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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장서 난방회사 수장?···황창화 사장 전문성 논란 여전

[공기업 경영해부-②지역난방공사]도서관장서 난방회사 수장?···황창화 사장 전문성 논란 여전

등록 2019.04.22 13:53

주현철

  기자

‘백석역 사고’ 지인 연락받고 확인, 보고체계 구멍사고현장서 ‘미소브리핑’ 뭇매, 보여주기식 대책 비판“캠코더 인사 전형적인 예”···납득할 요건 마련해야

사진= 연합 제공사진= 연합 제공

국회도서관장을 지낸 황창화 전 원장이 지난해 한국지역난방공사 수장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황창화 사장은 에너지 분야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로 위기상황 대처에 미흡한 모습을 보이면서 적격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황창화 사장은 지난해 10월 취임한 지 두 달이 갓 지나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 매설된 온수 난방용 열 수송관 용접부에서 뜨거운 물이 뿜어져 나오면서 1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집단에너지사업법에 따라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며 지역냉난방사업 등을 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온수 난방용 열수송관을 관리하는 만큼 이번 사고에 1차적 책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산업부 산하 공기업들이 발전사업, 해외자원외교, 채용비리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겪을 때도 지역난방공사는 논란에 크게 휘말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백석역 열수송관 누수 사고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특히 이번 사고는 지역난방공사가 출범한 이후 마주한 최대 위기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황창화 사장의 대처는 미흡했다. 황창화 사장은 사고가 난지 1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이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지역난방공사 정식 보고가 아닌 지인으로 부터 연락을 받은 것이다. 당시 한 언론과 통화에서 황창화 사장은 “사고를 인지한 건 현장을 목격한 지인 있어서 알게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큰 사고가 난데도 불구하고 지역난방공사의 수장은 이 사실 조차 제대로 보고 받지 못한 것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사고 발생 약 10시간 만에 복구를 마치고 지역난방 열 공급을 다시 시작했지만 그 사이 인근 아파트 4개단지 2861세대 및 건물 17개소에 난방 공급이 중단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황창화 사장은 사고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자 사고 현장을 찾았는데, 오히려 분위기 파악 못하고 현장에서 웃음을 짓는 일명 ‘미소 브리핑’ 태도 논란으로 여론의 집중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이와 관련해 황 사장은 “의미 없는 웃음”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냉담했다.

당시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원인 파악은 물론 사태 파악도 못한 상태에서 나온 의미 없는 웃음은 총체적 태만과 기강 해이의 결정판으로 다가온다”며 “사이코패스냐는 시민들의 원성 앞에 언변에만 능한 자가 아니라 책임과 소명을 다하는 수장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사고 대책 마련 역시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황창화 사장은 올해 1월 말까지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재발 대책 발표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황창화 사장은 백석역 사고와 관련해 “내년 1월 말까지 종합 재발 방지 대책을 내 놓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난방공사가 애초에 ‘보여주기’식 대책 마련에 급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난이 3월 말까지 400여개 지점 열 수송관의 보수·교체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월 말에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일정이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있는 열 수송관 점검 내용 등을 보고 받아 개선 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지역난방공사 측은 별도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사실 황창화 사장은 비단 태도 논란뿐만 아니라 지역난방공사 사장 취임 전부터 전문성과는 결여된 인물로 평가받아왔다. 황 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 인수위원과 국회도서관장을 지냈다. 그는 사장 임용 직전엔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서 이해찬 당시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전형적인 ‘캠코더’ 인사 출신이기도 하다.

낙하산 인사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해 5월 당시 김경원 사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하자 외압설이 제기됐고, 정권 실세의 측근이 내려올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결국 황 사장이 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낙점됐다. 황 사장에 대해 에너지 분야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국가기반시설 등에 한해서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역량이 있는 인사를 기관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사례”라며 “정부가 낙하산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전문가 집단과 논의를 거쳐 납득할 만한 기관장 자격 요건 등을 마련한 뒤 인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황창화 사장은 1959년 경북 예천 출신으로 연세대를 졸업했다. 노동계에 투신, 지난 1998년 당시 임채정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받을 들였다. 이후 이해찬 국무총리실 정무수석을 거쳐 잠시 정계를 떠나 대학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12년 8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국회도서관장을 역임했다. 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는 지난 10월 1일 발령이 났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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