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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윤 기자
등록 :
2019-03-07 15:14

일동홀딩스-후디스, 경영권 분쟁부터 지주사 전환까지…‘23년 만의’ 계열분리

후디스와 소유 관계 정리로 지주사요건 충족해
경영권 분쟁 시달려…지주사 분할 카드로 해결
한때 녹십자 개입으로 지주사 전환 무산되기도

활성 비타민 ‘아로나민’으로 잘 알려진 일동홀딩스가 23년 만에 일동후디스와 계열 분리를 선택하며 지주사 전환 체제 완성을 위한 마지막 숙제를 마무리했다.

금투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 지주사인 일동홀딩스는 지난달 27일 보유하고 있던 일동후디스 주식 35만1000주를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에게 장외매도했다. 이에 일동후디스에 대한 일동홀딩스의 지분율은 기존 34.64%에서 4.64%로 낮아지게 됐다.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해 일동후디스 지분 30%를 이금기 회장에게 매도하면서 23년 만에 계열분리한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요건에는 비계열회사 지분 5% 초과 소유 금지 항목이 있는데 이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후디스 지분을 대량으로 판 것이다.

같은날 이금기 회장과 일동후디스는 일동제약 주식 113만3522주를 장외시장을 통해 일동홀딩스에 매각했다. 이에 일동홀딩스의 일동제약 지분율은 25.56%에서 30.74%로 늘었다. 즉 일동홀딩스는 이금기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일동제약 지분 일부를 사들이며 일동제약에 대한 지배력을 높인 것이다.

일동제약에 대한 지배력을 높임과 동시 지주사 전환 마지막 과제였던 후디스의 지분 문제까지 해결하자 일동홀딩스의 지주사 전환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볼 수 있다.

제약업계에서 유독 심하게 경영권 분쟁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진 일동홀딩스는 3세 승계를 확실히 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일동홀딩스는 현재 3세인 윤웅섭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창업자는 윤 사장의 조부이자 이미 고인이 된 윤용구 회장이다.

일동홀딩스는 1941년 윤용구 회장이 극동제약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일동제약으로 바꿨다. 그러다 1975년 주식시장에서 상장했고 이듬해인 1976년 윤 회장의 차남 윤원영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2세 경영을 시작했다. 2013년 4월에는 윤원영 회장의 장남 윤웅섭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3세 경영이 시작됐다.

그러나 3세 경영은 생각보다 순탄치가 않았다. 3세 경영이 본격화되기 전 2011년 윤원영 회장일가는 일동제약의 지분 27.89%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개인주주들의 지분율이 각각 12.6%, 9.9% 등으로 만만치 않아 회사를 대상으로 사사건건 경영권 이슈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동제약 오너 일가는 씨엠제이씨(윤원영 회장의 개인회사)라는 회사를 통해 개인주주들의 지분을 고가에 사들이면서까지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이들과 같은 슈퍼개미들은 여전히 일동제약의 지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최은 씨 외 특수관계자 9인 등이 일동홀딩스 지분 9% 가량을 보유하며 개인투자자가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기도 했다.

어찌됐든 슈퍼개미들과의 씨름 끝에 이번에는 녹십자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는데 녹십자가 또다른 개인주주들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것이다. 더욱이 당시 2014년에는 일동제약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던 참이었는데 녹십자의 개입으로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일동제약과 녹십자와의 경영권 분쟁은 2015년 녹십자가 지분 전량을 매도하면서 일단락됐고, 일동제약은 2016년 지주회사 전환을 다시 추진하게 된다. 실제 2016년 일동제약은 존속법인 일동홀딩스(투자사업)와 일동제약(의약품 사업)으로 인적분할하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이후 바이오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맡는 ‘일동바이오사이언스’와 히알루론산 및 필러사업을 맡는 ‘일동히알테크’를 신설했다. 일동후디스는 영양식품과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일동홀딩스의 지분 구조를 보면 2018년 3분기 분기보고서 기준으로 씨엠제이씨가 16.98%, 윤원영 회장이 14.8%, 이경자 씨가 6.16%, 윤웅섭 대표가 1.12% 등으로 돼 있다. 일동홀딩스의 3세 윤웅섭 대표의 지분율은 1.12%에 불과하지만 아버지로부터 물러 받은 씨엠제이씨를 통해 16.98%를 보유하고 있는거나 마찬가지다. 지난 2015년 윤원영 회장은 씨엠제이씨의 지분 100% 중 90%를 아들 윤웅섭 대표에게 넘겨줬다.

그러나 주요 계열사인 일동후디스 지분 처리 방안이 남아있었다. 일동홀딩스가 보유한 일동후디스 지분율은 당시 34.63%로 자회사 지분율 규제에 해당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동홀딩스가 자금력을 통해 후디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거나 후디스와 계열 분리해야만 했었다.

일동후디스는 1996년 일동제약이 남양산업을 인수하며 출발한 회사로 23년간 일동홀딩스의 계열사로 있었다. 일동후디스의 이금기 회장은 그룹사의 원년멤버는 아니지만 일동제약의 상징 ‘아로나민’의 탄생의 주역으로 활약한 인물이기도 한데, 이 때문에 최대주주인 이 회장의 동의가 없으면 후디스의 자회사 편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결국 일동홀딩스는 일동후디스 지분 30%를 이금기 회장에게 매도하면서 이들은 23년 만에 독자 경영 체제로 나서게 됐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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