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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등록 :
2019-01-09 15:03

수정 :
2019-01-11 09:32

900억 아끼려다 8000억 날렸다(?)…반포3 재건축 ‘막전막후’

올 강남 최대어 반포3 시공권 박탈 HDC현산
조합이 900억대 특화설계비 문제 삼아 날려
회사측 "단순 실수" 주력매출의 40% 물거품
법적대응 등 대혼돈…무주공산 대형 호시탐탐

반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다음 로드뷰.

"계약 일부 내용이 입찰 기준에 미달해 법적 문제가 우려되고 조합원들의 추가 비용 부담 증가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조합원 전체 이익을 고려했을 때 HDC현대산업개발의 안을 수용하기 어렵다."(최흥기 반포1단지 3주구 조합장)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협상이 잘 진행됐는데, 조합장이 갑자기 단독으로 움직이면서 취소 논란이 나왔다. 법적 대응을 포함해 원칙으로 해결하겠다."(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조합장이 서초구청의 권고에도 공동시행방식을 받아들이지 않고 독단적으로 밀어붙여 6000억원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폭탄을 맞게 됐다. 입찰 과정마저도 어이없는 입찰 제시로 수의계약 상황을 만들었다."(이상태 반포3주구 조합 이사)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이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앞서 시공자로 선정됐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자격이 취소되면서 재건축 사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입찰제안서와 최종 수의계약서의 일부 공사내용이 달랐던 것이 화근이 됐다.

조합은 해당 내용에 대해 '독소조항'이라고 반발하고 나섰고, HDC현대산업개발은 법적 조치를 예고하며 양측이 소송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시공권 박탈로 주력 사업 매출의 40%를 날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이 문제로 조합은 최흥기 조합장에 대한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내홍을 겪고 있는 데다가 HDC측은 소송전 불사를 공언하는 등 대혼돈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건설사들은 무주공산이 된 반포3주구 시공권을 호시탐탐 노리는 것으로 알려져 수주전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9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예식장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임시총회에서 조합은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선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이날 총 조합원 1622명 중 과반이 참가해 임시총회가 개최됐고, 투표 결과 '현대산업개발 시공사 선정 취소'에 대해 참가자 857명 가운데 745명이 동의했다. 이날 자정 가까이 이어진 개표 끝에 조합은 찬성률 86.9%로 시공사의 우선협상 지위를 박탈했다.

앞서 이 단지는 시공자 선정이 세 차례 유찰된 끝에 지난해 4월 현대산업개발과 수의계약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했다. 하지만 특화설계안, 공사 범위, 공사비 등 세부 항목을 두고 조합과 현대산업개발 사이에 이견이 생기면서 본계약에 난항을 거듭했다.

조합 측은 현대산업개발이 당초 약속했던 986억원 규모의 특화설계 무상 제공 내용이 빠졌다고 주장했다.

공사비 내역에도 갈등이 있었다. 조합이 입찰에서 제시한 예정공사비 8087억원에는 아파트 건물 외에 반포천 주변 보도교, 도로, 공원 등 공공기반시설 건축 등의 비용이 포함됐는데, 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와 보도교 이외의 시설과 건축물을 제외했다는 것이다.

조합의 문제 제기가 거세지자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를 '실수'로 해명했고, 결국 7월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9월부터 실시한 본계약 협상에서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조합원들의 추가 비용이 늘어나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조합이 현대산업개발의 제시안을 거부한 것이다.

최흥기 3주구 조합장은 "계약 일부 내용이 입찰 기준에 미달해 법적 문제가 우려되고 조합원들의 추가 비용 부담 증가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며 "조합원 전체 이익을 고려했을 때 현대산업개발의 안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로써는 약 900억 원 규모의 공사비를 아끼려다 8087억 원 규모의 재건축 우선협상 시공권을 날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산은 이번 시공사 선정 취소로 인해 주력 사업 매출의 40%를 잃어버린 상황이다. 반포3주구 전용면적은 72㎡이며 1490가구 규모의 재건축 단지다.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2091가구로 다시 지어질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8087억원이다.

현산이 언론에 공개하고 있는 2018년 국내 정비 사업 매출액은 2조383억원이다. 전체 매출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포3주구 공사비는 8000억원, 시공사 취소로 주력사업 매출의 40%가 공중분해 된 것이다.

향후 조합과의 소송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총회의 결과를 당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총회효력정지가처분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합 역시 입찰 무효 위반 사항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반포3주구 조합은 지난 7일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새로운 건설사를 다시 선정해 수의계약을 진행하겠다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조합은 시공사 참여의향을 밝힌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최종 사업조건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재건축 조합에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현대건설 등 5개사가 시공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포 3주구 재건축 사업은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총 2091가구 규모로, 공사비만 총 8087억원에 달한다. 역대 정비사업 최대어인 반포주공 1‧2‧4주구와 동일한 생활권을 갖추고 있으며, 강남권에 몇 안 되는 대형 정비사업장이여서 일찍이 수주 격전지로 주목을 받아왔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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