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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9-06-26 18:00

[임기만료 은행장③ 이대훈]‘디지털 혁신’에 실적도 ‘쑥’…농협 첫 ‘3연임’?

12월말 임기 만료…임추위 판단 촉각
1조 순익, 디지털 가속페달 성과에도
관례상 ‘2년 이상’ 재임한 행장 없어
지주·중앙회 요직 이동 가능성 ‘솔솔’

사진=NH농협은행 제공

올 하반기 은행권에 대규모 CEO 인사가 예고된 가운데 비슷한 시기 임기를 마치는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재신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이은 실적 행진과 디지털 전환 작업을 비롯한 그간의 성과를 보면 연임도 가능하다는 게 전반적인 평이나 지금껏 농협은행에서 ‘3연임’에 성공한 행장이 없어 향방은 안갯속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대훈 농협은행장의 임기가 12월31일로 종료됨에 따라 농협금융은 조만간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내부 규범에서 CEO 임기 만료 40일 전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하도록 규정해 예년처럼 10월께 첫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대훈 행장은 지난 2017년말 인사에서 농협은행장으로 깜짝 발탁된 이후 지난해 실적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년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연임이라고 해도 총 재임기간(2년)은 타 행장에 비해 현저히 짧았기 때문에 임추위에서도 그의 거취를 신중히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통’의 면모…농협은행, 성장 가속페달=이대훈 행장의 연임을 점치는 첫 번째 이유는 농협은행의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

농협은행은 이대훈 행장 취임 후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87.5% 늘어난 1조12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1조원대 이익을 거뒀고 올 1분기에도 3662억원의 순익으로 그룹의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10%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만 하다.

지금의 추세라면 농협은행은 올해도 실적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물론 2년 연속 1조원대 이익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엔 지역농협과 은행, 상호금융을 오가며 농협 내 모든 금융업무를 경험한 이대훈 행장 특유의 경영능력이 주효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대훈 행장은 약 40년 경력의 정통 ‘농협맨’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81년 포천농협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198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이래 다양한 업무를 맡아봤다. 2004년 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프로젝트금융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서울영업본부장 등 기획·현장부서를 두루 거쳤고 2016년엔 상호금융 대표도 역임했다. 특히 상무급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표직을 맡으며 주목을 받았는데 경기와 서울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실적을 전국 꼴찌에서 상위권으로 올려놓은 게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젊어진’ 농협은행, 디지털化 잰걸음=이대훈 행장의 또 다른 성과는 4차 산업혁명 기조에 발맞춰 은행의 주요 디지털 전략을 하나씩 본궤도에 올려놓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농협은행은 지난해 5월 빅데이터 플랫폼 ‘NH 빅스퀘어’ 구축을 마친 뒤 업무에 적용해나가고 있다. 이는 기존에 활용이 어려웠던 비정형·대용량 데이터를 저장·분석하는 동시에 머신러닝과 시각화 분석까지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인터넷·스마트뱅킹뿐 아니라 오픈API, 스마트고지서 등 비대면 채널 정보와도 연계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농협은행이 공들여 준비한 ‘NH디지털혁신캠퍼스’도 문을 열었다. 해당 시설은 일류 디지털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비전 아래 조성한 일종의 ‘4차 산업혁명 전초기지’다. 이 곳에서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활용해 여러 혁신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한편 농업·식품·금융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까지 육성하고 있다.

이대훈 행장도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별도로 집무실을 꾸렸다. 핀테크 기업과 협업해 디지털금융을 이끌겠다는 목표에서다. 이 행장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 1회 출근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입주한 핀테크 기업과도 소통하며 협력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평소 직원과도 격의 없이 소통하기로 유명한 그는 ‘혁신캠퍼스’에선 은행장 대신 ‘디지털 익스플로러(Digital Explorer)’로 불린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농협은행을 향한 외부의 시선도 차츰 바뀌어가는 추세다. 과거에는 보수적이고 관료적이라는 인식이 짙었다면 최근엔 ‘혁신적’이란 수식어도 함께 따라붙고 있다.

◇전무후무 ‘3연임 행장’ 될까?=그래도 농협은행 역사상 3년간 자리를 지킨 행장이 없었다는 것은 변수다.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이후 은행을 이끌었던 신충식·김주하·이경섭 전 행장 역시 각 2년의 임기를 채운 뒤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2018년부터 총 2년을 보낸 이대훈 행장도 올해를 끝으로 은행장직을 내려놓을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조심스런 견해다.

또한 농협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CEO 연임 횟수에 따로 제한을 두고 있진 않으나 임직원 사이에선 후배에게도 길을 열어주려면 적절한 시기에 물러나야 한다는 인식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나치게 짧은 행장 임기가 은행의 중장기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준다는 지적도 많아 농협금융 임추위의 최종 판단이 관건이다.

일각에선 이대훈 행장이 양호한 성과를 거둔데다 시중은행장 중에선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만큼 지주나 중앙회의 요직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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