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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등록 :
2019-07-05 14:17

수정 :
2019-07-06 09:38

HDC 주식 사들이는 정몽규 회장 세아들…승계 시동거나

5월 첫 매입이후 매달 지주사 주식 매집
회사측 “회장 가족들 개인적 지분 보유”
지배구조 최상단 회사에 아들들 첫 입성
후계구도부터 지배력까지 다중포석 분석

정몽규 HDC그룹 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정준선·원선·운선 세 아들이 5월부터 매달 그룹 지주회사인 HDC주식을 사들여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이들은 지난 2017년 아버지인 정 회장으로부터 금융계열사인 HDC자산운용 주식 등 일부 물려받은 사실은 있지만 입사 등 그룹에 발을 붙인 적은 없다. HDC측은 “회장님 가족들 개인적으로 매입이 이뤄진 것이다. (주식 매집) 배경에 대해서 (회사로서도)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그의 아들들이 계열사 주식 보유에서 그룹 최고상단에 있는 지주회사 주식 매집으로 갈아탄 만큼 3세 경영이나 승계 등 후계구도 밑그림 그리기를 비롯해 그룹 지배력 강화 등 다중포석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의 세 아들인 정준선, 정원선, 정운선씨는 지난 3일 그룹 지주회사인 HDC 주식을 각각 1만주, 3만3000주, 4만1000주씩 모두 8만 4000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정준선씨는 1억5100만원, 정원선씨는 5억780만원, 정운선씨는 6억2197만 원 등 세 아들은 약 13억원을 들여 HDC 주식을 매입했다.

정 회장 세 아들의 지주사 주식매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5월에도 HDC 주식을 각각 6만 주, 3만 주, 1만 주씩 장내에서 첫 매수했고 6월에는 장남인 정준선씨 단독으로 HDC 주식 2만 주를 샀다.

이로써 정준선, 정원선, 정운선씨는 HDC 주식을 각각 9만 주, 6만3000 주, 5만1000 주 보유하게 됐다. 세 사람의 지분율은 각각 0.15%, 0.11%, 0.09%에 이른다. 회사측은 회장 가족들의 지주회사 주식 매입에 대해 개인적인 매입으로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3세 승계 밑그림 작업을 비롯해 정관변경 등 특별결의 관련 지배력 강화 포석 등과도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그간 정 회장의 세 아들은 그룹 지주회사 구도 밖에 있는 HDC자산운용 주식(준선 씨 13.01%, 원선씨 13.01%, 운선 씨 13.01%씩)과 계열사 아이시어스 등 극히 일부만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번엔 그룹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 지주회사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다. 그룹 변두리에서 돌다가 단번에 그룹 최고 상단 회사 특수관계인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HDC주식을 매집해 최대주주에 올라서거나, 정 회장 보유 HDC주식을 증여나 상속 받는다면 HDC그룹은 3세들이 주인이 된다.

정 회장의 장남 정준선씨가 그룹 경영을 이어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준선씨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네이버 인공지능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등 삼성에서도 탐낼 만큼 브래인으로 알려져 있다. 3형제 가운데 지주회사 지분도 가장 많다.

정 회장 일가의 그룹 지배력 강화 포석도 읽힌다. 정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HDC주식 33.36%(1992만7457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러나 정 회장과 함께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더라도 지분율이 36.58%에 불과하다.

더욱이 자회사인 HDC아이콘트롤스가 HDC지분(1.78%)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지주회사 자격 요건에 위배되는 것으로 1년 이내에 처분해야한다. 이렇게 되면 정 회장 일가의 HDC지주회사 장악력은 더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 정관변경이나 이사 감사 해임 등 특별 결의를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HDC 주식을 모두 합하더라도 총주식수의 3분 1을 갓 넘긴 상황인 탓에 그룹 지배력 강화는 정 회장의 최대 숙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실제 정 회장은 지난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 동안 HDC 주식 18만7438주를 장내 매수했다. 세 아들과 함께 본인도 지주회사 주식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3개월간 HDC주가가 거의 반토막이 날정도로 빠졌다. 아들들이 20대 어린 나이이긴 하나, 저가 매수 기회에 승계와 지배력 강화 포석으로 지주회사 주식을 정 회장과 함께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장으로서 U-20 준우승을 이끄는 등 정 회장의 경영행보에도 더 자신감이 붙는 듯 하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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