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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리포트]아시아나항공 인수전…쏟아지는 예상 시나리오

SK·한화·CJ 등 대기업 중심 통매각 우선 추진
자금 부족 중견기업 사모펀드와 협력 가능성도
박찬구 회장·호반건설 잠재적 인수후보로 거론
‘제3 컨소시엄’…에어부산 등 별도 매각설 ‘솔솔’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항공산업을 이끄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면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인수전에 참여할지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면서 자회사와 일괄매각하는 방식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매각은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33.47%)를 처분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인수자가 자금 마련에 부담을 느낄 경우, 분리 매각도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개발, 에어서울 등 다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통매각에 따른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할 때, 인수 자금이 1조5000억~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SK·한화·CJ 등 대기업 중심 통매각 우선 추진 = SK그룹과 한화그룹, CJ그룹,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등 현금 흐름이 원할한 대기업이 1순위 인수 후보자로 꼽힌다. 가장 유력시 되는 기업은 SK와 한화다.

SK는 자금력과 신용도를 갖춘 데다 정유와 물류, 호텔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항공업과 시너지가 가능하다. 또 SK는 지난해 4월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영입해 그룹 최고의결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총괄 부사장에 앉혔다. 최 부사장은 항공 M&A 전문가로, SK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할 것이란 데 무게가 쏠린다.

한화 역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는 실탄을 가지고 있다. 자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 부품을 생산하고 있어 항공업 연관성도 깊다. 지난해에는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면허 발급을 추진하던 에어로케이의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만약 대기업이 인수자로 확정된다면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를 통째로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하는데 대한 재무부담도 크지 않을 뿐더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모두 성장성이 높아 따로 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채권단 역시 일괄매각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만큼, 인수자 여력만 충분하다면 통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중견기업-사모펀드 등 투자 컨소시엄 구성 = 국내 관련법상 외국인이나 외국법인은 항공면허를 얻을 수 없다. 외국인이나 외국법인이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거나 그 사업을 지배하는 경우에도 면허 발급은 불가하다.

그렇다고 사모펀드의 인수전 참가가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국내 사모펀드의 경우 해외 출자자로부터 자금을 끌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출자금 비율과 지배구조 등을 고려할 때 외국자본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면 참여가 가능하다. 자금 동원에 부담을 느끼는 일부 기업이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후보는 중견기업인 애경그룹이다. 애경그룹은 국내 LCC 1위인 제주항공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하고 기재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항공업으로 큰 재미를 본 그룹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 별도의 항공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애경그룹이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대한항공-진에어을 넘어서는 국내 1위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다. 하지만 그룹 매출이 연간 7조원대 수준인 만큼, 컨소시엄 구성이 필수적이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깜짝 등장 가능성 루머 = 박찬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11.98%를 보유한 2대주주이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친동생이다.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박찬구 회장이 백기사 역할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원론적이긴 하지만 “전략적 제휴 제안이 오면 검토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탓이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전 회장과 갈등을 빚어오다 2015년부터 독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경영하지 않았고, 금호석화도 아시아나항공과 관련성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 박찬구 회장이 백기사를 자처해 가업(家業)을 지키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박찬구 회장이 인수자로 나서기에는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금호석화는 수년간 흑자를 내며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엔 돈이 턱없이 모자란다. 일각에서는 호남 기반 기업이나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박찬구 회장의 인수전 참가) 의문을 갖는 것은 박삼구 전 회장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박삼구 회장의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고 돌려 말하며 박찬구 회장 개입 가능성을 저지했다.

◇호반건설, 인수 후보 또 거론 =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다. 호반건설은 2015년 채권단이 금호산업을 매각하기 위해 공개 입찰할 당시 단독 입찰에 나서며 눈독을 들인 전례가 있다. 금호산업을 인수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까지 품는다는 구상이었지만, 채권단의 거부로 유찰됐다.

호반건설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함께 호남권 대표 기업으로 불렸다. 이 타이틀을 위해 인수전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특히 건실한 재무구조 덕분에 무리 없이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으로 보인다. 자산총액은 10조원에 육박하고, 현금성 자산도 5000억원을 상회한다.

하지만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구축해 놓은 상태에서 무모한 도전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비등하다. 호반건설은 무차입 경영을 원칙으로 삼고 자산을 불려왔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수조원의 추가 자금 투입이 예상되는 만큼, 쉽사리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에어서울 분리매각설 확산 =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가 재무적 부담 등을 이유로 자회사 인수를 포기하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다른 주인을 맞게 된다. LCC가 보유한 항공면허나 노선 운수권 등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하면 시장에서 예상하는 매각가의 절반 수준인 6000억원 수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만약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따로 매물로 풀린다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탈락한 대기업이 인수를 재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은 새로운 업체들이 입찰신청서를 낼 수 있다.

다만 LCC 독자 경영에 따른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정비 기술과 인력 등을 공유하면서 비용 절감을 해왔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에서 분리되면 자체적인 제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만큼, 추가적인 자본 투입이 필요하다.

◇‘호남+영남’ 중심 제3의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도 = 일각에서는 호남기업과 영남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에어부산의 분리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지분 44.17%를 가지고 있다. 에어부산은 부산시 지역기반을 둔 기업 중심으로 주주가 구성돼 있다. 현재 부산광역시와 넥센, 동일홀딩스, 아이에스동서, 부산은행 등 부산지역 주주 12곳이 지분 45.62%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에어부산에 대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배력은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때문에 현재까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과 부산지역 주주간 힘겨루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에어부산은 과거 2차례의 상장 추진에 실패한 뒤 지난해 12월 가까스로 상장했다. 당시 부산시와 토착 기업 등 주주들은 상장에 반대해 왔다.

에어부산이 ‘향토 항공사’라는 이미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영남권에서는 1980년 금호그룹 창업주인 박인천의 큰형 장손일가가 설립한 부산저축운행이 지역경제에 큰 피해를 끼친 사건을 거론하며 여전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경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을 인수할 호남기업과 에어부산만 따로 인수할 영남기업이 이른바 ‘적과의 동침’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역정서를 고려할 때 가능성은 존재하다. 컨소시엄이 구성되면 우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 이후 에어부산의 별도 매각을 추진하거나 경영권을 나눌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채권단 측에서 에어부산의 재매각을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영권만 분리할 수도 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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