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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9-01-21 21:35

‘제3 인터넷은행’ 흥행 빨간불…이대훈 농협은행장의 깊어지는 고민

‘지분투자’서 선회…상황 지켜보기로
일단 23일 인가 심사 설명회는 참석
인터넷은행 부정적 전망에 마음돌려
네이버·넥슨 등 불참 가능성도 영향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추석 연휴를 맞아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NH통합IT센터’를 찾았다. 사진=NH농협은행 제공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레이스를 앞두고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사업모델 자체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데다 핵심인 IT기업조차 참여를 꺼리면서 인가전 흥행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탓이다.

21일 NH농협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인터넷은행 지분투자를 검토하던 농협은행은 기존 방침에서 한 발 물러나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다만 인터넷은행 참여 의사를 아직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앞서 알려진 것과 달리 오는 23일 금감원에서 열릴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 설명회’에도 정보 공유 차원에서 일단 참여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저조한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농협은행 역시 인터넷은행 사업에 뛰어들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간 외부에서는 NH농협은행의 인터넷은행 진출을 유력하게 점쳐왔다. 은행지주 중 유일하게 총수가 지정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은산분리 완화 정책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대훈 행장도 줄곧 인터넷은행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젊은 층이 주도할 미래 금융환경에 대응하려면 이 시장을 선점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IT나 유통, 제조업 등 이종산업과의 접점을 마련해 협업방안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는 철학에서다.

그런 이대훈 행장의 마음을 돌린 것은 바로 새 인터넷은행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었다. 이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입지를 굳혀 새로운 사업자가 자리를 잡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첫 번째다. 아울러 낮은 대출 금리와 높은 예금 금리가 중심인 사업 특성상 단기에 수익을 내기 어렵고 이들의 영업방식이나 디지털뱅킹 플랫폼이 시중은행과 상당히 비슷해졌다는 점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배를 탈만한 협력사가 보이지 않는 것도 농협은행 측엔 고민거리다. 어디까지나 은행은 지분투자로 경영에 참여하는 ‘조력자’이며 사업을 주도해야 하는 쪽은 ICT기업인데 선뜻 나서겠다는 곳이 없어서다.

실제 네이버는 설명회를 이틀 앞둔 현 시점까지도 인터넷은행 사업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NHN엔터테인먼트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여기에 참여 의지가 강한 것으로 여겨지던 인터파크도 회의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파악됐다. 게임업계 ‘빅3’인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도 상황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자회사 라인이 일본과 대만, 태국 등에서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라 여력이 없고 넥슨은 ‘매각설’로 인해 신사업 참여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비록 유일하게 참여 의사를 밝힌 키움증권이 컨소시엄 구축에 착수했으나 인터넷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속에 농협은행을 끌어들일 수 있을진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이 임박했음에도 뚜렷한 후보자가 나오지 않는 것은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방증”이라며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농협은행뿐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도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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