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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보복은 아직도 ‘진행형’··· 롯데 사업 철수 속도

[NW리포트]中 사드보복은 아직도 ‘진행형’··· 롯데 사업 철수 속도

등록 2019.04.05 07:37

이지영

  기자

롯데 10조원 투자해 일군 중국 사업 빠르게 무너져롯데마트 매각 후 홈쇼핑 ·백화점·식품제조공장 철수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사드부지를 제공한 롯데가 중국으로부터 보복 공격을 받은 지 3년. 롯데가 10조원을 투자해 일궈 놓은 중국 사업은 빠르게 무너졌다. 보복 조치로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장 영업이 중단됐다. 손실은 불어나고 불매운동으로 ‘롯데’에 눈길도 주지 않아 이미 시장에서 소외된 지 오래다. 롯데 회장이 나서서 읍소도 해보고 대통령도 해빙무드를 이끌어봤지만 달라진 건 없다. 결국 롯데는 과감하게 중국시장을 포기하고 유통사업에서 하나 둘씩 손을 떼고 있다.

◇신동빈 회장, 중국 사업 이루지 못한 꿈 = 신 회장에게 있어 중국사업은 꼭 성공시켜야만 하는 무거운 숙제였다. 신 회장은 오래 전부터 중국시장을 가장 중요한 유통시장으로 보고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매달려왔다.

1994년 중국에 첫 발을 내딛은 이래 1996년 그룹 기획조정실 산하에 국제부 설치를 주도했고, 이후 꾸준히 계열사들의 추가적인 중국 진출을 이끌었다. 현재 21개의 롯데 계열사들이 중국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은 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2008년부터는 3조원을 들여 추진해온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공사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사업은 순조롭지 못했다. 현지화에 실패한 중국 사업은 2010년을 기점으로 적자가 빠르게 불어났다.

지난 2015년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 역시 신 회장의 중국사업의 실패가 단초가 됐다. 신 회장이 중국시장에서 1조원 손실 사실을 제대로 보고 하지 않으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격분했고, 신 회장에게 기울었던 마음을 돌리는데 중요 변수를 제공했다. 이에따라 신 회장의 경영능력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 사업이 한순간에 무너지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2016년 정부 요구에 따라 사드부지를 제공한 데서 시작됐다. 중국은 부지를 제공한 롯데를 집중 타깃으로 무차별적인 보복 행위를 펼쳤다. 당국은 롯데 수십개 계열사를 급습하며 보복 조치에 나섰고 불매 운동으로 롯데를 시장에서 소외시켰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100여개에 달하는 롯데마트 영업이 올스톱되고 3조짜리 프로젝트도 손발이 묶인 채 진전을 못하자 신 회장은 ‘중국 사업 철수’라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 신 회장도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 그동안 중국 당국에 여러번 읍소도 해보고 어떻게든 사업을 끌고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왔다. 그러나 도무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업철수’라는 극단의 선택을 했다.

◇마트 매각 시작으로 ‘홈쇼핑·백화점·식품제조공장’ 도 철수 = 가장 먼저 롯데마트가 실행에 옮겼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중국 진출 11년 만에 사업을 접고 철수했다. 롯데는 2007년 중국 마트 사업에 진출했으나 중국의 사드 보복이 극에 달하면서 99곳에 달하는 현지 점포 중 87곳의 영업을 중단했다. 이후 나머지 점포의 매출이 80% 이상 감소하는 상황에 처하자 결국 시장철수를 결정하고 매각했다. 사드 보복으로 롯데마트가 입은 매출 피해만 1조2000억원, 롯데마트가 11년 동안 중국서 사업을 하면서 남긴 손실은 총 2조3000억원으로 추정됐다.

TV홈쇼핑 사업도 정리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중국 TV홈쇼핑회사 럭키파이의 지분 63.2%를 인수하면서 시장에 진출한 지 9년 만이다. 현재 중국에 럭키파이법인 3곳만 남겨 놓고 모두 정리한 상태다. 롯데쇼핑은 작년에 럭키파이 법인 5개를 청산했으며 산둥럭키파이법인 지분도 모두 매각했다.

롯데쇼핑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충칭럭키파이 지분도 계약기간이 끝나는 2021년까지만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지만 사실상 이 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사업권을 2015년 중국업체에 넘겼다.

롯데백화점도 손실이 큰 점포를 정리 하고 매각하면서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중국 백화점 사업은 지난 4년 동안 약 3500억원 규모 누적적자가 쌓이는 등 대규모 손실을 입어왔다.

중국에 있던 롯데백화점 5곳 가운데 텐진점 2곳은 작년에 문을 닫았다. 나머지 3곳 중 1곳은 최근에 매각했다. 최근 롯데쇼핑은 산둥성 웨이하이시에 위치한 웨이하이점을 50억원 규모에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선양점과 청두점은 당장 정리가 곤란한 상황이다. 선양점은 ‘롯데타운 선양’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점한 만큼 처분 결정이 쉽지 않디. 청두점은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돼 당분간 영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유통계열사 뿐 아니라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도 가동률이 떨어지는 일부 공장을 매각할 계획이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중국 공장 여섯 곳 중 네 곳이 동시에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제과는 초코파이와 껌 등을 생산하는 베이징 공장(롯데차이나푸드)과 초콜릿 공장(롯데상하이식품)을, 롯데칠성음료는 허난성 뤄허에 있는 음료수 생산 공장(롯데오더리음료)과 베이징 음료 공장(롯데화방음료)을 매물로 내놨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가 중국 식품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은 아니다”면서 “정상적인 가동이 어려운 공장 위주로 사업을 축소하거나 재편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에 있고, 매각도 구조조정 안건 중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의 중국 시장 철수는 사드 보복 여파가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의 사드 보복 핵심은 동시다발적인 정부 조치로 인한 영업 중단, 온라인 여행사의 한국상품 판매 금지, 베이징 등 6개 지역을 제외한 한국 단체관광 비자 발급 중단, 한국행 전세기·크루즈선 취항 금지 등이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 풀린 게 없다. 단체비자 허용 지역을 한 개씩 늘리고 있는 정도다. 한때 800만 명을 웃돌던 중국 관광객은 2년째 400만 명대에 그치고 있다

한국 패키지관광 상품에선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등 롯데 계열사 방문을 일절 못하게 하고 있다. 롯데가 3조원을 투입해 짓고 있는 중국 선양 복합단지 개발 공사도 2년 넘게 중단된 상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장기간 사업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프로젝트를 끌고 나가기 힘들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선양이나 청두 프로젝트에 대한 매각 가능성 등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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