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50대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 바람을 피해 유일하게 유임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교체가 유력시된다. 삼성증권의 갑작스런 배당사고로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은 장석훈 부사장이 계속해서 회사를 이끌 지도 관심이다.
9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르면 다음 달 초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통상 매년 12월 초 전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를 일괄 실시해왔으나 지난해에는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백 속에 부문별 사장단 인사를 진행해 해를 넘겼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물산에 이어 올해 2월 삼성생명을 비롯한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완료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이재용 부회장이 복귀한 만큼 예년과 같은 시기에 정상적으로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번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의 교체 여부와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거취다.
1960년생으로 만 58세인 원 사장은 올 초 5개 금융계열사 중 4개 회사의 대표이사가 50대로 바뀌는 세대교체 바람을 피해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미 5년여간 대표이사로 재직한 데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교체 전망이 우세하다. 원 사장은 삼성그룹의 맏형 격인 삼성전자 인사팀장 출신으로 2014년 1월부터 삼성카드 대표이사로 재직해왔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삼성카드의 올해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은 1943억원으로 전년 동기 2135억원에 비해 192억원(9%) 감소했다.
한 금융계열사 관계자는 “원 사장의 경우 앞서 한 차례 자리를 지킨 만큼 이번에는 교체 수순을 밟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배당사고 이후 구성훈 사장이 사임하면서 대표이사 직무대행직을 수행해 온 장석훈 부사장의 거취도 관심이다.
장 부사장은 올해 2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후 친정인 삼성증권으로 복귀해 경영지원실장으로 재직하다 7월부터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우리사주 조합원 2018명에게 28억1000만원을 현금 배당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주식 28억1000주를 착오 입고했다. 이후 직원 16명이 착오 입고된 주식 중 501만주를 매도해 회사 주가가 12%가량 급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기존 대표이사인 구 사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고, 이후 장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자리를 메웠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장 부사장에게 대표이사를 맡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장 부사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여만에 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있다.
장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올해 만 55세다. 삼성증권 전략인사실장, 삼성화재 인사팀 담당임원 등을 역임했다.
다른 관계자는 “장 부사장은 갑작스럽게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은 이후 회사를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경우 금융계열사 사장단이나 고위 임원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해 장 부사장에게 경영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올해 CEO 데뷔 신고식을 치른 나머지 3개 금융계열사 대표이사는 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그룹의 양대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의 현성철 사장과 삼성화재의 최영무 사장은 올해 각각 만 58세, 55세다.
현 사장은 삼성SDI 전자사업부 마케팅팀 전무, 삼성카드 경영지원실 부사장, 삼성화재 전략영업본부 부사장을 역임했다. 최 사장은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에 공채로 입사한 후 인사팀 상무, 전략영업본부 전무, 자동차보험본부 부사장 등을 지낸 일명 ‘원클럽맨’이다.
현 사장의 경우 과소 지급한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요양병원 암 입원보험금 등의 지급 문제로 금융당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4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9467억원에 비해 4992억원(5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7901억원에서 6740억원으로 1161억원(14.7%) 감소했다.
금융계열사 중 막내에 해당하는 삼성자산운용의 대표이사 전영묵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가장 어린 만 54세다.
전 부사장은 삼성생명 입사 이후 PF운용팀 상무, 자산운용본부 전무 등을 거쳐 삼성증권 경영지원실 부사장을 역임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jk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