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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선 회장 지배구조 재정비···경영승계 밑그림 그린다

[新지배구조-유진그룹①]유경선 회장 지배구조 재정비···경영승계 밑그림 그린다

등록 2018.11.20 07:34

임주희

  기자

유 회장 M&A로 그룹 규모 단숨에 키워 무리한 확장에 차입금↑···한땐 그룹 휘청현대저축은행 인수이후 지배구조 재정비 공정위 사익편취 방어 경영승계 주춧돌도장남 유석훈 삼촌들보다 낮은지분 걸림돌

유진그룹 지배구조, 그래픽=강기영 기자유진그룹 지배구조, 그래픽=강기영 기자

인수·합병(M&A)로 그룹 몸집을 키워온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최근 지배구조 재정비에 집중하고 있다. 재계에선 유 회장이 지배구조 재정비를 통해 경영승계와 계열분리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그룹은 1954년 유재필 유진그룹 명예회장이 세운 대흥제과가 모태다. 유 명예회장은 1979년 ㈜유진종합개발을 세우고 레미콘 사업에 진출했으며 이후 건설소재, 건설, 물류, 유통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했다.

유재필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장남인 유경선 회장이 유진기업을 중심으로 그룹 전반을, 차남인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이 유진투자증권 중심으로 금융계열사 경영을 맡고 있다.

두 형제는 각자 맡은 분야에서 활발하게 M&A을 단행하며 그룹의 규모를 키웠다. 2004년 회장에 오른 유 회장은 고려시멘트를 시작으로 2007년 로젠택배, 한국GW물류, 한국통운,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하이마트를 잇달아 인수합병에 성공하며 ‘M&A의 귀재’라는 수식을 얻기도 했다.

위기의 순간도 존재했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차입금 부담이 급증했고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며 그룹이 휘청였다. 여기에 주력 사업인 레미콘 업황마저 악화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결국 유 회장은 계열사 지분과 자산 매각에 나섰다.

로젠과 하이마트를 재매각하며 M&A의 귀재에서 실패자로 전락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도 유 회장은 사업다각화를 포기하지 않았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탈락했고 동양 경영권 장악도 쉽지 않았다.

유 회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유창수 부회장이 나섰다. 2011년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에 나섰던 유 부회장은 대외활동보단 유진투자증권의 안정적 수익구조에 힘을 쏟았다. 2013년 미국 바이오벤처업체인 ‘엑세스바이오’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킨 것을 시작으로 실적은 점차 개선됐다.

유 부회장은 금융 계열사 몸집 불리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유진자산운용과 유진선물, 유진PE(프라이빗에쿼티)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었는데 2016년 한국자산평가에 이어 지난해 현대저축은행을 인수했다. 현대저축은행 인수는 은둔자였던 유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성사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유 부회장이 금융계열사를 안정화시키는 동안 유 회장은 동양 경영권 장악에 집중했다. 우여곡절 끝에 동양 경영권을 확보 후 유 회장은 안정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상황이다.

유진그룹의 중심은 유진기업이다. 유 회장과 유창수 부회장, 유순태 유진그룹 부사장 등이 38.85% 지분을 보유 중인 유진기업은 주요 계열사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유 회장은 오너 일가가 보유한 관계사 주식을 계열사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재정비하고 있다. 유경선 회장 등 오너일가의 개인회사였던 천안기업은 최근 유진기업 자회사로 편입했다. 천안기업은 유진기업과 유진투자증권 등 유진 계열사가 임차하고 있는 여의도 유진그룹 사옥을 소유하고 있다. 사실상 오너일가의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해온 셈이다.

유 회장은 장남 유석훈 유진기업 상무가 보유하고 있던 선진엔티에스 지분 100%도 계열사인 한국통운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선진엔티에스가 지배하고 있던 한라흥업도 12월 31일 한국통운에 흡수합병된다. 회사 측은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함이란 입장이나 재계에선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에 따른 법률상 제재를 사전에 방어하기 위함이라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유 회장의 움직임에 3세 승계를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도 분석했다. 현재 유 회장의 장남인 유석훈 상무는 2015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아직 30대 중반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기엔 이른감이 있으나 삼촌들보다 낮은 지분이 경영승계에 걸림돌이다.

유 부회장과 유 부사장이 각각 유진기업 지분 6.87%, 4.39%를 보유한 반면 유 상무는 3.07%에 불과하다. 어머니 구금숙씨와 동생들 형제 지분을 합쳐도 삼촌들의 지분보다 낮다. 그룹을 안정적으로 물려받기 위해선 유 회장 지분을 상속 받아야 한다. 재계에선 상속세 확보를 위해 우진레미콘이나 유진에너지팜 지분을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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