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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아시아나항공 인수설…3형제 승계 빅픽처?

롯데카드 인수전 불참…아시아나 유력후보 부상
장남 태양광·방산·화학, 차남 금융계열사 이끌 듯
삼남 건설·서비스 전망…상대적으로 빈약한 승계
항공업 품을 경우 시너지 상당…공평 분배도 가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 큐셀 전문, 김동원 한화 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왼쪽부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부상한 가운데, 이번 인수가 세 아들의 경영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태양광·방산·화학 계열사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금융 계열사를 담당할 것이란 데 무게를 둔다. 삼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은 자연스럽게 건설과 호텔, 백화점 등의 사업을 가져가게 된다. 하지만 형들에 비해 맡은 사업의 매출규모나 성장성이 낮은 만큼, 항공업을 안겨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23일 재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19일 마감된 롯데카드 본입찰에 불참했다. 당초 한화생명은 하나금융과 함께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다. 김 회장의 최측근이자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여승주 대표이사를 새롭게 선임하면서 공격적인 인수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판 포기를 선언했다.

이 배경에는 지난 15일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과 계열 자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약 1조5000억~2조원대의 자금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추산한다. 롯데카드의 적정 인수가는 약 1조원대로, 2개 매물을 모두 품기에는 자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이 오랜 기간 항공산업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김 회장은 2009년 아산테크노벨리 항공 부품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2010년 미국 항공기 부품회사인 ‘킬리 에어로스페이스’를 사들였다. 2014년에는 삼성테크원(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하는 등 방위산업으로 항공업을 영위해왔다.

직접적인 항공운송업 진출 의사를 내비친 것은 2017년부터다. 한화그룹은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 면허발급을 추진하던 에어로케이에 16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면허발급에 실패하자 투자금을 회수해간 바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의 면허취소를 검토할 당시, 한화그룹이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도 맥락을 같이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현재 영위하는 항공엔진업과 항공운수업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더라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낼 수 있는 시너지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한편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3형제의 경영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라고 추측한다. 그룹 전체 매출은 70조원대인데, 김동관 전무가 지휘하는 태양광·방산·화학 계열사와 김동원 상무가 맡은 금융 계열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동선 전 팀장은 현재 독일에서 식당을 개업하며 요식업에 진출했는데, 향후 그룹 내 리조트 부문을 맡기 위한 경영수업의 일환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김동선 전 팀장이 향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한화건설과 한화갤러리아, 갤러리아면세점, 리조트 등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6조원대를 밑돈다. 만약 제조부분인 건설을 따로 떼내 서비스업만 담당한다면, 그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는다. 서비스업의 미래 성장 역량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백화점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있지만, 면세점은 경쟁사에 밀려 적자 상태다. 호텔과 리조트 사업은 외형성장 중이지만,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있다.

김동선 전 팀장이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사를 품는다면, 그가 맡은 사업군의 매출규모는 2배 이상 불어나게 된다. 또 호텔과 면세점과 연계해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만큼, 성장성도 기대된다. 형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핵심 계열사를 넘겨받았다는 시선도 잠재울 수 있다.

김 회장이 최근 김동관 전무, 김동원 상무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이미 경영승계 작업에 착수한 김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삼형제에게 사업을 고루 나눠주려 한다는 관측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부터 ㈜한화를 중심으로 계열사별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태양광과 방산 부문의 경영효율화를 위해 합병, 분할 등으로 사업구조를 단순화했다. 금융 계열사의 수직계열화 작업도 추진했다. 한화생명을 사실상 금융 계열사를 지배하는 중간지주사로 전환시켰는데, 김동원 상무의 안정적인 경영승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운수업은 서비스업에 가깝기 때문에 향후 김동선 전 팀장이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김 회장은 평소에도 남다른 자식 사랑으로 유명한데, 가능하면 세 아들에게 공평하게 회사를 물려주려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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