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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기자
등록 :
2019-05-21 16:53

수정 :
2019-05-21 17:43

들끓는 일산 민심…“3기신도시 철회할 때까지 집회연다”

空約된 일산 교통·자족책 뒤로한 3기 신도시 ‘날벼락’
3기신도시에 땅 있는 고위관료 전수조사도 추진해야

경기 고양 일산과 파주 운정지구 주민 500여명이 12일 오후 파주 운정행복센터 앞에서 정부의 추가 3기 신도시 추진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경기 일산에서 경의중앙선 타거나 차량으로 서울 출근해 보신적 있으세요? 못해도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이상 걸립니다. 3호선 연착이라도 되는 날에는 교통마비에 가까워요. 기업들도 다 서울에 있는데, 서울 집값은 오를대로 올라서 서울 진출은 꿈도 못꾸는 상황인거 아시죠? 교통 문제는 하나도 해결을 안하고 일산 앞에 3기신도시를 짓는다하면 도데체 일산 주민들은 어떻게 합니까? 3기신도시가 철회되지 않으면 집회를 계속 이어나갈 생각입니다.”(일산신도시연합회 회원)

1,2기 신도시 민심이 부글거리고 있다. 기존 신도시들이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교통 문제는 물론이고, 기존 분양 예정 물량도 소화를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 도심과 더 가까운 3기 신도시(고양 창릉‧부천 대장)가 덜컥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들 부지는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 특히 창릉지구는 서울 은평구와 직선거리로 불과 1km 거리이며, 대장지구는 서울 강서구와 인접해 있다.

이 때문에 1기 신도시로 지정됐지만 분당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빛을 못봤던 일산 주민들의 공분이 거세다. 일산 주민들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일산에 약속한 공약 대부분이 공약(空約)이 되버린 상황에서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개발도면 유출 사고가 터진 고양시 원흥과 개발지역과 3분의 2이상이 겹치는 창릉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에 대한 의심도 제기했다.

일산신도시연합회 운영진인 ‘일산만쉐이’(닉네임)은 통화 인터뷰에서 “박선호 국토부 제1차관과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3기신도시 주변에 많은 땅을 가지고 있고, 박 차관 같은 경우 보상액이 많게는 10억원에 달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정책에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고위인사들에 대한 전수 조사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를 발표한 직후(8일) 만들어진 ‘일산신도시연합회’(이하 일산연)에는 이같은 이유를 들어 3기 신도시 지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현재(21일 기준) 해당 카페에는 5300여명의 인원이 가입한 상태다.

분노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이어졌다. 지난 12일 오후 열린 1차 집회에는 600~1000여명의 시민이, 2차 집회(18일)에는 10배수가 넘는 인원이 운집했다.

일산연 측은 “2차 집회에 1만 명이 넘게 참석한 것으로 집계된다”며 “집회 시작 30분 뒤인 오후 7시30분 기준, 앉아있는 사람들만 5600명에 달했고 양 옆과 앞뒤로 서 있는 시민들이 집회장을 가득 메웠을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우선 일산연 회원들은 김 장관이 내세운 공약 가운데 어떤 것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현 상황을 규탄하고 있다.

당초 김 장관은 일산신도시에 교통대책과 더불어 테마파크, 테크노벨리 등을 들여 자족기능을 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켜진 공약은 대규모 행복주택을 짓는다는 발표 외에는 없었다.

국토교통부,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방안에 따른 ‘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 발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일산연 운영진인 일산만쉐이는 “행복주택 같은 경우도 한국종합예술대학을 들여오면서 함께 짓겠다고 했는데, 김 장관은 안그래도 집 많은 일산에 행복주택만 잔뜩 지어놨다”며 “앞으로 서울보다 더 가까운 창릉에 신축 신도시가 지어지면 일산은 데드타운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의 3기 신도시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이어 김 장관이 SNS에서 언급했던 오는 23일 입장 발표에서도 ‘3기 신도시 철회’가 나오지 않는 어떤 대책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산연 측은 “1순위는 3기 신도시 철회다. 1기 신도시가 발표된 지 30년이 다 되도록 일산의 교통·자족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말을 다시 믿을 수는 없다”며 “철회와 함께 창릉지구 3기 신도시 지정 배경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산 주민 뿐 아니라 2기 신도시인 인천 검단과 김포 한강 주민들도 이같은 의견에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산연에 따르면 “인천 검단 연합회를 이끄는 대표는 올해 들어 미분양 물량이 대량 발생하면서 집회를 하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 못하는 지경”이라며 “2기 신도시 주민들도 교통 대책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가운데 3기 신도시로 부천 대장지구가 선정된 것을 답답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23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기 신도시 지정 이후 기존 신도시 주민 반발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앞서 김 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현안을 맡고 있는 장관직에 있다보니 말씀드리기 무척 조심스럽다”면서도 “국토부 기자간담회 때 몇가지 말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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