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007년부터 사회적 협의 국내는 정부주도 정책 일방통행 업계 “실증·기술개발 선행돼야”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은 2014년 44기가와트(GW)에서 2019년 117기가와트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에는 126기가와트로 2014년 대비 186%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태양광 폐 패널(모듈) 등 미래 폐기물 처리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태양광 모듈은 유리와 알루미늄, 플라스틱, 은, 구리, 납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수명은 약 20년이다.
지난 5월 발표된 '태양광 폐패널의 관리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폐 모듈은 2020년을 기점으로 발생량이 급증할 전망이다. 하지만 폐 패널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태양광업계에선 국내의 경우 아직 폐 모듈 재활용 기술 개발 및 실증사업조차 미비한 상황인데 성급하게 EPR을 적용시킬 경우 제조업 고사 위기는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유럽의 경우 2007년 PV CYCLE이라는 단체를 설립, 자체적으로 폐 모듈 회수 및 재활용을 시작했다. 이후 2012년 WEEE 규정에 의해 태양광 모듈이 재활용 의무 대상 품목에 추가됐다. 독일의 경우 2015년 ElektroG 법에 의해 유럽의 WEEE 규정이 국내법에 편입됐다. 유럽은 태양광 산업이 성숙해지고 사회적 협의가 이뤄졌지만 국내의 경우 아직 태양광 산업이 성장·성숙하지 못한 상황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차이가 상당하다. 10월 입법예고된 시행령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의 재활용 단위 비용은 kg당 1696원이며 회수 단위비용은 kg당 433원이다. 이를 와트(W)단위로 계산하면 총 부과금은 W당 161원이 된다. WEEE의 경우 kg당 10원에 불과하다.
법령 상 정의도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의 경우 제품 범위를 태양광 모듈에 한정한 반면 WEEE는 태양광 모듈과 배터리, 인버터, 케이블 등 시스템 일체에 적용했다. 전자전기제품의 정의도 '전류나 전자기장에 의해 작동하는 기계 기구(부분품 부속품을 포함)'라고 정의한 국내와 달리 '전류나 전기장의 생성과 전송 측정을 위한 장비와 작동을 위한 전류나 전자기장에 의존하는 교류 100볼트, 직류 1500볼트 이하의 전압정격으로 사용되도록 만들어진 장비'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분담금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WEEE의 경우 판매수량 및 중량, MS에 따라 결정하고 발생비용은 판매가격에 직간접으로 반영하지만 국내의 경우 공제조합에서 결정하는 방식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재활용 기술 개발과 관련 산업이 충분히 성숙해진 이후에 재활용 의무 대상에 태양광 모듈이 포함됐다”라며 “국내의 경우 관련 기술 개발은 물론 실증사업도 미비한데 현 단계에서 패널티 등이 부과된다면 제조업 고사 위기가 현실화 되는 것은 물론 산업 자체가 붕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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