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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사우디 원전 후보군 3월에 압축…연말 한곳 선정”

“사우디가 요구한 국산화 좋은 인상 줘…영국 원전은 주춤한 상태”
“전기요금 개편은 소비자 부담 늘지 않아야…필수사용공제는 폐지”

사진= 한전 제공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5개국이 수주전을 벌이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건설사업 후보군이 오는 3월 좁혀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사장은 지난 29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우디는 현재 계획으로는 3월까지 숏리스트(short list), 몇개국으로 압축하는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3월에 숏리스트가 결정되면 올해 말까지 한 곳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게 당초 사우디 계획”이라며 “계획이 굉장히 빡빡하게 짜여 조금 지연될 수 있는데 현재 계획으로는 그렇다”고 말했다.

한전은 작년 10월부터 이달 말까지 사우디 측에 2단계 입찰자료를 제출하고 있다. 자료는 사우디가 요구한 사우디 현지 인력 양성 대책과 현지 기업과의 협력 등 ‘현지화’에 중점을 뒀다.

김 사장은 “한국은 국산화 부분에서 사우디에 상당히 좋은 인상을 주지 않았나 스스로 판단한다”며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사우디와 협업한 경험이 많아서 국산화 부분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원전사업에 대해 “계속 관심은 갖고 있는데 일단 주춤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당초 한전은 도시바의 영국 원전사업법인 뉴젠을 인수하려고 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지난해 6월 원전사업에 규제자산기반(RAB) 모델이라는 새로운 사업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전과 도시바의 협상이 길어졌고, 도시바는 지난해 11월 뉴젠을 청산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사장은 “정확하게 얼마만큼의 수익성이나 매출을 예상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5000억원의 뉴젠을 사고 (원전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것은 너무 큰 부담이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도시바도 사실 뉴젠을 살 데가 없기 때문에 작년 11월에 파산 처리하고 청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아무도 사갈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결국 한국이 결정을 굉장히 신중하게 했다는 것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정부도 RAB를 하면 어느 정도까지 혜택을 사업자에 약속할 수 있을지 스스로 타당성 평가를 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다시 만나서 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대해서는 “상업 운전이 당초 계획보다 2년 늦어지고 있는데 막상 해보니까 기후 등 한국 상황과 다른 부분들이 있어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경영진과 외국 규제기관과 사업을 하면서 오는 차이가 있는데 이런 정도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보기에도 상당히 양호하다는 평가이며 대체로 만족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전의 기존 핵심역량인 발전, 송·배전 외에 엔지니어링과 구매 등 해외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해외사업본부는 인사나 예산 운영에 있어 자율성을 갖고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한전 내 별도 회사 모양새로 운영하려고 한다”며 “해외에서 수익을 많이 얻는 게 앞으로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억제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연료비 변동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동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기가 워낙 저렴하다 보니 석유나 가스를 사용하는 게 효율적인 데도 생산원가가 더 비싼 전기를 사용하는 등 전력 과소비가 문제라는 게 김 사장의 시각이다.

그는 “작년 원가 이하로 판 전기가 4조7000억원 정도”라면서 온실가스 배출권과 발전용 연료 개별소비세, 신재생에너지 의무 비율 등 정부 정책을 이행하는데 들어간 비용이 2017년보다 1조2000억원 증가한 6조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와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에서 검토 중인 산업용 심야 요금과 주택용 누진제 개편과 관련, “소비자 부담은 늘지 않는 범위에서 소비와 자원 배분의 왜곡을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조금 과감하게 하면 좋겠다고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월 200kWh 이하를 사용하는 주택용 가구에 월 최대 4000원의 전기요금을 할인하는 필수사용공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한전은 2016년 12월 주택용 누진제 완화 당시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사용량이 적을 것으로 보고 필수사용공제를 시행했다. 그러나 고소득 1인 가구 등의 증가로 공제가 필요 없는 계층까지 할인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를 바로잡으려면 일률적인 공제를 없애고 정말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층만 선별 지원해야 한다는 게 김 사장 주장이다.

김 사장은 “한전 사장이 월 4000원을 보조받는다”면서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하면 1단계 요금을 내는 958만 가구 요금이 오르지만 필요한 부분은 정상화하고 필요한 가구는 지원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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