡으면 대박, 잘 못 잡으면 엑시트 고민

등록 2018.10.08 07:06

이지숙

  기자

PEF 주목 받던 식음료 업체, 불황에 매각 불발최저임금 인상·경쟁심화에 수익 급격히 악화에이블씨엔씨, IMM PE 인수 후 영업이익 반토막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에 인수된 뒤 기업가치를 키우는 곳도 있지만 실적 개선에 고전하며 엑시트(투자금회수)에 고민을 안겨주는 기업도 다수 존재한다.

사모펀드는 투자자를 모집해 기업에 지분투자를 한 뒤 4~5년 정도 경영개선 작업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형태로 투자금을 회수한다. 최근에는 단순 지분매각 외에도 IPO(기업공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엑시트에 나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사모펀드가 투자한 뒤 기업가치가 하락할 경우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과거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이 오비맥주로 재미를 본 것과 달리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체에 투자한 PEF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이다.

KKR은 2009년 AB인베브로부터 오비맥주를 18억 달러에 인수해 2014년 AB인베브에 58억 달러를 받고 재매각해 20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려 성공적인 딜로 꼽여왔다.

하지만 최근 식음료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잘 잡으면 대박, 잘 못 잡으면 엑시트 고민 기사의 사진

모건스탠리 PE는 지난 2011년 외식 프랜차이즈 놀부를 1200억원에 사들였다. 놀부는 2016년 영업이익이 2015년 대비 172% 증가한 44억7131만원을 기록했으나 2017년에는 -32억3059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인수 후 8년이 지난 만큼 엑시트를 고민해야 하지만 작년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만큼 손해를 보지 않고서는 매각도 힘든 상태다. 모건스탠리 PE는 지난 2015년에도 놀부의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로하틴그룹(TRG)도 2013년 BBQ로부터 BHC 지분 100%를 1200억원에 인수해 보유 중이다. 로하틴그룹은 BHC를 인수해 국내 2위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키는 등 인수 후 기업가치를 약 5배 이상 키웠으나 작년 회사 영업이익은 2016년 704억원에서 2017년 64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가맹점주들과의 갈등도 골칫거리다. 전국BHC가맹점협의회는 본사 측이 점주들에게 자세한 설명과 동의없이 광고비를 걷어가 집행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본사가 낮은 원가로 고올레산 해바라기 오일을 사들여 높은 가격에 가맹점에 납품해 폭리를 취했다며 본사를 횡령·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로하틴그룹은 펀드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BHC를 매각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BHC의 높아진 몸값과 가맹점주와의 갈등, BBQ와의 소송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우려 등으로 향후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 PE)는 올해 매드포갈릭을 운영하는 엠에프지코리아 매각에 나섰으나 원매자를 찾지 못해 매각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SC PE는 지난 2014년 썬앳푸드로부트 엠에프지코리아 지분 71.42%를 인수했다. 매드포갈릭은 전국에 총 40개 매장을 직영점 형태로 운영중이다.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6.54%, 66.65% 증가한 908억2813만원, 31억8038만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매각가를 두고 협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 업체 외에도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지난 2013년 인수한 대성엘텍은 지난해 지분 인수 후 가장 나쁜 실적을 기록했다. 대성엘텍은 2013년 영업이익이 -20억원으로 적자를 낸 뒤 2014년 70억원, 2015년 41억원, 2016년 76억원 수익을 기록했으나 작년 21억원에 그쳐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72.3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로 잘 알려진 에이블씨엔씨의 경우 작년 4월 IMM프라이빗에쿼티 품에 안긴 뒤 실적이 반토막 났다.

창업주인 서영필 전 회장은 보유 지분 29.31% 중 25.54%(431만3730주)를 1882억원에 IMM PE에 넘겼다. IMM PE는 K뷰티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계약 당일 시장가인 2만8300원 대비 54%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했다. IMM PE는 이후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해 지분을 59.54%까지 확대한 상태다.

IMM PE는 성장성을 눈여겨 봤지만 실제 실적과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탔다. 2016년 4346억원이던 매출액은 작년말 3458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43억원에서 112억원으로 반토막났다. DB증권은 올해 에이블씨엔씨의 영업이익이 -126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IMM PE는 에이블씨엔씨의 지속되는 부진에 지난 8월 이세훈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세준·이해준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이 대표는 IMM PE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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