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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온고지신 리더십]꼬리 내리고, 흔들고, 말고…아부 3종 세트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맹자’ 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아내와 첩을 데리고 사는 제나라 사람이 있었다. 그 남편이 밖으로 나가면, 언제나 꼭 술과 고기가 물리도록 실컷 먹고 돌아오곤 하였다. 그 아내가 같이 음식을 먹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모두 돈 많고 벼슬 높은 사람들뿐이라 했다. 그의 아내가 첩에게 말하였다. “주인이 밖으로 나가면, 술과 고기를 물리도록 먹고 돌아오는데, 음식을 같이 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모두 돈 많고 벼슬 높은 사람들뿐이라 하네. 그런데 여태껏 잘난 양반 코빼기도 못 보았네. 내가 주인이 어디 쏘다니는지 몰래 뒤쫓아 가 보겠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가는 곳을 밟아 보니 남편이 온 장안 어디를 쏘다녀도 누구 하나 함께 서서 말을 건네는 자 없었다.

마침내 동쪽 성문 밖 묘지의 산소에 제사지내는 사람에게 가더니 그들이 먹다 남은 것을 구걸하였다. 그것도 부족하면 다시 돌아보면서 다른 데로 가곤 하였다. 이것이 그가 물리도록 음식을 얻어먹는 방법이었다. 그의 아내가 돌아와서 첩에게 알린다. “주인이란 우러러 보면서 평생을 살 사람인데, 지금 우리의 주인은 이런 꼬락서니라네.”

아내와 첩은 함께 남편을 원망하며 안마당에서 서로 울었다. 남편은 이런 줄도 모르고 자랑스럽게 밖에서 돌아와 아내와 첩에게 거들먹댔다. 맹자는 여기에 한마디를 붙인다. ‘군자의 눈으로 볼 때, 남자가 부귀와 이익과 영달을 구하는 방법치고, 그의 아내와 첩이 부끄러이 여기지 않고, 또 서로 울지 않을 사람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제나라 남자의 이야기는 웃기기보다 슬프다. 눈물이 난다. 찔금 나기도 하다. 우리 모두 한 집안에서 가장이고,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다. 겉으로 번듯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맹자의 이야기에 나오는 저 사람처럼 겉으로만 그럴듯해 보이고(심지어는 겉으로도 그럴 듯해 보이지 못하고) 속빈 강정, 빛 좋은 개살구이기 쉽다.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비루한 일이기도 하다. 사는 모습이란 비루함을 넘어 비겁함, 심지어는 슬픔이다. 밥줄은 때론 명줄보다 무섭지 않던가. 밖에서 사는 모습을 한 겹 벗겨 본다면 저 제나라 남자의 부인처럼 울지 않을 이 얼마나 되겠는가. 사노라면 굴욕과 아부의 경계에서 위험한 줄타기 혐의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많지 않다.

맹자의 날카로운 풍자 한 마디 더. 그의 비틀린 입과 멸시의 눈빛이 느껴지지만 하나 더 인용해보자.

“한 그릇 밥과 한 그릇 국을 얻으면 살고, 얻지 못하면 죽더라도 혀를 차고 꾸짖으면서 주면 길가는 사람도 받지 않으며, 발로 밟으며 차서 주면 거지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만종의 녹(고연봉)은 예의염치를 따지지 않고 받나니. 만종의 녹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집의 아름다움과 처첩의 받듦과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 주는 것을 위해서일 것이다.”
(一簞食, 一豆羹, 得之則生, 弗得則死. 嘑爾而與之, 行道之人弗受, 蹴爾而與之, 乞人不屑也. 萬鍾則不辨禮義而受之. 萬鍾於我何加焉?) <고자 편>

아부. 주위의 인정(認定)을 받기 위해서 본인의 인정(人情)을 포기하는 모순적 행위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거나 지위가 어느 수준 이상에 오르면 하지 않게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제는 퇴직한 L사장은 “고연봉이든 어떻든 결국 월급쟁이는 새경(한해 동안 일한 대가로 머슴에게 주는 대가)받고 일하는 사람인데 그 시절 왜 그렇게 앞잡이가 돼 구조조정 등 칼부림, 피묻히는 일에 앞장섰는지 모르겠다”며 회한의 말을 하기도 했다.

‘생존, 즉 살기 위해서 아부를 한다. 하지만 생활, 사회적 명성과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오히려 더 힘든 몸부림을 칠 수 밖에 없었다’는 고백이었다. ‘강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아부이니라’라고나 할까.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모두 그 앞에서 무릎 꿇고 굴복하니 말이다. 역사적 사례를 통해 오글오글 비굴 비굴한 아부의 사례를 살펴보자. 고개를 끄덕이거나, 외로 꼬거나 당신의 선택이다.

①위인과 결부시킨다.
손발이 오글거리긴 하지만 나름 적의는 없다. 당태종대의 악사 고최외는 귀신이나 백치 분장을 잘했다. 한번은 태종이 화가나 그의 머리를 물속에 처박도록 했다. 잠시 후 그가 물속에서 고개를 들더니 웃음을 지었다. 태종이 왜 웃느냐고 묻자 고최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방금 전 물속에서 굴원을 만났사온대 그가 제게 말하길 ‘나야 초나라 회왕이 하도 무도하여 멱라수에 몸을 던졌지만 너는 성군을 만났는데 왜 여기까지 왔느냐.”라고 하더이다.”

