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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희 기자
등록 :
2018-10-29 15:42

수정 :
2018-10-29 17:55

3분기 흑자전환 한다더니…이번엔 2022년? 유창근 사장의 궁색한 변명

현대상선, 정부에서 2조원 지원 받고도
경쟁력 확보 실패…경영 정상화 안갯속
사측, 2020년 글로벌 톱클래스 도약 주장
업계 “유 사장 경영능력 의문” 악평 쏟아져

(사진-현대상선)

“경영정상화를 위한 1조원의 자금도 조달했고, 지난달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로 2020년 2분기부터 글로벌 선사들을 제치고 나갈 수 있는 토대를 구축 했습니다. 이제 글로벌 톱클래스 해운사로 거듭날 것입니다.”(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지난 26일 ‘현대상선, 비전 선포식’을 통해 중장기 경영 목표를 새롭게 발표했다. 이날 제시된 중장기 경영 목표는 2022년까지 100만TEU 규모의 선복량 확보하고 100억 달러 매출 달성 등 글로벌 선도 해운사로의 도약을 다진다는 내용이 골자이다.

해운업계에선 유창근 사장의 발언과 관련 ‘일종의 쇼’라는 지적이다. 2016년 발표한 ‘중장기 경쟁력 제고 방안’과 비교하면 구체적인 목표 수치도 없이 두루뭉실하게 포장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유 사장의 경영 능력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 사장에 대한 해운업계의 평가는 임명 당시에도 부정적인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었다. 이후 정부가 소위 ‘몰빵’ 수준의 지원에 나섰지만 현대상선은 여전히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유 사장이 실적발표 때마다 입에 올렸던 올 3분기를 흑자전환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상태다. 지난 8월 유창근 사장은 올 3분기는 고유가와 저운임을 이유로 흑자 전환이 어렵다며 2020년 2분기에 가능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상장 회사의 대표가 흑자전환을 하겠다고 몇 년 전부터 말을 했으면 최소한 근처까지 가야지, 정부 지원을 그렇게 받고도 이 실적이 말이되나. 이 정도면 무능이다”라며 “그간 해운업에 지원이 없던 정부가 돈을 쏟아 붓고 있는데 실적이 엉망이다.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던 전력이 있으니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규제 시행이 현대상선에겐 기회가 될 것이란 유 사장의 주장도 업계에선 회의적이다.

IMO는 선박배출 대기오염원인 황산화물을 규제하기 위해 2020년 1월 1일부터 전 세계 해역의 항행하는 선박들의 황산화물 배출량을 현행 3.5%에서 0.5%로 감소시키는 새로운 규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해운업계는 선박 황산화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선박에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룰 장착하거나 황함유량이 적은 저유황유 및 LNG를 연료로 활용하는 등의 투자가 필요하다. 유 사장은 규모가 클 수록 투자 금액이 높아지기 때문에 현대상선에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현재 정유업계 분위기를 감안하면 유 사장의 분석이 엇나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정유업체들은 IMO 규제를 감안해 저유황유 설비 시설을 늘리고 있다. 이에 2020년에는 저유황유 값이 지금보단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해운업체들은 기존 선박에 큰 비용과 시간을 들여 스크러버를 장착하기보단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안을 선택할 것이라는데 의견이 기운다.

업계에선 현대상선이 기업으로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산업은행이 기업 구조조정 원칙을 어겨가면서까지 현대상선을 지원하는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현대상선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진해운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5000억원 자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8000억원을 하한선으로 제시했다고 결국 국내 1윌,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은 지난해 2월 파산 처리됐다.

당시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은 “채권단 회의 결과 한진그룹이 회사 정상화를 위한 노력 의지는 있으나 대주주 오너로서의 책임있는 모습이 미흡하다 판단해 그룹 차원에서 제출한 최종 제시안 및 대규모 신규 자금 지원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해운업은 산업 특성상 변동성이 커 향후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말했다.

이후 정부는 4차례에 걸쳐 2조원 가까운 자금을 현대상선에 지원했다. 지난해3월 정부기관인 한국선박해양은 현대상선 선박 10척을 8500억원에 매입해줬으며 같은 해 12월엔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산업은행이 780억원을 태웠다.

2조원을 쏟아 부었지만 현대상선의 재무구조는 나아지지 않았다. 현대상선은 올 2분기 까지 1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상반기 매출은 2조3508억원, 영업손실은 3699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1106억원 증가했다. 당기순손익을 봐도 2016년 4841억원 손실에서 지난해 1조2182억원 순손실로 적자가 확대됐으며 올 상반기에도 4184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또 다시 현대상선 지원에 나섰다. 지난 24일 현대상선은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6000억원과 전환사채(CB) 4000억원 등 1조원을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CB와 BW의 표면이자율은 3%, 사채 만기일은 2048년 10월25일이다. 당초 8000억원 수준이던 지원액은 현대상선의 경영 위기를 감안해 2000억원 추가 지원된 부분이다.

해운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한진해운에 3000억원만 지원했다면, 정부가 보증만 서줬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라며 “금융논리를 앞세워 세계 7위 기업을 가라앉히고 15위 기업을 선택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3조가 들어갔다. 그런데 나아진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이윤을 내지 못한다면 정확한 분석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데 컨트롤타워도 없이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현대상선이 경영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한진해운 파산에 대한 책임론이 정부와 산업은행으로 불거질 수 있으니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상황”이라며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다고 해서 그 독이 차겠나.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한다. 이러다 2020년 2M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마저 종료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 해운업이 없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다.

임주희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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