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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기자
등록 :
2019-02-20 17:03

수정 :
2019-02-2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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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풋옵션의 진실]소송 준비하는 신창재의 속내, IPO 무산 시나리오?

교보생명 주주 현황. 그래픽=강기영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협상을 통해 기업공개(IPO)를 성사시키겠다면서도 풋옵션(지분매수 청구권) 계약 자체가 무효라며 갈등을 키우는 이중전략으로 ‘표리부동(表裏不同)’의 덫에 걸렸다.

실제 FI 측이 손해배상을 위한 중재를 신청하고 신 회장 측이 계약 무효 소송으로 맞대응하면 진흙탕 싸움에 따른 IPO 차질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이미 FI들과 신뢰가 깨진 신 회장이 IPO를 추진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시간 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0일 교보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신창재 회장 측은 FI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 컨소시엄을 상대로 풋옵션을 명기한 주주간 계약(SHA) 무효 소송 제기를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자의적인 풋옵션 행사 가격 산정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이는 앞서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풋옵션 행사와 관련해 신 회장을 상대로 대한상사중재원에 손해배상 중재 신청을 하기로 한 데 따른 맞대응이다.

FI 측은 교보생명이 지분 매입 당시 약속한 상장 시한을 3년이나 넘겨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사기 및 착오로 불공정하게 체결된 풋옵션 계약 자체가 무효이며, 풋옵션 행사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해 손실을 초래했다는 입장이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어피너티(9.05%),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이 총 24%(492만주)의 교보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이 보유한 지분을 1조2054억원에 매입하면서 2015년 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안진회계법인의 평가를 통해 제시한 풋옵션 행사 가격은 주당 40만9000원으로 총 2조원을 웃돈다.

신 회장 측은 지난해 11월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풋옵션 행사 이후 줄곧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실제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IPO를 추진하기로 결정했고, 최근까지 FI 측과 풋옵션 행사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FI 측의 중재 신청 방침이 알려진 이후에도 실제 중재를 신청할 가능성은 낮다며 협상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인 IPO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신 회장 측은 겉으로는 협상을 주장하면서 속으로는 소송을 준비하는 이중전략을 폈다.

실제 FI 측이 중재 신청을, 신 회장 측이 소송을 제기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더 이상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특히 중재와 소송 절차 진행에 따라 주주 구성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기존 IPO 대표 주관사 2곳 외에 주관사 3곳을 추가로 선정했으며, 이후 지정감사인 감사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신 회장 측은 이 같은 점을 알면서도 소송 제기로 양측의 갈등을 더욱 키우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애초부터 IPO를 할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소송은 IPO가 무산의 책임이 자신이나 교보생명이 아닌 FI 측에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사태의 발단이 된 풋옵션 계약 자체를 부인한다면 신 회장과 FI 측은 더 이상의 대화가 불가능하다. FI 측이 IPO 여부와 관계없이 풋옵션 행사를 강행키로 한 상황에서 풋옵션 계약이 성립되지 않으면 가격 협상도 이뤄질 수 없다.

교보생명은 IPO 결정 이후 FI와 갈등설을 무마하려는 듯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자본 확충만을 이유로 내세워왔다.

오는 2022년부터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새 자본건전성제도인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될 예정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3년간 FI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 신뢰관계를 훼손한 건 신 회장”이라며 “시장 일각에서는 협상을 한다면서도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것은 결국 IPO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교보생명 측은 그동안 IPO 추진이 지연된 것은 시장 상황과 새 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IFRS17 도입을 발표한 이후 조달해야 할 자본이 최대 10조~15조원가량으로 추산됐는데 상장만으로는 턱 없이 부족해 IPO를 미뤘고 FI 측도 이 같은 상황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FI 측과의 협상은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라며 “계획된 IPO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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