이 말에 태종은 한참을 소리 내어 웃었다. 물속에 자신의 고개를 처박도록 한 당태종을 성군이라 말하는 마인드 컨트롤도, 그 짧은 순간에 그 아이디어를 떠올린 순발력도 놀랍다. 기막힌 아부 아닌가.

②최상급을 연발한다.
“이보다 더할 수는 없다.” 대놓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하는 몰염치에 가까운 아부다. 고대에는 실제로 과도한 아부가 상관의 호의를 얻는 열쇠였다. 그래도 파렴치하지 예를들어 페르시아의 마르도니우스(Mardonius)란 한 대신은 크레르크세스에게 시대를 초월한 찬사를 바친다.

“폐하, 폐하께서는 지금까지의 모든 페르시아인들 중에 최고일 뿐 아니라 앞으로도 최고일 것입니다.”(헤로도투스 ‘역사’)
왕이 노래 한곡 조 웅얼거리며 아폴론 신, 술 한 잔 하면 디오뉘소스 신, 레슬링을 하면 헤라클레스 신이라 부르며 최고란 말로 아부폭탄을 투하하는 것이다.

전두환 대통령에게 큰절을 올렸다가 구설수에 오른 모 정치인, 장관 취임사에서 ‘가문의 영광, 태산 같은 성은, 은 오히려 지나친 의전(?)으로 영전의 길이 막힌 경우다. 과도한 아부는 남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넘어 본인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 예전에 장관으로 임명된 모 신임장관은 “가문의 영광” “태산 같은 성은”에 “목숨 바쳐 보답 하겠다”는 ‘충성 서약 메모’인삿말로 임명 43시간 만에 장관직에서 하차했다. 과도하고 유치한 아첨은 조직 수명을 연장 시키기는 커녕 단축시킬 수도 있다.

과도함의 기준은? 물론 시대마다, 상황마다, 대상마다 다르다. 수위는 보기, 듣기 나름이다. 그것을 판별, 수위를 조절할 줄 아는 것도 아부 지능의 중요 요소다.

③언어를 수식한다
아첨꾼들의 언어 사용 특징은 그 단어의 의미가 사전 정의와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이들은 실제사실을 왜곡해, 말을 돌리고, 두르고 꾸민다. 가장하고 과장하고 포장하는 3장의 실력을 발휘한다. 말만 듣고서는 다 좋고, 그 본래의 의도나 의미를 알 수 없다. 문제는 포장을 넘어 위장하는 것이다. 좋은 것을 나쁜 것으로,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역전시키는데 있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인 플루타스코스는 저서 ‘모랄리아’에서 이렇게 아첨꾼들의 언행을 통렬하게 지적한다. “파당 싸움과 전쟁 중에 투퀴디데스는 이렇게 말했네. ‘아첨꾼들은 보통 받아들여지고 있는 단어들의 의미를 자신들이 행한 행동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의미로 바꿔 버렸다.

그래서 무모한 만용은 진정한 용기로, 신중한 기다림은 그럴듯한 비겁으로, 온건함은 겁쟁이의 구실로, 만사에 대한 명민한 이해는 어떤 일을 맡기에는 행동력이 부족한 것으로 간주하기에 이르렀다.’고.(중략).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유부단, 그의 종교적 심취, 그의 찬가, 그가 두드리는 북소리에 '경건심'과 '신들에 대한 헌신'의 이름을 갖다 붙였기 때문이지.

이것이 바로 공화정 말기 당시에 로마인들의 성격을 비뚤어지게 하고 훼손시킨 것이었네. 안토니우스의 사치, 그의 무절제한 행위, 화려한 전시를 "권력의 신과 행운의 여신의 손을 적절히 이용하는 그의 유쾌하고 친절하고 고상한 행동들"로 두둔하려 했기 때문이지?” 아첨꾼들은 상사의 어리석거나 잔인한 행위를 바로잡기는커녕 늘 칭송해 부추긴다. 그리고 일탈행위의 정당성을 마련해 도덕성을 마비시킨다.

아부는 붙을 아(阿) 언덕 부(附) 붙을 언덕, 우리식 표현대로 하자면 비빌 언덕이란 뜻이다. 아부는 비빌 언덕을 마련하기 위한 일종의 사회적 행위다. 주고 싶은 마음, 받고 싶은 마음이라고나 할까. 꼬리 내리기, 꼬리 흔들기, 꼬리 말기는 아부 신공 3종 세트다. 꼬리 흔드는 것은 반가움이고, 꼬리 내리는 것은 공포며, 꼬리 말기는 불안이다. 사람들은 꼬리를 내리고, 흔들고, 꼬리를 말며 상사에게 잘 보이고자 한다. 밥줄의 비장한 슬픔, 때로는 밥줄이 명줄을 이긴다. 아부는 밥줄의 수사학이다. 단 최소한 혼자 비굴할망정 남을 해쳐 비열하게 되지는 말자.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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