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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18-11-02 10:39

수정 :
2018-11-02 11:59

김동연의 마지막 진단…韓 경제 “내년부터 호전될 것"

30일 국무회의서 이례적 소신 발언
경제위기론 부인…기존 입장과 차이
김 부총리 교체 기정사실화 분위기

경제관계장관회의.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지난달 30일 이낙연 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가 끝날 때즘 이 총리가 김동연 부총리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경제상황과 관련해 할 말 있느냐”

김 부총리가 입을 열었다. “증시가 나쁜 것은 주로 대외요인 때문으로, 투자·고용 지표가 좋지 않지만 수출·환율 등 다른 지표는 나쁘지 않다”며 “내년부터 지표가 호전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한달, 2~3개월 경제지표에 정부가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며 “멀리 보고 경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부총리의 발언은 마치 고별사처럼 들렸다. 한국 경제 상황과 관련한 본인 생각을 비교적 상세하게 피력했다. 마지막 대목은 차기 경제팀에 대한 당부처럼 들리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시적 유류세 인하를 위한 시행령 개정 안건이 처리됐다. 정식안건에도 없는 주제에 관해 김 부총리가 길게 발언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김 부총리는 “야당과 언론이 경제위기가 아니냐고 묻는 데 대해 위기라고 할 수도 없고, 위기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었다”며 “비공개 자리인 국무회의에서 장관님들에게는 ‘우리 경제가 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각의 ‘경제 위기’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오히려 내년부터 경제 지표가 호전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그동안 “내년초에도 고용문제나 경기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온 기존 입장과 큰 차이를 보였다.

앞서 김 부총리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내수정체 우려가 나오는데 내년 경제 전망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대외적인 변수를 감안해 볼 때 불확실성이 조금 더 커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 부총리는 올해 한국 경제는 정부가 내건 성장률 목표인 2.9%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25일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으로부터 성장률에 관한 질문을 받고서 “성장률 문제는 사실 2.9%의 당초 전망을 지금 달성하기가 쉬운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이낙연 총리가 국무회의 안건처리가 모두 끝난 뒤 김 경제부총리에게 발언 기회를 준 것도 인상적이라는 후문이다. 일부 언론에서 김 부총리의 교체 가능성이 보도된 직후였고, 이 총리는 대통령과 이미 인사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가 청와대에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고 후문도 들린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김 부총리는 이미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의 사의설은 지난 8월부터 번지기 시작했다. 당시 장하성 정책실장과 갈등설이 퍼지면서 김 부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8월25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참모들과 식사를 하며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가 “사표를 냈다”고 직접 얘기한 것은 아니지만, 자리에 있던 직원들은 “고생했다”는 김 부총리의 말을 사의 표명을 알린 것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이에 청와대는 “김 부총리 사의 표명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김 부총리의 사의설은 그 이후에도 불거졌다. 중앙일보는 10월 11일 ”‘불협화음’ 김동연·장하성 결국 연말 동시교체 검토”라는 단독보도를 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권의 핵심 인사는 “문 대통령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고, 그에 따른 결정이 이미 이뤄졌기 때문에 인선도 어느 정도 진행됐을 것”이라며 “국회 일정을 감안하면 예산안 처리를 끝내고 12월 중순 이후에 인사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장 실장과 김 부총리가 가진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명만을 교체할 순 없고 동시 교체로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당시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즉각 부인했다. 같은 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보도에 대해 ”명백한 오보”라며 ”어제 중앙일보 쪽에서 청와대에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서 전화가 왔었는데 그에 대해서 분명히 아니다, 사실무근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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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청와대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 안에서는 김 부총리의 교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 부총리는 1일 기자들과 만나서 “지금이라도 책임지고 싶은 심정이 왜 없겠느냐”며 “지금 경제 상황은 경제 운용을 책임지는 제 책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인사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국회의 예산 심사가 시작되는 만큼 김 부총리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대국회 설명을 마무리한 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제부총리에 대한 인사 발표는 이르면 11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의 후임으로는 홍남기 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이 유력하다고 전해진다. 총리실은 일부 언론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내정’ 보도가 나온 뒤 확인 요청에 “그런 것으로 안다”며 사실상 시인했다.

당초 여권에선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동시 교체한다고 관측했지만, 후임 부총리를 먼저 발표한 뒤 정책실장을 교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장하성 실장 후임으로는 김수현 사회수석의 내부 승진이 거론되고 있다.

여권 소식통은 이날 “청와대가 인사 검증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달 중에 경제부총리 인선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같은 분위기에 조심스러운 기색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인사는 전적으로 대통령께서 결정할 내용인데 대통령의 결심이 서지 않았고, 결정을 내린 바 없다”고 일축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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