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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놓고 벌어지는 설설설…결국엔 ‘분리매각’ 가닥?

산은-금호산업 갈등설에 매각연기 소문 무성
저조한 시장 반응 탓…분리매각 추진에 무게
통매각시 유찰될 듯…인수 조건 완화 가능성
에어서울·에어부산 등 별도 매각 IDT 등 매력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이 본격적인 절차를 밟기도 전부터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예상보다 저조한 시장 반응에 채권단이 매각 연기를 고민 중이거나 채권단과 금호산업이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문 등이 불거지고 있다.

갖가지 설(說) 중에서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분리매각이다. ‘빅딜’ 성사를 위해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 등 계열 저비용항공사(LCC)만 따로 팔거나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를 각각 분리해 매각하는 방식 등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저조한 시장 반응에 추측 난무…분리매각 가능성↑ =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최근 기업 실사를 마무리했다. 또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도 한영회계법인을 통한 매도자 실사를 종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발표하면서 ‘연내 매각’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선 늦어도 7월 중에는 인수의향서를 받고, 적격 예비인수자(숏리스트)를 선정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산은이 매각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사겠다는 의사를 밝힌 기업이 전무하고, 이 상태로는 매각이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란 업계의 관측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채권단과 매각주체인 금호산업이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인수 후보자를 찾는 산은과 최대한 비싼 값에 팔려는 금호산업간 의견 마찰이 생기고 있다는 의견이다. 금호산업 측은 “갈등설은 사실무근이고, 매각 성사를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논란을 일축시켰다.

당초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대어로 부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항공사가 매물로 나온 전례가 없을 뿐 더러 대한항공과 쌍벽을 이루는 대형항공사라는 점에서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들이 인수전에 잇따라 참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현재까지 직접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은 없다. 그나마 애경그룹이 내부적으로 인수를 검토 중이다. 애경그룹은 국내 1등 LCC인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분리매각 추진에 힘이 실리고 있다. 통매각시 아시아나항공 구주를 인수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해야 하는데, 자금 부담이 상당하다. 반면 분리매각은 인수 후보자의 부담이 완화될 뿐 아니라 자회사 매각대금이 아시아나항공으로 유입되면서 부채비율이 줄어들게 된다.

산은은 아직까지 아시아나항공 매각 전제조건으로 7개 자회사와의 ‘통매각’을 고수하고 있다. 자회사 자체의 설립 목적이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 효과인 만큼,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일괄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분리매각 여지는 열어둔 상태다. 산은은 “원매자가 요구할 경우, 협의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통매각 추진 시 유찰 가능성…아시아나항공 별도 매각 등 시나리오 다양 =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우선은 통매각을 전제로 입찰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산은은 계획대로 이달 말께 입찰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잡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1차 매각은 실패할 것이란 추측이 우세하다. 마땅한 인수 후보자가 없거나 매각가가 맞지 않아 유찰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경우 산은은 분리매각을 비교적 쉽게 추진할 수 있다. 연내 매각이라는 당위성을 앞세워 인수 조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산은이 직접 나서기 보단,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자의 자체적인 분리매각을 허용해 주는 방안도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이 분리매각 수순을 밟으면 인수전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거론되는 시나리오도 다양하다.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만 따로 팔거나, 아시아나항공만 떼어내는 방안이 있다. 일각에서는 항공운수업이 아닌, 항공운송지원서비스업의 아시아나IDT나 아시아나에어포트 등을 분리매각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에어부산은 부산 등 영남권 대표 항공사로, 국내 LCC 시장에서 3~4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인천발 노선을 확보, 영토 확장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4.2%, 부산지역 주주는 45.62%다. 기존 부산 주주와 영남권 기업이 합작해 에어부산만 따로 사오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 100% 자회사로, 항공시장 진출을 노리는 업체나 신생 LCC 업체들이 탐내고 있다. 인천공항을 모기지로 하고, 주로 일본 운수권을 가지고 있다. 2015년 설립 당시에는 아시아나항공의 비인기 노선을 이관받아 비행기를 띄었지만, 작은 비행기를 꽉 채워 운항하며 여객 수요를 늘렸다. 창립 4년차인 올해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만 별도로 매각하는 그림도 그릴 수 있다. 지주사 체제의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손자회사인 자회사 지분도 100% 보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 IDT와 아시아나세이버, 에어부산의 타주주 지분을 각각 24%, 20%, 45% 가량씩 사들여야 한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자회사는 모두 배제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아시아나IDT가 단독 매물로 나올 경우 대기업 뿐 아니라 이미 항공사를 운영하는 중견기업까지 인수 의향서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시아나IDT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 관련 전산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지상 조업 서비스를 담당하는 아시아나에어포트도 눈길을 끈다. 국내 LCC 대다수는 지상조업 업무를 전문 외주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인력 부족과 비용 부담, 낮은 효율성 때문이지만, 독자적인 조업 인프라는 안정적인 운항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인수후보자가 항공업에 처음 진출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한다면, 관련 자회사들을 떼어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분리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 계열 LCC들은 아시아나항공이 리스한 항공기를 재리스 받는 형태로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이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LCC 인수자가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 조종사나 정비인력 등을 아시아나항공과 공유하던 만큼, 추가적인 인력 확보도 불가피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은이 통매각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분리매각으로 기울고 있다”면서 “분리매각이 추진된다면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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