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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기자
등록 :
2019-07-1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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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민

[카드뉴스]이들이 ‘부부’ 아닌 ‘갑을’ 관계인 이유

베트남 출신 아내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한 남편 A씨가 8일 구속됐습니다. 이번 베트남 아내에 대한 폭력 사건으로 다시금 결혼이주민들의 인권에 대한 문제점이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6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결혼이주민의 안정적 체류보장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준 우리나라의 결혼이주민 수는 28만 8,603명, 그중 대다수는 여성(83%)입니다.

이들 결혼이주여성 중 920명에게 물어본 결과 42.1%가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많은 유형은 욕설. 이외에 신체적 폭력은 물론, 성적 학대나 건강상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감금이나 외출 방해 등 활동의 자유를 구속하거나 고국과 단절을 강요하고, 경제적으로 가해지는 가정폭력도 있었습니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 ‘누구한테 요청할지 몰라서’, ‘아무 효과도 없을 것 같아서’ 등 여러 이유로 가정폭력을 당해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주목해야 할 것은 ‘체류자격이 불안정해질 것이 두려워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과 응답하지 않은 사람이 매우 많다는 부분입니다. 결혼이주민은 혼인관계를 유지해야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국적 취득 시에는 배우자의 신원보증을 요구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 취득의 그 순간을 위해 폭력을 참고 덮어두고, 드러내지 않으려는 피해자들이 ‘무응답’ 비율만큼 많으리라 추측되는 이유지요.

괴로움을 벗어나 이혼을 하는 것도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이혼 후 일정기간 체류하면 국적을 취득할 수는 있지만, 이혼 시 배우자의 귀책사유를 반드시 입증해야 하기 때문. 자칫 한국을 떠나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결국 한국인 배우자에게 보이지 않는 권력이 주어지고, 이게 또다시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이 현실. 결혼을 했는데 가족이 아닌 갑과 을의 관계가 돼서는 안 되겠지요?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석희 기자 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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